[엑스포츠뉴스=인천, 조용운 기자]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김도훈(45) 감독과 제주 유나이티드의 조성환(45) 감독이 나란히 이색 세리머니를 준비하고 있다. 김도훈 감독은 맥아더 장군 복장을 입고 조성환 감독은 머리를 오렌지색으로 물들일 결정을 내렸다.
팬들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함이다. 인천의 김도훈 감독은 시즌 전 인터뷰를 통해 첫 승을 달성하면 맥아더 장군 복장을 하고 팬들에게 인사를 하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 연고지 인천의 상징성을 통해 지역팬들에게 한발 다가가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런데 공약을 실천할 기회가 좀처럼 오지 않았다. 인천은 개막 후 두 달이 지나도록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다. 김도훈 감독도 맥아더 장군 세리머니를 기억 저편으로 흘려보냈다.
하지만 김도훈 감독은 지난 3일 대전 시티즌전을 통해 9경기 만에 비로소 첫 승을 달성했고 맥아더 장군을 떠올렸다. 대전전이 끝나고 "다음 홈경기 때 팬들에게 세리머니를 하겠다"고 말을 한 바 있다.
일주일이 지난 9일 김도훈 감독은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났고 자연스레 세리머니 얘기가 나왔다. 얼굴에 웃음을 머금은 그는 "오늘은 경기 전 행사 때문에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다. 일단 군복은 주문한 상태다"며 "공약은 역사적인 날인 6월6일에 지키겠다. 그날 전남 드래곤즈와 경기도 있어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훈 감독만 공약을 실천하는 것이 아니다. 이날 상대인 제주의 조성환 감독도 오렌지색 염색을 두고 여러모로 고민이 많다.
제주는 박경훈 전 감독 시절부터 홈경기 2만명이 넘으면 오렌지색으로 염색하는 것을 팬서비스로 강조해왔다. 아쉽게도 이후에 2만명을 넘기지 못해 실천이 되지 않았지만 지난 어린이날에 열린 울산 현대와 경기에서 2만13명이 입장하면서 조성환 감독을 웃고 울리고 있다.
머리색깔을 바꾼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조성환 감독은 고민 끝에 마음을 굳혔다. 제주 관계자는 "감독님이 염색을 하는 쪽으로 결정을 내렸다. 다음 홈경기가 전남전이라 그때 이벤트를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공교롭게 두 감독 모두 전남전에 약속한 세리머니를 펼치게 됐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 ⓒ 프로축구연맹 제공]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