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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홀린 '존윅' 김예지, 고3 시절 매력 있네!…날카로운 눈빛 '그대로'

기사입력 2024.08.01 17:50 / 기사수정 2024.08.01 18:04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전 세계를 홀린 김예지(32·임실군청)의 눈빛은 19세 때도 그대로였다.

2024 파리 하계올림픽 사격 여자 공기권총 10m 국가대표 김예지가 전 세계의 팬들을 홀린 가운데 대한사격연맹이 공개한 김예지의 과거 사진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김예지는 지난 28일 프랑스 샤토루 국립사격장에서 열린 2024 파리 하계올림픽 사격 여자 10m 공기권총 결승전에서 241.3점을 기록하며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금메달은 243.2점으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운 신예 오예진(19·IBK 기업은행)에게 돌아갔다.

10m 공기권총 결승전은 8명의 사수들이 열 발씩 쏴 순위를 매기고, 이후 사수마다 두 발씩 쏴 한 명이 탈락하는 서바이벌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날 오예진이 101.7점으로 1위, 김예지이 101.5점으로 2위에 오른 상황에서 서바이벌로 넘어갔다.

서바이벌은 이변의 연속이었다. 전날 예선에서 1위를 차지했던 헝가리의 베로니카 마조르가 8명의 사수들 중 가장 먼저 탈락했고, 2020 도쿄 올림픽 메달리스트이자 10m 공기권총 혼성에서 금메달을 딴 중국의 장량신도 6위로 떨어졌다. 끝까지 생존해 메달 색을 가리게 된 사수들은 오예진과 김예지, 그리고 마누 바케르(인도)까지 세 명이었다.



최종 세 명이 남은 상황에서 김예지가 영화 같은 장면을 연출했다. 금메달 결정전까지 한 발을 남기고 바케르에 0.1점 뒤져 있었던 김예지가 바케르가 10.3점을 쏘자 10.5점으로 응수해 불과 0.1점 차이로 순위를 뒤집은 것이다.

결승전은 13살 터울의 두 한국 여자 총잡이의 대결이었다. 오예진은 김예지보다 0.8점 앞선 상황에서 마지막 두 발을 10.0점과 10.6점을 쐈다. 김예지는 9.7점과 9.8점을 꽂았다. 두 사람의 맞대결은 금메달은 동생이, 은메달은 언니가 가져가면서 훈훈하게 끝났다.

김예지는 이날 결승전으로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전 세계 누리꾼들이 김예지가 사격하는 모습을 보고 김예지에게 푹 빠진 것이다. SNS에서 김예지의 모습이 돌아다니며 유명세를 탔고, 김예지는 순식간에 2024 파리 올림픽을 대표하는 스타로 떠올랐다.



미국 매체 'CNN'에 따르면 지난 5월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린 대회에 참가한 김예지의 사격 영상이 불과 며칠 만에 70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또한 김예지가 이번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사격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은 무려 조회수 3400만회 이상을 돌파했다.

'CNN'은 김예지가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게 된 이유로 그녀가 착용하고 있는 사격용 안경과 특유의 시니컬한 표정 및 리액션을 꼽았다.

매체는 "영상 속 김예지는 모자를 뒤집어 쓰고 있으며, 사격용 안경을 쓰고 과녁을 응시 중이다. 사격용 안경은 선수들이 과녁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특수 안경이지만, 마치 공상과학 영화에 나올 것 같은 안경처럼 생겼다"며 김예지가 착용하는 사격용 안경에 주목했다.

이어 "김예지는 총을 쏘고 아무런 리액션을 하지 않다가 새로운 세계 기록을 세웠다는 걸 확인했다. 그녀는 안경 렌즈를 올리고 카메라를 응시한 다음, 표정없이 화면을 쳐다봤다"면서 김예지가 세계 기록을 세우고도 시니컬한 태도를 유지하는 모습에서 카리스마를 느꼈다고 설명했다.



매체에 의하면 팬들은 이 외에도 김예지가 입고 있는 재킷부터 신발은 물론, 김예지가 허리춤에 달고 있는 여섯살 딸의 코끼리 인형 키링까지 칭찬하고 있다. 김예지의 인기에는 그녀의 착장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SNS상에서 빠르게 퍼진 김예지의 사진과 영상은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사회관계망서비스 X(구 트위터)를 소유하고 있는 세계적인 재벌 일론 머스크에게도 닿았다. 머스크는 김예지에 대해 "따로 연기를 할 필요가 없다. (김예지를) 액션 영화에 캐스팅하자"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김예지의 영상과 사진이 전 세계 팬들로부터 엄청난 호응을 이끌어내자, 대한사격연맹은 14년 전 김예지가 충북체고에 재학 중이던 당시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며 들어오는 물에 노를 저었다.

대한사격연맹은 1일 2010년 당시 충북체고 3학년으로 재학하고 있던 김예지가 권총을 들고 정면의 과녁을 또렷하게 응시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김예지는 더벅머리를 하고 왼쪽 가슴에 태극기가 박힌 흰 셔츠를 입은 앳된 여고생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14년 전에는 젖살이 아직 빠지지 않아 지금처럼 날카로운 인상은 아니었지만, 19세 김예지도 눈빛만큼은 지금과 같았다. 14년 전 충북체고에서 권총을 쐈던 여고생은 이제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됐다.

김예지는 날카롭고 냉소적이며 침착한 모습으로 인기를 얻었지만, 실제 김예지는 따듯하고 친절한 사람으로 알려졌다.

김예지는 은메달을 따낸 직후 인터뷰에서 "딸이 유치원 가서 엄마가 올림픽 나간 거 자랑할 거다. 그리고 올림픽에서 메달 딴 것도 자랑할 수 있게 됐다"며 여섯 살배기 딸을 먼저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예지는 또 딸에게 한마디를 부탁하자 "엄마도 여기서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너도 거기서 할 것 잘하면서 항상 건강했으면 좋겠어. 항상 사랑해"라며 딸에게 따듯한 메시지를 전했다.

오예진과의 마지막 승부에서 패배해 은메달을 따는 데 그쳤음에도 김예지는 아쉬워하지 않고 오히려 오예진의 금메달을 축하하는 마음씨 고운 선배였다.

김예지는 "같은 한국 선수와 경기해서 누가 1등이라도 상관없다는 마음은 들었다. 제가 1등이면 더 좋았겠지만, 예진이가 금메달 따서 기쁘다"며 "예진이처럼 어린 선수가 앞으로 사격계를 잘 끌어 나갔으면 한다. 그래서 사격이 더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았으면 좋겠다. 그런 일을 예진이가 해줄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사진=대한사격연맹,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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