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서영원 기자] 바야흐로 축구의 시즌이다. 무더운 여름이 예상되지만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예선을 시작으로 축구는 빅매치의 연속이 시작된다. K리그와 올스타전, 2012 런던올림픽 대표팀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더위를 느끼기 못하게 할 것이다.
K리그는 많은 스타를 탄생시키며 한국축구의 밑거름이 됐다. 이청용, 기성용, 구자철 등 해외파 선수를 배출 하고 AFC 챔피언스리그 선전을 통해 한국축구 위상을 높였다. 1983년 슈퍼리그라는 이름으로 출범한 K리그는 내년 창설 30주년을 맞이한다.
30년전 보단 시설, 팀, 수준 모두 향상 됐다. 하지만 K리그 자체가 가지는 상품 가치성에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는다. 팬들은 뜸한 중계로 축구를 즐기는데 어려움이 있었고, 관심이 없으면 접하기 쉽지 않았다.
30살을 코앞에 둔 지금 옆 나라 일본 J리그는 20주년을 맞이해 성대한 시즌을 치르고 있다. J리그는 K리그보다 역사가 짧다. 하지만 마케팅, 행정에서 선진 운영을 보인 J리그의 모습을 K리그는 ‘벤치마케팅’ 했다. K리그가 J리그가 나은 것은 최근 클럽대항전 성적이었다.
필요한건 배우고, 얻을 건 가져야한다. 20주년 맞이한 J리그의 현재 운영은 어떤지, 왜 선진리그라는 평가를 받는지 알아봤다.
- 컨텐츠는 J리그가 만든다
J리그 사무국은 최근 업무분담으로 리그 운영을 세분화시켰다. 이들은 중계, 마케팅, 상품, 정책으로 구분했다. J리그 사무국은 정책을 제외한 분야를 별도 법인으로 분담했다. J리그 사무국이 직,간접적으로 운영하는 법인과 역할은 아래와 같다.
J리그 엔터프라이즈 (J리그, 구단공식상품 제작, 유통)
J리그 미디어프로모션 (중계권 협상, 제작, 송출)
J리그 유스축구연맹 (유소년 리그 운영, 교육)
J리그 포토 프로모션 (사진 제작, 유통)
J’s Goal (리뷰, 프리뷰, 예능, 다큐 제작, 유통)
유스축구연맹을 뺀 나머지는 컨텐츠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J리그 사무국은 정책, 행정적 사항만 직접 개입하고 있다. 엔터프라이즈는 각 구단 상품을 모아 종합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또 J리그를 표현하는 상품을 제작해 유통하고 있다. 이들이 만든 상품은 응원용품 수준을 뛰어 넘고 있다. 생필품, 의류 업체와 협력 후 J리그 로고를 삽입한 상품을 일반 매장에 유통하고 있다. 수익금은 유스축구연맹과 동일본대지진 복구사업에 기부하고 있다.
미디어프로모션은 단순 중계권 판매가 아닌 전략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경기의 중요도, 전년도 관중 수를 파악해 공중파, 케이블, 라디오 중계를 배정한다. 배정 방식은 J리그 사무국이 매년 발행하는 ‘매체, 관중흐름도’를 토대로 한다. 지역방송국이 발전한 일본 특성상 구단별 인기도, 방송국 역량을 파악해 중계가격도 제각각이다. 기본적으로 인기 많은 구단은 비싸게, 반대의 경우 싸게 판매한다. 추가로 리그 일정, 팀별 상황도 적용한다. 돌풍의 팀, 이슈가 되는 팀들은 플러스, 마이너스 개런티를 적용한다. 시즌 예상과 다르게 잘하는 팀은 중계료를 추가하고, 부진 팀은 절감하는 방식으로 매체의 수익 위험 부담을 줄였다.
미디어프로모션의 정책은 매체, 컨텐츠 사업자들에 호평을 받았다. 그 결과 J리그는 100%중계, 하부리그는 70% 가량 영상 중계 됐다. J’s Goal은 미디어프로모션과 협력 관계다. 이들은 J리그를 배경으로 예능, 다큐멘터리, 특집프로를 제작한다. 추가로 DVD, 비디오, 영상집을 유통하고 있다. J’s Goal은 20주년 기념 애니메이션 명탐정코난 합동 마케팅으로 J리그 구단 홍보 투어도 마련했다. 포토프로모션은 각 구장별 경기화보, 이모저모 등을 모아 사진집을 출간하거나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J리그 20주년 사진전으로 각 구장을 돌고 있다.
이 외 J리그 사무국이 지역 마케팅 행사를 의무화해 경기장은 이벤트 투어, 구단 행사로 매 라운드별 색다른 테마로 꾸며지고 있다. J리그 사무국이 주도해 컨텐츠를 만드는건 축구장에 ‘오는 팬, 오지 못하는 팬’을 나눠 서비스하는 것이다. J리그 사무국의 최종목표는 경기장 안팎으로 즐길 수 있는 ‘놀이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 스폰서? 철저한 파트너 관계
J리그 사무국이 추구하는 스폰서란 단순 자금을 지원받고, 로고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니다. J리그는 스폰서가 아닌 파트너란 단어를 사용한다. J리그를 비즈니스의 장으로 만들어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장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서로 이득이 될 부분을 의논 것이 J리그의 원칙이다. 이들의 파트너 사례는 다음과 같다.
가루비 (식품업체= 구장 내 스낵판매권 독점 및 테마상품 출시)
캐논 (전자업체= 취재장비 지원 및 포토프로모션 운영권)
코나미 (게임업체= 비디오게임 제작, 구장 외 체험존 운영권)
아이뎀(리쿠르팅업체= 스카우터 발굴 교육, 은퇴 선수 취업 교육)
아사히신문(언론= 정책, 마케팅 알림 우선 보도)
J리그 사무국은 돈만 오가는 스폰서 보다 파트너를 택했다. J리그의 영역에서 파트너들의 이익을 극대화 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파트너는 J리그를 상품화해 수익사업으로 이어나갔다. 결과는 서로가 ‘윈-윈’ 했다. 파트너의 종류도 다양하다. J리그 사무국은 식품, 전자, 오락, 언론, 리쿠르팅을 넘나드는 다양한 파트너를 맞이했다. 이는 각 분야에 J리그를 알리는데 지대한 역할을 해냈다.
추가로 J리그는 스포츠용품 업체들의 구단 지원 참여도 독려하고 있다. J리그 사무국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별 용품 지원 업체 소개를 하고있다. J리그 사무국은 유스축구연맹 주최 대회, 지역 홍보 행사에 필요한 용품을 구단 지원 업체에게 입찰하고 있다. 즉 평소 J리그에 관심이 없으면 축구용품사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다. 현재 J리그팀을 지원하는 용품업체는 18개로 세계적 기업뿐만 아니라 중소의류업체도 있다.
J리그를 홍보만이 아닌 비즈니스 가치를 상승하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기업에겐 돈 벌 기회를, J리그 이름이 알려지는 전략은 20주년을 거치며 뿌리내리고 있다. 최근, J리그만 다루는 이벤트 업체, 구장 인력관리 업체가 생겨난 가운데 어디까지 파이가 커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 유소년부터 은퇴까지 선수 교육
J리그의 선진리그 목표는 경제적인 측면만 있는 것이 아니다. J리그의 주축이 될 선수를 키워내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J리그 사무국은 유소년, 청소년, 신인(1-3년차), 데뷔 8년차 이상 선수를 대상으로 단계별 교육프로그램을 시행중이다. J리그의 교육프로그램은 아래와 같다.
유소년 (선수가 되기 위한 동기부여 교육)
청소년 (J리그 관한 구조, 목적의식, 체계 교육)
신인 1-3년차 (세무, 프로선수행동, 컨디션 관리)
데뷔 8년차 이상 (기업인턴쉽, 사회적응훈련, 사회봉사)
GM(General Manager)과정 (J리그 종사 희망자)
지도자과정 (지도자 종사 희망자)
J리그 사무국이 추진하는 교육은 4단계다. 유소년 선수에겐 J리그 선수의 명예, 가치 교육을 통해 J리거가 되는 꿈을 심고 있다. 청소년에겐 J리그에 관한 전반적 시스템과 프로의식을 알려준다. 신인선수는 탈세, 체납을 방지하기 위해 세무교육을 철저히 한다. 추가로 프로선수로서 행동, 컨디션 관리 등 전체적인 교육이 이뤄진다. 이는 입단 해부터 3년차까지 필수로 받아야할 항목이다. 이수하지 않을시 선수등록에 제재가 있다.
데뷔 8년차 이상 선수는 일반 기업 인턴쉽과 사회적응훈련을 돕는다. 이는 앞에서 언급한 파트너기업 아이뎀에서 담당한다. J리그가 구상하는 교육의 틀은 ‘J리거를 꿈꾼 소년이 프로가 되고 은퇴를 할 때 사회로 돌려보내 모범이 되겠다는 취지다. 2006년 첫 도입된 ’커리어 서포트‘는 무명 은퇴 선수들의 희망이 됐다.
향후 축구계 종사를 희망할 땐 GM과 지도자 교육을 이수 할 수 있다. GM은 구단 프런트, 행정에 관한 교육을 통해 J리그의 역군으로 변화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지도자과정은 일본축구협회 기초 코치과정 취득을 돕는 것으로 교육 완료 땐 J리그 유스팀 코치를 보장한다.
일각에서 선수를 ‘생산’한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공인으로서 갖춰야할 덕목을 가르친다는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J리거라면 사회적 위치가 있다는 것을 알리는 J리그 사무국은 어린이부터 노장이 될 때 까지 선수들의 미래를 돕고 있다.
서영원 기자 schneider190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