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바이에른 뮌헨에서 두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김민재는 이제 팀에 완벽하게 적응한 모양이다.
김민재가 훈련 도중 센터백 파트너인 다요 우파메카노에게 굴욕을 당하는 영상이 바이에른 뮌헨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박제됐는데, 영상 속 김민재의 재미있는 리액션 하나로 훈련장 분위기가 좋다는 걸 쉽게 느낄 수 있었다.
바이에른 뮌헨은 9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SNS 인스타그램에 김민재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상을 올렸다. 영상의 내용은 김민재가 센터백 파트너인 우파메카노가 갖고 있는 공을 빼앗기 위해 달려들다가 다리 사이로 공이 빠지는 '넛메그(Nutmeg)'를 당하는 내용이었다.
공을 갖고 있던 우파메카노는 김민재의 다리를 주시하다 다리 사이가 벌어지는 타이밍을 정확하게 포착하고 그 사이로 공을 굴려 통과시켰다. 김민재는 넛메그를 당하자 팔을 번쩍 들고 소리를 지르며 잔디 위에 쓰러져 좌절했다. 김민재를 골탕먹이고 신이 난 우파메카노는 잇몸을 만개한 채 웃으며 구단 건물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지나가면서 이를 지켜보던 다른 선수들도 웃음을 터트렸다.
김민재는 이내 코치의 부축을 받아 일어났지만, 우파메카노에게 당한 굴욕으로 인해 받은 충격이 가시지 않은 모양이었다. 자리에서 일어난 김민재는 이마를 짚고 머리를 한 차례 쓸어올리더니 해당 영상을 찍고 있던 관계자에게 손짓하며 "지워줘 제발(Delete please)"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재미있는 장면을 포착한 바이에른 뮌헨이 이를 쉽게 삭제할 리 없었다. 구단은 "미안해 민재(Sorry Minjae)"라며 영상을 그대로 공식 SNS에 올렸다.
현재 바이에른 뮌헨 선수단의 분위기가 얼마나 좋은지 확인할 수 있는 영상이었다. 뱅상 콤파니 신임 감독 체제에서 현재 독일 분데스리가 선두를 달리는 중인 바이에른 뮌헨은 최근 공식경기 4연승을 내달리며 신바람을 내고 있다. 13득점 0실점으로 기록도 좋다.
힘이 넘치는 공격진의 위력도 대단하지만, 우파메카노와 김민재의 좋은 파트너십에서 나오는 단단한 수비도 무시할 수 없다. 이번 시즌 우파메카노와 김민재를 주전 센터백으로 기용하기로 결정한 콤파니 감독의 선택은 확신하게 효과를 보고 있다. 경기력도 준수하고 성적까지 잘 나오니 팀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게 이상할 정도다.
구단에서 공개한 영상을 접한 팬들도 "우파메카노가 정말 기뻐 보인다", "지난해보다 팀 내 케미스트리가 훨씬 더 좋은 것 같다", "우파메카노와 김민재 모두 열정적이다. 두 사람은 이제 서로를 수비하고 있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민재가 지난 시즌보다 팀에 더 잘 적응하고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독일 현지 보도에 따르면 독일어가 익숙하지 않았던 김민재는 지난 시즌 토마스 투헬 전 감독은 물론 바이에른 뮌헨 동료들과 소통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의 김민재는 확실히 팀에 녹아들었고, 이는 구단이 공개한 단편적인 영상에서도 느낄 수 있는 수준이다.
이는 김민재의 경기력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이번 시즌 바이에른 뮌헨의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 중인 김민재는 직전 경기였던 포르투갈의 명문 SL벤피카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 선발 출전해 패스 성공률 100%(113개 시도 및 성공), 태클 성공 5회(7회 시도), 지상 경합 성공 7회(8회 시도), 클리어링 3회, 리커버리 4회 등을 기록하며 철통 수비를 펼쳐 호평을 받았다.
사진=바이에른 뮌헨 SNS,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