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여자 프로배구 현대건설의 베테랑 아웃사이드 히터 고예림이 팀 우승을 위해 수술까지 미루는 투혼을 발휘한다.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은 뒤 찾아온 첫 봄배구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는 입장이다.
현대건설은 23일 수원체육관에서 한국도로공사와 도드람 2022-2023 V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3전 2승제) 1차전을 치른다. 안방에서 기선을 제압한 뒤 오는 25일 김천 원정까지 승리를 거두고 단숨에 흥국생명이 기다리는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는 게 목표다.
현대건설은 개막 직후 15연승을 내달릴 때만 하더라도 순조롭게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야스민이 부상으로 중도 하차한 뒤 주포 부재로 어려움을 겪었고 '배구 여제' 김연경을 앞세운 흥국생명과 치열한 선두 다툼 끝에 2위로 정규리그를 마쳤다.
여러 가지로 아쉬움이 남지만 지나간 일은 잊어야 한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 역시 "시즌 초반에 우리가 생각보다 너무 잘했기 때문에 내심 (정규리그 1위를) 기대했었는데 예상치 못한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생겼다"며 "그래도 포스트시즌까지 왔기 때문에 최대한 원팀으로 뭉쳐서 힘을 모아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현대건설 선수들 역시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 고예림의 경우 양쪽 무릎 수술도 포스트시즌 이후로 미룬 채 플레이오프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블로퀸' 양효진을 비롯해 황민경, 황연주 등 베테랑이 적은 건 아니지만 이다현, 정지윤, 김다인 등 주축 선수들 대부분이 포스트시즌은 처음이다. 경험 면에서는 도로공사에 열세라는 평가도 나온다.
강 감독은 이 때문에 고예림의 탄탄한 수비력이 단기전 승부에서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 고예림의 투혼이 팀 전체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도 기대하는 부분이다.
강 감독은 "고예림이 팀에 보탬이 되고자 마지막까지 함께 뛰고 싶어서 수술을 미뤘다"며 "공격은 쉽지 않지만 수비와 리시브 쪽에서 정지윤이 약하기 때문에 고예림이 이 부분에서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고예림은 수술 후 재활을 거쳐야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들었다. 수술을 피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다"라며 "우리 팀에 지금 가장 필요한 게 투혼인데 선수들이 좋은 팀워크를 보여준다면 정말 좋은 포스트시즌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고예림과 절친한 황민경 역시 "고예림이 정말 고맙다. 수술을 미루는 게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함께 고생한 동료들과 끝까지 같이 뛰면서 마무리하려고 하는 걸 선수들 모두가 고맙게 느끼고 있다"며 고예림의 투혼을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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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