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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범, 2006시즌 양준혁을 꿈꾼다

기사입력 2007.01.02 08:07 / 기사수정 2007.01.02 08:07

고동현 기자

 [엑스포츠뉴스 = 고동현 기자] '바람의 아들'은 부활할 것인가.

2006년 한국야구를 한마디로 말한다면 용두사미로 표현할 수 있다. 3월 열렸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4강에 들며 놀라운 실력을 발휘했지만, 10월과 11월 열린 코나미컵, 아시안게임 등에서는 힘 한 번 쓰지 못한 채 다른 나라에 잇달아 패하는 굴곡을 보였다. 

지난 2006년 이종범(KIA)은 심한 기복을 보인 그런 한국 야구를 그대로 대변한다. 이종범은 올 초 WBC에서는 여러 승부처에서 결승타를 때려내는 등 맹활약해,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활약이 기대가 됐지만, 정작 리그에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남겼기 때문이다. 
 
WBC에서의 환희, 그리고 그 후...

WBC에서 한국이 4강에 들 수 있었던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었겠지만 여기에는 이종범의 활약도 결코 빼놓을 수 없다. 특히 3월 16일 열린 일본과의 경기 중 0-0으로 맞선 8회 1사 2, 3루 상황에서 때려낸 2타점 2루타는 아직까지도 잊지 못할 명장면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WBC에서 너무 힘을 많이 썼기 때문일까. 이종범의 2006년도 환희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2006시즌 이종범의 추락에는 날개가 없는 것만 같았다. 2군으로 떨어진 이유는 '부상'이 아닌 '부진' 때문이었으며, 이종범이 서 있어야 할 중견수 자리에는 중고 신인 김원섭과 야구에 눈을 뜬 이용규가 번갈아 들어와 맹활약하고 있었다.

2006시즌 이종범의 최종성적은 93경기에 출장해 타율. 242, 1홈런, 21타점.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였던 도루는 단 10개만을 성공하는데 그쳤으며 실패는 7개나 됐다. 1970년생 개띠로 자신의 해를 화려하게 열었던 이종범의 2006년 마지막은 초라하기만 했다. 팀은 2005시즌 최하위에서 벗어나 2006시즌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종범에게는 잊고 싶은 한 시즌이었다.

양준혁, 2005시즌 부진 딛고 2006시즌 맹활약…. 이종범도 부활에 성공할까

프로야구 팬들은 2006시즌 이종범의 부진을 보며 데자뷰 현상을 겪는 것 같았을 것이다. 이종범이 KIA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라면 양준혁은 삼성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다. 그런데 이 두 명의 대스타가 한 시즌을 차이로 두고 전혀 그들답지 않은 성적을 올렸다. 양준혁은 2005시즌 전혀 양준혁답지 않은 성적으로 '양준혁도 이제 한물갔다.'라는 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양준혁은 재작년 2005시즌 타율. 261, 13홈런, 50타점을 기록했다. 전체 126경기 중 124경기에 출장했지만 이는 '대타 양준혁'으로 출장한 경기까지 모두 포함한 것이다. '배트를 거꾸로 잡고도 3할을 친다'던 양준혁이 2할대 중반의 타율을 기록한 것이다. 더군다나 팀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양준혁은 더욱 궁지에 몰렸다.

하지만, 2006시즌 양준혁은 '한물갔던' 그가 아니었다. 양준혁은 화려하게 부활에 성공하며 삼성의 중심타선으로 돌아왔다. 투고타저가 뚜렷한 상황 속에서도 3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했으며, 타점은 2005시즌에 비해 30개가 넘었다. 홈런 수만이 2005시즌과 같은 13개를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양준혁은 2005시즌을 마치고 "'야~, 이거 올해로 야구 끝이구나' 하는 심정이었다."라고 한 인터뷰에서 털어놨다. 그러나 양준혁은 이 아픔을 딛고 일어섰고 예전의 양준혁으로 돌아왔다. 이쯤에서 KIA팬들의 바람이 한 가지 생길 것이다. 그것은 바로 이종범의 2006시즌 양준혁이 되는 것이다.

이종범이 2006시즌 부진을 딛고 예전의 이종범으로 돌아올 것인지, 이대로 주저앉을 것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지난 시즌에 비해 경쟁자도 늘어났다. 외야수가 가능한 래리 서튼을 KIA가 영입했기 때문이다. 서튼이 이재주와의 지명타자 경쟁에서 밀린다면 서튼은 '외야수 후보'가 된다. 여기에 이용규를 비롯해 김원섭, 심재학, 조경환 등도 이종범의 2006시즌 활약에 비추어 본다면 결코 쉬운 경쟁상대가 아니다.

이제 2007년이 밝았다. 이종범에게는 잊고 싶었던 2006년이 저만치 가고, 새로운 희망을 다시 쏘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있는 2007년이 온 것이다. 이종범이 '2006시즌 양준혁'으로 거듭날지,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다.'라는 것을 보여줄 것인지. 그 결과는 2007시즌이 종료된 후 이종범의 성적이 알려줄 것이다.




[사진=이종범, KIA 타이거즈 홈페이지]



고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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