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 아웃사이드 히터 정한용이 올 시즌 리그 1호 트리플크라운(백어택·블로킹·서브 득점 각각 3개 이상)을 달성했다.
정한용은 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KB손해보험과의 홈경기에서 팀 내 최다인 26득점을 올리면서 팀의 세트스코어 3-2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또 정한용은 백어택 5개·블로킹 3개·서브득점 4개로 지난해 11월 11일 개인 통산 첫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뒤 정확히 360일 만에 2번째 트리플크라운을 만들었다. 이날도 상대팀은 KB손해보험(2라운드 의정부, 백어택 4개·블로킹 3개·서브 득점 6개)이었다.
정한용은 1세트 4득점, 2세트 5득점으로 무난한 출발을 알린 뒤 3세트에만 8득점을 올리면서 펄펄 날았다. 4세트 6득점을 뽑으면서 승부를 5세트까지 끌고 갔고, 5세트에는 팀이 4-3으로 앞선 상황에서 2연속 서브 에이스로 홈 팬들을 열광케 했다.
결과적으로 1세트 패배로 분위기가 가라앉았던 대한항공은 정한용의 활약에 탄력을 받았고, 4세트와 5세트 승리로 2연승을 달렸다. 이날 승점 2점을 추가한 대한항공은 한국전력을 3위로 끌어내리고 2위로 도약했다.
직전 경기였던 지난달 31일 삼성화재전에서 백어택 4개·블로킹 2개·서브 득점 5개로 아쉽게 트리플크라운을 놓친 정한용은 "오늘(5일)이라도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 미소를 지었다.
2년 연속으로 같은 팀을 상대로 트리플크라운을 만든 것에 대해서는 "KB손해보험을 만나면 자신감이 있긴 하지만, 운이 많이 따르는 것 같다. 블로킹을 만들고 서브 에이스를 올리다 보니까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것 같다"고 돌아봤다.
대한항공은 이날 외국인 선수 없이 경기를 치렀다.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는 부상으로 당분간 경기에 나설 수 없고, 모라디 아레프(등록명 아레프)는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선수단과 동행하지 않고 휴식을 취했다. 그 어느 때보다 정한용의 어깨가 무거운 하루였다.
그래도 정한용은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았던 정지석은 시즌 초반 리베로로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고, 이날 경기에서 개막 후 처음으로 자신의 주포지션인 아웃사이드 히터를 소화했다. 정한용에 이어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득점(19득점)을 올리면서 존재감을 알렸다.
정한용은 "(정)지석이 형이 리베로로 나설 때는 나 또는 아포짓 스파이커가 득점을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석이 형이 들어오면서 리시브 면에서는 비슷했던 것 같고, 공격에서는 좀 더 마음이 편했던 것 같다. 나 말고도 (공을) 때릴 선수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정지석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정지석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정지석은 "(정)한용이가 이끌어준 것 같다. 지난해에는 (임)동혁이를 믿었다면, 올해에는 한용이를 믿는다. 5세트에 한용이가 연속으로 서브 득점을 올려서 팀이 이겼다고 생각한다. 한용이가 서브 득점을 하길 기도했다"며 미소 지었다.
정한용은 트리플크라운 상금으로 받게 된 100만원을 동료들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정한용은 "지난해에는 (상금으로) 기프트 카드를 샀는데, 돈이 부족하더라(웃음). 이번에는 커피를 한 번 사겠다"고 말했다. 옆에서 정한용의 이야기를 듣던 정지석은 "소고기를 샀으면 좋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정한용은 시즌 초반부터 활약을 이어가면서 팀에 활력을 불어넣는 중이다. 기록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몇 번 더 (트리플크라운을) 노려보겠다"며 앞으로의 활약을 다짐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