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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금' 안세영, 국제대회 불참 왜?…4주 진단서 배드민턴협회 전달

기사입력 2024.08.13 19:11 / 기사수정 2024.08.13 19:11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2024 파리 하계올림픽에서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거머쥐며 '배드민턴 여제'로 거듭난 안세영(22·삼성생명)이 이번 달 예정되어 있던 국제대회에 불참한다.

1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안세영은 전날 소속팀 삼성생명을 통해 대한배드민턴협회에 국제대회 불참 의사를 전달했다. 

당초 안세영은 20일부터 25일까지 일본에서 열리는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750 일본오픈과 이어 27일부터 내달 1일까지 진행되는 슈퍼 500 코리아오픈에 디펜댕 챔피언 자격으로 참가할 예정이었으나 불참을 결정했다. 

안세영이 대회에 불참하는 이유는 무릎과 발목 부상이다. 안세영은 지난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 도중 오른쪽 무릎 부상을 당했고, 2024 파리 올림픽을 앞둔 사전 훈련캠프에서 발목 힘줄 부상을 입었다. 안세영은 대한배드민턴협회에 4주 진단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부상은 단지 표면적인 이유라는 분석도 있다. 안세영이 두 개의 대회에 연속으로 불참하는 이유는 최근 꺼낸 작심 발언과 연관되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안세영은 무릎과 발목 부상을 안고도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세영은 파리 올림픽이 한창이던 지난 5일 폭탄 발언으로 체육계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당시 안세영은 "내 부상은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서 대표팀에 많이 실망했다.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 동행하기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다. 나중에 자세하게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 같다"며 "처음 오진이 나왔던 순간부터 부상을 참고 경기를 뛰었다. 지난해 말 재검을 해보니 무릎이 많이 안 좋았다. 파리 올림픽까지 시간이 많이 없어서 참고 뛰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힘들었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 나는 배드민턴의 발전과 내 기록을 위해 계속해서 뛰고 싶지만, 협회에서 어떻게 해 주실지는 잘 모르겠다"면서 "앞으로 배드민턴만 할 수 있다면 어떠한 상황도 다 견딜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안세영은 계속해서 "대표팀을 떠난다고 올림픽에 못 나가는 건 아닌 것 같다. 단식만 뛴다고 해서 선수 자격을 박탈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협회가 모든 걸 막고 있다는 생각도 한다. 자유라는 이름으로 많은 방임을 하고 있다. 배드민턴이 많이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금메달이 하나밖에 나오지 않은 걸 돌아봐야 하는 시점이지 않나 싶다"며 배드민턴협회을 저격했다.



안세영의 폭탄 인터뷰는 파리 올림픽에 집중하고 있던 대표팀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튿날 프랑스 파리 대한체육회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배드민턴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은 안세영 없이 진행됐는데, 이에 대해 대한체육회는 안세영 본인 의사에 따른 불참이라고 공지했다.

안세영 없이 기자회견에 참석한 혼합복식 은메달리스트 김원호(삼성생명)와 정나은(화순군청)은 축하 대신 안세영의 발언과 관련한 전반적인 질문을 받았다.

김원호는 "(안세영과) 종목 파트가 달라서 (안세영과 협회간의 갈등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아무래도 많은 기사들이 나간 상태이기 때문에 현재 배드민턴 대표팀 분위기가 좋다고 말씀드리기는 힘들다"며 "안세영과는 만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오늘 기자회견 참석을 고민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라며 "관련 기사를 봤기 때문이다. 축하를 받아야 하는 자리인데 여러가지로 우려스러웠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안세영은 7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취재진을 만나 입을 열었다. 안세영은 "싸우려는 의도가 아니라 운동에만 전념하고 싶은 마음을 호소하기 위해 이해해 달라는 마음으로 말씀드린 거다. 더 자세한 내용은 협회 및 소속팀과 상의한 뒤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안세영의 폭탄 발언 이후 대한배드민턴협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대표팀 운영 방식을 조사하고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안세영이 주장한 부상 관리 소홀 및 국제대회 참가 지시 등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안세영보다 먼저 귀국길에 올랐던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 역시 "그런 적 없다. 심적으로 가슴이 아프다. 사실 협회에서 무슨 잘못을 많이 한 것처럼 보이는데, 보도자료를 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나와 선수, 그리고 협회와 선수는 갈등이 없었다"며 "오진에 대해서만 파악해 보도자료로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대한배드민턴협회는 보도자료로 안세영의 주장에 정면 반박했다.

협회는 "안세영 선수는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올림픽 참가자격을 획득하고 1번시드를 획득 및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며, 협회에서는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과정에서 선수의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거나 대회 참가여부 의사를 무시한 채 무리하게 참가시킨 대회는 없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어 "세계배드민턴연맹에서는 선수의 부상에 적절한 진단서를 세계연맹으로 제출한 후 면제 승인을 받을 경우 벌금 및 제재를 면제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벌금 때문에 부상을 입은 선수를 무리하게 국제대회에 출전시킨 사례는 없었고, 안세영 선수도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2023 덴마크 오픈, 프랑스 오픈에 참가하는 과정에서 서류를 제출 후 세계배드민턴연맹으로부터 어떠한 벌금이나 제재를 받지 않았다"며 안세영이 주장한 무리한 대회 참가 지시에 반박했다.

안세영이 파리에 입성한 이후 발목 부상을 당한 점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설명했다.

협회는 "파리플랫폼 도착 이틀 뒤 안세영 선수는 훈련 중 발목 부상을 당했다. 발목 힘줄 부상 소견으로 대한체육회와 협의 하에 체육회 의무팀 치료 지원과 한의원 진료 지원이 가능했으나, 안세영 선수가 지명한 한의사를 서울에서 섭외해 신속하게 파리로 파견해 1100만원 이상의 경비를 소요하며 치료를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가 보도자료로 안세영의 주장을 반박하고 하루가 지나 안세영은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안세영은 "저의 이야기로 많은 분들을 놀라게 해 마음이 매우 무겁다. 특히 수많은 노력 끝에 올림픽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가장 죄송하다. 저의 발언으로 인해 축하와 영광을 마음껏 누려야 할 순간들이 해일처럼 모든 걸 덮어버렸다.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안세영은 또 "저의 입장을 기다리고 계신 많은 분들께도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저의 생각과 입장은 올림픽 경기가 끝나고 모든 선수들이 충분히 축하를 받은 후 말씀드리도록 하겠다"며 파리 올림픽이 끝난 뒤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것을 예고했다.



파리 올림픽이 12일 폐회식을 끝으로 막을 내리면서 안세영의 입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더불어 파리 올림픽이 폐막한 직후 문화체육관광부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안세영의 인터뷰 이후 상황을 인지하고 있던 문체부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부상 관리 미흡 ▲복식 위주 훈련 ▲대회 출전 강요 의혹 ▲제도 관련 문제 ▲협회의 보조금 집행 및 운영 실태까지 종합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체부는 "이번 조사는 단순히 협회가 선수 관리를 적절하게 했는지를 확인하는 게 아니라 그동안 제기됐던 여러 현안들을 두고 의견을 수렴하게 될 것이다. 배드민턴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 발전에도 파급될 수 있는 미래지향적 방안을 마련하는 계기로 삼을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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