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리버풀 주장 버질 판데이크의 사우디아라비아행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리버풀이 절대 안 팔 것처럼 보였으나 리버풀도 일정 금액을 제시하면 협상에 응한다는 생각이다.
영국 매체 '팀토크'는 21일(한국시간) "리버풀 주장 버질 판데이크는 사우디아라비아 프로 리그에 합류할 가능성을 거부하지 않았고 사우디 협상자에게 리버풀과 대화를 하도록 허가했다"며 "리버풀은 판데이크와의 작별할 제안의 측면에서 5500만 유로(약 832억원)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이어 "사우디 측은 이 금액이 너무 높다고 생각하며 이적료가 떨어지지 않으면 판데이크와의 협상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있다"며 "사우디는 1월까지 기다렸다 2024-25시즌 말에 FA(자유 계약)가 되기 전에 이적할 수 있도록 사전 계약에 서명하도록 시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판데이크와 리버풀의 계약은 내년 여름 만료된다. 리버풀도 판데이크와의 새로운 계약을 준비하고 있지만 계약이 원활하지 않다면 그를 판매할 수도 있다. 판매할 생각이라면 FA가 되기 전인 이번 여름 그를 팔아야 한다.
판데이크는 리버풀의 가장 성공적인 영입 중 하나로 꼽힌다. 리버풀은 2018년 1월 겨울 이적시장에서 7500만 파운드(약 1347억원)라는 당시 수비수 최고 이적료 신기록을 갈아 치우고 판데이크를 영입했다.
'오버 페이'라는 말도 있었지만 판데이크의 활약은 논란을 잠재우기 충분했다. 판데이크는 시즌 도중 팀에 합류했음에도 주전 센터백으로 자리를 잡았다.
리버풀의 판데이크 영입은 막힌 혈을 뚫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판데이크가 온 뒤, 리버풀은 주요 대회 트로피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리버풀은 2018-19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14년 만에 들어 올렸고 2019-20시즌에는 30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올랐다. 19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리버풀의 첫 리그 우승이었다.
판데이크는 대단한 활약 속에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주는 발롱도르 수상에도 가까웠다. 그는 2019년 발롱도르 수상이 유력해 보였으나 리오넬 메시에 밀려 2위에 그쳤다. 그가 수상했다면 2006년 발롱도르를 받은 이탈리아 레전드 센터백 파비오 칸나바로 이후 두 번째 수비수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그는 2020-21시즌 에버턴과의 리그 경기에서 무릎 인대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이 부상은 판데이크의 선수 생활을 멈출 수도 있는 심각한 부상이었다. 그는 이 부상으로 57경기에 결장했고 다음 시즌 복귀했다.
부상 복귀 초반에는 장기 부상의 여파로 실수가 잦았다. 그러나 판데이크는 금세 자신의 기량을 회복했고 2023-24시즌 완전히 자신의 궤도에 올라왔다.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수비수다운 모습이었다. 그는 리그 36경기를 포함해 48경기를 출전하며 리버풀의 수비를 지켰다. 자신의 파트너가 조엘 마팁, 조 고메스, 자렐 콴사 등으로 바뀌어도 그의 활약은 꾸준했다.
리버풀은 이적 이후 세계 최고의 수비수 반열에 오른 판데이크와 새로운 계약을 맺을 듯했으나 별다른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판데이크가 네덜란드 국가대표팀 주장으로 2024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에 참가했기에 이후 발표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있었으나 아직까지는 조용하다.
판데이크는 유로 2024 준결승 경기에서 잉글랜드에 패한 이후 자신의 거취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이번 여름에 클럽 수준과 국제 선수로서 무엇을 원하는지 신중하게 생각할 것"이라며 자신의 거취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버풀도 판데이크 이후의 미래를 준비한다. 영국 매체 '풋볼 인사이더'는 "리버풀은 오랜 기간 함께한 판데이크의 계약이 만료되면 34세가 되기에 장기 대체자를 영입할 계획"이라며 여러 선수를 물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리버풀은 2023-24시즌이 끝나고 9시즌 동안 팀의 황금기를 이끈 위르겐 클롭 감독을 떠나보내고 아르네 슬롯 감독을 선임했다. 새로운 감독과 함께 새로운 팀을 꾸려 나가야 하기에 판데이크와의 새로운 계약은 이번 여름에 없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1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사우디 알나스르와 계약한 뒤 세계적인 선수들이 천문학적인 돈을 받고 사우디에 가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올여름엔 판데이크 외에 맨시티 축구도사 케빈 더브라위너의 사우디 구단 이적로 전망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