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윤승재 기자)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올림픽 야구대표팀은 한숨 한가득이었다. 야구계 이슈도 이슈였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라이징스타팀과의 평가전이 취소되면서 실전 감각을 조율한 기회가 줄어들었던 것.
하지만 다행히 KBO의 발빠른 섭외와 구단들의 도움으로 평가전이 성사될 수 있었고, 기존에 예정돼있던 키움과의 평가전 외에 상무, LG와의 평가전 2개가 추가로 잡히면서 숨을 돌릴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평가전은 대표팀뿐만 아니라, 평가전 섭외에 응해준 LG와 키움, 더 나아가 상무에게도 큰 도움이 됐던 경기들이었다. 구단은 구단대로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하고 후반기 전략을 세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고, 젊은 선수들에겐 국가대표와의 경기를 통해 기량을 뽐내고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작용했다.
상무는 제2의 라이징스타 팀의 면모를 과시했다. KIA의 좌완 유망주 김기훈이 2⅔이닝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고, 두산 박신지가 150km/h의 강속구를, KT의 김민이 155km/h의 강속구를 꽂으면서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비록 0-9로 패했지만 10개 구단이 자신의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를 엿볼 수 있었던 좋은 경기였다.
LG 역시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점검하는 기회의 장으로 평가전을 활용했다. 경기 전 류지현 감독은 2006년 대표팀 평가전 상대로 만났던 이대호를 회상하면서 “당시 이대호도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과 만나 대표팀에 승선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오늘도 그런 선수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라며 평가전에 젊은 선수들에게 좋은 자양분이 됐으면 한다고 이야기했다.
감독의 바람대로 이날 LG의 젊은 선수들은 좋은 자양분을 쌓았다. 선발 손주영이 3이닝 5탈삼진 무실점으로 대표팀 타선을 꽁꽁 묶었고, 이상영과 이상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경기 후 손주영은 “대표팀 선수들을 상대했다는 것만으로도 내게 큰 자산이 된 것 같다”라면서 “오늘 좋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후반기 1군 무대에 선다면 더 자신 있고 당당하게 던질 수 잇을 것 같다. 내 공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라며 자신감까지 쌓은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 평가전 상대였던 키움도 마찬가지였다. 키움은 후반기 전략 구상에 더 초점을 맞췄다. 한현희와 안우진이 이탈한 선발진 후보를 추리고, 후반기에 나설 베스트 라인업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하는 것을 목표로 대표팀과의 경기에 나섰다. 홍원기 감독은 “선발 라인업에 어린 선수들이 많은데 충분히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그아웃에 있든, 게임에 나가든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라며 평가전 의의를 전했다.
비록 1-2로 패했지만, 키움은 20명의 선수를 골고루 투입하며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하는 좋은 기회로 삼았다. 특히 마운드에선 이승호와 김선기, 김동혁이 나란히 3이닝을 소화하면서 후반기 선발 후보의 경쟁력을 과시했고, 타선에선 김휘집과 송우현, 김주형 등 젊은 선수들이 나서 실전 감각을 조율했다. 후반기 구상과 함께 홍원기 감독의 말대로 젊은 선수들이 좋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던 평가전이었다.
사진=고척, 박지영 기자, 김한준 기자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