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준의 리듬체조 일루션] 종합 예술적인 지상 스포츠, 리듬체조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빙판 위에서 이루어지는 예술과 매트 위에서 펼쳐지는 몸놀림의 공통점

'피겨 여왕' 김연아(19, 고려대)가 월드챔피언에 등극하면서 피겨 스케이팅에 대한 관심은 정점에 올라있습니다. 스포츠에서 추구하는 체력과 기술, 여기에 예술적인 안무가 들어간 종목이 바로 피겨 스케이팅입니다. 빙판 위에서 점프를 비롯한 여러 가지 기술과 안무를 표현하는 피겨 스케이팅은 단순 스포츠가 아닌, 예술적인 유희도 느낄 수 있는 종목입니다.

리듬체조는 아이스링크가 아닌, 지상에서 치러지는 스포츠 가운데 예술적인 정취가 가장 강한 종목입니다. 인간의 신체를 활용한 여러 가지 기술과 동작을 보여주는 체조 중, 리듬체조는 수구(볼, 리본, 곤봉과 같은 체조 기구)를 사용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힘과 유연성이 필요한 기술에 안무가 녹아있다는 점은 피겨 스케이팅과 리듬체조의 공통점입니다. 그러나 가장 근본적인 차이점은 연기가 이루어지는 장소에 있습니다. 빙판 위에서 벌어지는 피겨 스케이팅은 스케이팅 기술과 에지 사용법이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반면, 리듬체조용 매트에서 벌어지는 리듬체조는 발레와 체조동작, 그리고 수구 다루는 기술이 바탕을 이루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리듬체조 선수가 되려면 우선 기본적인 동작을 익히고 발레를 배우게 됩니다. 리듬체조 선수들이 배우는 발레는 정통적인 발레가 아닌, 리듬체조용으로 변환된 퓨전 발레입니다. 같은 동작이라도 심판은 물론, 관객들의 호응을 얻으려면 이러한 기본기가 탄탄해야 하죠. 또한, 표정연기는 리듬체조 선수들의 생명력과 같습니다. 아시아권 선수들이 러시아나 유럽의 강호들과 비교해 늘 뒤처져 있는 원인 중 하나는 바로 '표현력의 한계'에 있습니다.

러시아와 유럽 선수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리듬체조에서 국내 유망주들이 속속히 등장하고 있습니다. 김연아가 등장하기 전만 해도 피겨 스케이팅에서 한국 출신 월드 챔피언이 나온다는 사실은 좀처럼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은 현실로 다가왔으며 리듬체조도 세계 정상권에 도전하는 선수들이 등장했습니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 아시아권 선수로는 유일하게 참가했었던 신수지(19, 세종대)는 아시아는 물론, 세계 정상권에 도전할 수 있는 기량을 고루 갖췄습니다. 또한, 신수지와 함께 2009 세계선수권에 출전할 이경화(21, 세종대)도 세계 상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니어 대표이자 한국 리듬체조의 미래인 손연재(15, 광장중)는 리듬체조 선수가 갖추어야 할 재능을 고루 지녔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지난번 2008 베이징올림픽 때에도 리듬체조는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신수지의 참가로 인해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안나 베소노바(25, 우크라이나)와 에브게냐 카나예바(19, 러시아)의 치열한 경쟁도 볼거리였죠. 기술과 표현력이 뛰어난 두 선수의 연기는 많은 화자가 됐습니다.

신수지와 손연재 같은 선수의 등장으로 리듬체조도 인기 종목으로 부상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조금씩 커지고 있습니다. 음악과 함께 이루어지는 종목의 특징은 한국인들의 정서와도 많이 부합되고 있지요. 아름다운 선율 속에 예술적인 동작을 표현하는 피겨 스케이팅이 많은 인기를 얻은 것처럼 리듬체조도 많은 이들의 관심을 얻을 날도 조금씩 다가오고 있습니다.

리듬체조 종목의 구성과 채점 방식

리듬체조 종목은 다섯 가지의 수구로 나뉜다. 줄, 후프, 볼, 곤봉, 리본 등의 수구가 있으며 개인 종목에서는 이들 중, 한 가지 종목이 빠지게 된다. 리듬체조는 개인 경기와 단체 경기가 있고 개인 경기가 네 가지 종목으로 치러지는 반면, 단체 경기는 주니어가 한 가지 수구, 그리고 시니어 경기는 두 가지 수구가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