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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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 관중이 두렵다?' 오히려 연승 행진 달리는 한국 축구

기사입력 2009.02.10 00:56 / 기사수정 2009.02.10 00:56

김지한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11일 밤(한국시각)에 열리는 이란과의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전은 경기 장소인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이 '변수'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해발 1200m의 고지대에 위치해 있어 원정팀 선수들의 적응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다 4년 넘게 이란대표팀이 한번도 지지 않은 전력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축구대표팀 역시 테헤란에서 한번도 이란을 이기지 못한 '무승 징크스'를 갖고 있다. 

하지만 아자디 스타디움과 관련한 가장 큰 변수는 바로 관중이 얼마정도 들어올지에 관한 부분이다. 최대 10만 관중이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아자디 스타디움은 세계에서도 알아주는 '광적인 축구 응원'으로 원정팀 선수들의 기를 꺾는 악명높은 경기장이다. 최근, 이란의 핵심 선수인 자바드 네쿠남이 "한국 선수들은 열성적인 10만 관중 앞에서 경기한 적이 없어 이번에 지옥을 경험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 속에서 나온 발언이다. 

그러나 네쿠남의 발언과 다르게 한국 축구대표팀은 수만 관중이 들어찬 원정 경기에서 오히려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지난 2006년 11월, 3만여 관중이 들어찬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안컵 예선 이란과의 경기에서 0-2로 진 이후, 3만 이상 관중이 입장한 원정 경기에서 3연승을 달리고 있다. 

2007년 아시안컵 조별 예선에서 한국은 홈팀 인도네시아와 경기를 가져 김정우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당시, 8만 8천여 관중이 입장한 자카르타 겔로라 붕카르노 경기장은 홈팀 인도네시아를 향한 일방적이고 광적인 응원으로 원정팀 한국을 심리적으로 압박했다. 하지만 당시 조 성적 1무 1패로 8강 탈락이라는 벼랑 끝에 몰렸던 한국은 침착하게 경기 운영을 이끌면서 8만여 관중을 침묵 속으로 빠져들게 만들었다. 

지난해 2월에는 3만 5천여 관중이 들어찬 중국 충칭에서 열린 동아시아컵 개막전, 중국과의 경기에서 '골넣는 수비수' 곽태휘의 멋진 발리킥 골에 힘입어 3-2 승리를 거뒀다. 한때, 2-1로 한국에 앞서면서 '공한증을 깨는 것 아니냐'며 잔뜩 흥분을 감추지 못했던 중국팬들은 종료 직전에 터진 곽태휘의 결승골로 눈물을 흘려야 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 이근호, 박주영의 연속골에 힘입어 2-0 완승을 거두며 '사우디 19년 무승 징크스'를 원정에서 깼다. 당시, 6만 명 이상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경기에 나선 사우디 선수들은 한국의 치밀한 조직적 플레이에 힘 한 번 제대로 못 쓰고 홈에서 지는 망신을 당했고, 알 조하르 사우디 감독은 '사임 압력'까지 받아야 했다. 

최근의 대표팀 경기 결과를 보더라도 10만이 넘는 관중 앞에서 한국 축구가 주눅들 이유는 전혀 없다. 결국, '이란 원정 무승 징크스'를 깨기 위해서는 경기 당일, 선수들이 얼마만큼 정신력을 단단히 무장하고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제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승패가 좌우될 전망이다. 예상되는 홈 텃세나 일방적인 응원에 흔들리지 않고 경기를 펼치는 것이 허정무호에게는 가장 큰 승리의 필수 요건이다.  

아자디 스타디움의 10만 관중을 4년여 만에 침묵 속으로 몰아넣는 팀이 한국 축구 대표팀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아자디 스타디움 공식 홈페이지 캡쳐]

김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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