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12.22 01:30 / 기사수정 2008.12.22 01:30
[엑스포츠뉴스=최영준 기자] 한 해가 저물어가는 12월 말. ‘2008-2009 동부 프로미 프로농구’도 중반으로 접어들며 점점 순위 경쟁의 흥미를 더해가고 있다.
상승세와 하락세가 다시 한 번 오가며 판도는 점점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바로 한 주 전까지의 낙관적인, 혹은 비관적인 전망이 무색할 만큼 각 팀들이 보이는 '롤러코스터' 행보는 이제 이채로울 지경이다.
지난주까지 잘 나가던 원주 동부, 창원 LG와 대구 오리온스는 다시 주춤한 반면, 울산 모비스와 안양 KT&G, 서울 삼성과 같은 팀은 원기를 회복했다. 인천 전자랜드, 서울 SK는 2주 연속 비교적 상승세. 연패의 늪을 헤매던 부산 KTF와 전주 KCC는 명암이 갈렸다. KTF는 연패를 끊고 1위 동부까지 잡아냈지만, KCC는 이번 주에도 연패 탈출에 실패하며 7연패 늪에 빠졌다.
지난 한 주의 최대 이슈는 다름 아닌 서장훈의 트레이드 소식이었다.
KCC와 전자랜드는 각각 강병현, 정선규, 조우현(이상 KCC)과 서장훈, 김태환(이상 전자랜드)을 받아들이며 올 시즌 최대 규모의 딜을 성사시켰다. 이미 많은 농구 팬 사이에서 수없이 거론되어 왔기에 크게 놀라울 것은 없는 상황. 이 트레이드를 통해 양 팀이 거둔 득실에 대해 아직도 많은 말이 오가는 등 그 여파는 쉽게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끝없는 안개 속 판도를 유지하는 가운데 순조롭게 중반으로 접어든 지난 한 주, 프로농구를 되돌아본다.
끝없는 혼전, '하위권이 사라졌다'
지난주 '반격의 시기'를 보냈던 하위권 팀 대부분은 이번 주에도 상승세를 보였다. 바뀐 점이 있다면 오리온스 대신 연패 탈출에 성공한 KTF가 합류했다는 것. 삼성(3전 전승), 전자랜드(2승 1패), SK(2승 1패), KTF(2승 1패)는 모두 좋은 성적 속에 한 주를 마무리했다. 더불어 기존 중위권 팀들의 하락세까지 겹치며 이제는 사실상 중위권과 하위권의 경계가 불분명해졌다.
파죽의 5연승을 달린 삼성의 상승세는 놀라울 지경. 테렌스 레더의 득점력이 다시 살아난 가운데 수비력이 어느 정도 본 궤도에 오르며 5위까지 올라섰다. 23일 경기를 갖는 LG가 패할 경우 공동 4위까지 노릴 수 있다. 얼마 전 연패 당시의 비관적인 예측이 무의미할 지경이 됐다.
전자랜드 역시 오리온스와 KCC의 부진 등과 맞물려 6위로 올라섰다. 트레이드를 통해 합류한 서장훈은 아직 전자랜드에서의 데뷔전은 가지지 않았다. '마음의 짐'을 덜어낸 서장훈이 예전과 같은 위력을 다시 발휘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포지션 중복 현상 해결과 동시에 안정적인 전력 보강까지 이뤄낸 전자랜드의 행보 역시 주목할 만하다.
SK와 KTF도 2승 1패로 이번 주를 마무리, 비교적 기세가 좋았다. 특별한 순위 상승은 없었지만 SK의 경우에는 승차가 크지 않아 일거에 반전이 이뤄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KTF는 아직 간격이 크지만, 스티브 토마스의 복귀와 함께 어느 정도 반전의 기회는 찾은 듯한 모습이다.
상위권에서는 모비스가 2전 전승하며 다시 1위로 올라섰고, KT&G는 2승 1패로 3위 자리를 유지하며 어느 정도 팀 분위기를 추스르는 데 성공했다. 양희종 복귀와 조나단 존스의 대체 선수 영입이 일정 부분 전력 상승의 요인이 되었다는 평가이다.
몰락한 중위권, 추락은 어디까지?
동부는 이번 주 3경기에서 1승 2패로 저조했다. 16일 삼성전에서 57점, 20일 KTF전에서 56점만을 기록하는 빈공이 뼈아팠다. 그나마 21일 전자랜드에게 승리하며 한숨 돌렸지만, 동부가 이제 지난 시즌과 같은 '절대 강팀'이 아니라는 사실은 더 의심할 여지가 없는 듯하다. 아슬아슬하게 지키던 1위 자리도 모비스에게 도로 내주고 말았다.
LG와 오리온스는 각각 2전 전패와 3전 전패로 우울한 한 주를 보냈다. 특히 LG는 오랜만에 연패에 빠지며 길었던 상승세가 한풀 꺾인 상태. 가까스로 4위 자리는 지켰지만, 뒤쫓는 팀들의 기세가 무섭다. 오리온스는 지난주 상승세로 잠시 반짝했지만, 이번 주 다시 연패하며 팀 순위도 6위 밖으로 물러나게 되었다.
KCC는 이번 주도 3전 전패로 시즌 7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서장훈 트레이드와 함께 하승진까지 부상으로 빠지면서 '스피드 농구'로의 변신이 요구되고 있다. 그 시도는 지난 경기에서도 감지되었으나 아직까지 그 효과는 불분명하다. 이번 변화를 기회 삼아 반전을 노려야 하겠지만, 이미 공동 8위까지 내려앉은 순위표를 보면 가슴이 쓰릴 수밖에 없다.
대형 트레이드, 그 득과 실은?
지난 19일 대형 트레이드 소식이 터졌다. 바로 KCC 서장훈, 김태환과 전자랜드 강병현, 정선규, 조우현의 2대 3 트레이드가 실시된 것. 오랜만에 터진 큰 규모의 트레이드에 농구계 안팎이 떠들썩하다.
기본적으로 두 팀의 트레이드는 '윈-윈'으로 평가할 만하다. KCC로서는 하승진과 서장훈의 출전 시간 배분 문제에 마땅한 해결책을 내지 못했고, 결국 불화설까지 터지며 서장훈을 보내지 않을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전자랜드 역시 2-3번 포지션에 지나치게 많은 선수를 보유해 줄곧 '포지션 포화'라는 지적을 들어왔다.
전자랜드 입장에서는 포화 상태였던 2-3번 선수들을 3명이나 보내면서 서장훈 영입에 성공, 탄력적인 선수 운용이 가능하게 됐다. 특히 연세대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최희암 감독과 황성인과의 만남은 심리적으로도 서장훈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수 있다.
KCC는 끊이지 않던 불화설에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 셈이다. 아울러 강병현을 포함해 빠르고 외곽슛이 가능한 선수들을 받아들이며 스피드와 외곽슛에서 지목되던 약점을 어느 정도 보완했다. 하승진이 부상에서 회복된 후에는 본격적으로 하승진 중심의 출장 시간 배분과 함께 그의 본격적인 성장세 또한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위클리 MVP : 테렌스 레더(서울 삼성) 3경기 평균 25.3득점, 15.7리바운드, 1.7어시스트, 2.3스틸
테렌스 레더는 최고의 득점력과 골밑 장악력을 앞세워 삼성의 5연승을 이끄는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무엇보다 공격에서 애런 헤인즈의 영입과 함께 다소 운신의 폭이 넓어졌고, 쉴 시간도 확보했다는 점은 큰 플러스 요인이다.
이전까지 홀로 공격을 전담하며 30득점을 퍼붓던 이전에 비해 헤인즈의 적응과 이규섭, 차재영 등 국내 선수들의 공격 가담으로 개인 득점은 다소 하락세이지만, 여전히 팀 공격의 중심 선수임에는 틀림이 없다. 더구나 장신 라인업을 상대로도 오히려 우위를 보이는 그의 리바운드 능력은 일품이라는 표현밖에는 적당한 수식어가 없을 듯하다.
KT&G의 주희정은 3경기 평균 15.7득점, 6.7개의 어시스트와 2개의 스틸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특히 13개를 던져 6개를 적중시킨 정확한 3점슛과 함께 변함없는 안정적인 게임 리딩은 KT&G를 언제나 강팀으로 만드는 요소 중 하나이다. 최근에는 팀 사정상 어시스트보다는 득점에 다소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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