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5.04.08 13:48 / 기사수정 2005.04.08 13:48
4무 1패. 이 초라한 성적표가 올시즌 전북의 성적이다. 그 누가 예상 조차 했을까?
불과 1년전까지만 해도 리그에서 내노라 하는 강자로 군림했던 전북이 지금은 예전의 영광은 간데 없이 단 1승에 목말라하고 있다. 이 초라한 성적표의 이유야 여러가지 겠지만 가장 큰이유는 현재 치루고 있는 2005년 K리그 컵대회를 전북 자체에서 버린 탓이다.
조윤환감독은 시즌 초 밝힌대로 현재 컵대회에서 다양한 실험을 하는중이다. 아니 다양하다기 보다는 전북의 시스템 자체를 통채로 바꾸어 그것을 주입시키기 위한 노력중이라 보는것이 좋다. 전통적인 3-5-2 방식을 버리고 올해 4-4-2 시스템을 도입한 전북.
그리고 안타깝게도 새로이 도입한 이 시스템은 여지껏 한번도 제대로 구동되지 못한채 위급한 상황에서는 과거의 3-5-2 시스템을 긴급 가동 급한불을 쓰는 형태의 경기를 계속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떨어지는 것은 경기의 재미.
그 재미는 지금 팀의 순위뿐 아니라 전북의 홈 관중또한 점점 멀이지게 하고 있다.
몸에 맞지 않는 옷, 살을 빼것인가? 옷을 벗을것인가?
전북은 현재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다. 전통의 3-5-2가 아닌 4-4-2를 도입한 결과이다. 그리고 이 옷이 몸에 맞지 않는 이유는 튀어나온채 들어 갈줄 모르는 배. 바로 미들의 문제이다.
3-5-2에서는 문제 없이 돌아가던 미들이. 전국에서 최강이라도 불려도 손색없을 멤버진을 자랑하는 전북의 미들이 왜 4-4-2라는 옷만 입으면 갑자기 불룩 튀어 나오는 것일까. 그 문제는 전북의 계륵같은 존재인 윤정환의 포지션 미스이다.
특유의 킬패스와 공격력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윤정환. 반면 움직일줄 모르며 수비력 부분에서는 절대 합격점을 줄수 없다. 한마디로 윤정환은 공격에만 치중할수 있는 포지션에 위치할 경우 최고의 플레이를 펼칠수 있는 선수인것이다.
하지만 4-4-2에서 수비에 대한 부담을 안게 됨으로 현재 매경기 심각한 패스미스와 허둥대는 플레이를 보여주는 윤정환은 더불어 중앙미들을 보는 보띠에게까지 부담을 안겨주고 있는 형편이다.
윤정환을 굳이 쓰겠다면 4-4-2를 버리고 4-4-2를 굳이 쓰겠다면 윤정환을 버려야하는 현실에서 전북은 윤정환을 고집하고 있다. 마치 작년 말 컨디션 저하에도 불구 이용발을 고집하다가 좋지않은 결과를 나았던 과거의 악몽을 보는 듯하다.
옷을 벗을 것인지 살을 뺄 것인지 양자간의 결단을 빨리 내리지 않는한 조만간 꽉 낀옷을 입은 전북은 질식사 해버릴지도 모른다.
남궁도를 떠나보낸 공격진, 대안은 확실한가?
미들진에서 여러 문제를 안고 있는 전북이지만 지금 가장 눈앞으로 닥친 문제는 공격진의 무게감이 떨어진 문제이다. 전북에 현재 등록되어 있는 FW는 네또, 안토니오,김연건,손정탁,최영훈,선광호,조진수로 총 7명이다. 그중 1군에 소속된 선수는 네또,안토니오,김연건 단세명.나머지 선수는 컨디션이나 현재 실력으로는 1군진입이 당분간 힘든 선수들.
원 포지션이 미드필더인 왕정현선수를 FW로 가세 시킨다고 하여도. 전북이 쓸수있는 공격수 자원은 단 4명에 불과한것이 현실이다. 이중 원래 MF인 왕정현 선수를 제외한 3명의 FW가 K리그 정규리그 에서 기록한 골을 전부 합하여 0골.
시즌 초의 부진이라 여겼던 네또의 부진은 여전히 이어져 적응 실패의 우려가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입단 초부터 지적되었던 지나치게 느린 발은 번번히 상대편 수비수들의 좋은 제물이 되어 주고 있다.
영입한지 얼마 안된 안토니오의 경우는 당분간 지켜봐야겠지만 첫경기인 전남전에의 플레이는 기대에 못미쳤던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입단 당시 최고의 몸값을 기록하며 기대를 모았던 김연건은 4년째 기록한 골이 없는 상태이다. 그나마 왕정현이 시즌 초부터 잘해주고 있다고는 하지만 원래 FW가 아닌 선수인바에야 같이 뛰는 공격수의 지원이 절실한 것이 사실이다.
정통 포워드진이 이렇게 불안한 가운데 남궁도를 전남으로 보내버린 전북. 과연 누구에게 골을 넣게 하기 위함인지 궁금해지지 않을수 없는 현실이다.
그대들은 누구를 위해 공을 차는가.
전북현대는 프로팀이다. 그리고 그 프로팀은 전북의 관중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전북의 현실은 주객이 전도 되어 있다. 프로스포츠라는 것은 보여주는 경기이고 찾아오는 관중에게 최선의 경기내용과 최고의 재미를 선사할 의무가 있다. 그것이 돈을 내고 경기장을 찾아주는 관중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다. 하지만 지금의 전북에게는 그 예의가 결여되어있다.
감독은 컵대회를 버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관중도 버리게 된 것이 사실이다. 그 누구도 버리기 위한 경기는 보러 오지 않는다. 엄연히 정규시즌의 경기이고 입장권을 사야 들어올 수 있는 경기이다. 단순히 경기력을 시험하기 위한 연습경기가 아닌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전북은 유료로 연습경기를 하는 중이다.
경기장을 찾은 시민들은 어이없는 경기 내용에 등을 돌리고 서포터들의 한숨소리가 커짐과 반비례해 전북의 응원소리는 점점 작아지고 있다.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 그 영광스러운 자리에 전북은 텅빈 관중석을 바라보며 감사의 고개를 숙여야 할지도 모른다.
실험은 정규시즌이 아닌 휴식기에 하는것이다. 아니 굳이 해야겠다면 홈경기가 아닌 원정경기에서 해도 충분할 실험이다. 적어도 홈경기에서만큼은 최선을 다하는 모습. 그것이 전북의 팬들이 바라는 모습이자 프로구단으로써의 최소한의 성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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