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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파 중간점검] ② '모나코 왕자' 박주영, '도르트문트 수호자' 이영표

기사입력 2008.12.10 09:51 / 기사수정 2008.12.10 09:51

안경남 기자

지난 7일 2008 삼성하우젠 K-리그는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우승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그러나 3월에 시작해 12월에 끝나는 국내 프로축구와 달리 유럽은 한창 리그가 진행 중에 있다. 물론 살벌한 추위와 싸워야 하는 러시아 리그는 한국과 비슷한 기간 경기가 치러진다. 그곳을 제외한 대부분의 리그가 반환점을 앞두고 있는 지금, 유럽에서 활약 중인 태극전사들의 전반기를 되짚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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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안경남 기자] 지난여름, 새로운 도전에 나선 두 선수가 있다. 바로 '축구천재' 박주영(23)과 '초롱이' 이영표(32), FC서울을 떠나 프랑스 명문 AS모나코에 둥지를 튼 박주영은 계약기간 4년에 이적료 200만 유로(약 33억원)를 기록하며 당당히 첫 유럽 진출에 성공했다. 토트넘 핫스퍼에서 주전 경쟁에 밀린 이영표는 계약기간 1년에 통산 6회 우승에 빛나는 분데스리가 명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 입단하며 건재함을 알렸다.

두 선수의 새로운 도전은 그동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만 집중되어 온 관심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했다. 물론 국내 중계권이 없는 분데스리가와 뒤늦게 케이블TV를 통해 방송을 시작한 르 샹피오나의 관심도가 여전히 작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박주영과 이영표는 전반기 대부분의 경기에 선발 출전하며 맹활약, 팀의 확실한 주전으로 거듭난 상태다.



▲ 환상적인 데뷔, 모나코를 이끄는 '축구천재' 박주영

프랑스에 상륙한 박주영의 첫 임팩트는 무척이나 강렬했다. 9월 14일(이하 한국시간) 루이2세 스타디움에서 열린 로리앙과의 리그 5라운드에 선발 출전한 박주영은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퍼펙트 데뷔전'을 치렀다. 자연스레 박주영에 대한 현지 언론들의 극찬이 이어졌다. 프랑스 축구전문 사이트 막시풋은 "박주영이 혼자서 로리앙을 물리쳤다."며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고, 축구 전문지 레퀴프도 "한국에서 온 박주영이 데뷔전에서 멋진 활약을 펼쳤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너무도 환상적인 데뷔전을 치른 탓일까. 이후 박주영의 행보는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마르세유 원정을 떠난 박주영은 감기몸살 때문인지 몇 차례 결정적 득점 찬스를 놓치는 등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어진 파리 생제르맹과의 컵 대회에 후반 교체 출전하며 휴식을 취한 박주영은 릴-쌩떼띠엔-니스-툴루즈전에 연속 선발 풀타임 출전하지만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하며 팀의 무승을 지켜봐야 했다.

박주영이 재차 날아오른 시기는 홈에서 열린 낭시와의 11라운드였다. 프레드릭 니마니와 함께 7번째 선발 출전한 박주영은 비록 기대하던 시즌 2호골은 터트리지 못했지만 경기 내내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이며 팀의 3-1 완승을 이끌었다. 경기 후 축구 전문지 레퀴프는 박주영을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하며 집중 조명했다. 당시 레퀴프는 "계속 움직이는 이상한 버릇이 있다. 장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많은 공중볼을 따냈다."고 평했다.

상승세를 탄 박주영은 바로 다음 경기에서 시즌 2호 골을 터트렸다. 르아브르 원정을 떠난 박주영은 전반 두 차례 득점 찬스를 놓쳤으나 후반 49분 알론소의 크로스를 밀어 넣으며 팀의 3-2 승리를 견인했다. 사실상 결승골을 터트린 박주영은 현지 언론이 선정한 12라운드 베스트11과 모나코가 팬들이 선정한 10월의 최우수 선수에 뽑히는 등 데뷔전 못지않은 집중 조명을 받았다. 이후 박주영은 '리그 최강' 올림피크 리옹전에 선발 출전했으나 별다른 활약 없이 후반 84분 교체됐고, 스타드 렌느와의 원정 경기에선 페널티 킥을 유도하는 등 팀 공격을 이끌었으나 1-2로 패했다.

그러나 박주영은 이어진 르망전에서 두 골을 간접적으로 도우며 3-0 승리를 이끈데 이어 옥세르전 1-0 승리, 17라운드 소쇼전 1-1 무승부에 기여하며 모나코의 상승세를 주도했다. 분명 공격수로서 꾸준한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하고 있는 점은 박주영이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제이다. 그러나 박주영은 미드필더와 같은 움직임을 통해 모나코 공격의 핵심 역할을 해내고 있다. 데뷔 첫 시즌인 점과 모나코가 리그 중위권 전력의 팀인 점을 감안한다면 박주영의 전반기 활약은 매우 훌륭했다.



▲ 변함없는 클래스, 도르트문트에 안착한 '초롱이' 이영표

PSV 아인트호벤과 토트넘 핫스퍼를 거친 경험 많은 수비수 이영표의 데뷔전 상대는 도르트문트 최대 라이벌 샬케04였다. 흔히 '레비어 더비(Revierderby)'라 불리는 양 팀 간의 맞대결은 독일 최대 더비경기 중 하나이다. 당초 예상을 깨고 왼쪽 수비수로 선발 출전한 이영표는 팀의 3-3 무승부를 이끌며 경기 내내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였다. 경기 후 독일 현지 언론들은 "무난한 데뷔전이었다."고 평했다.

이어진 우디네세와의 UEFA컵에 연속 선발 출전한 이영표는, 90분 내내 적극적인 움직임을 선보였으나 팀의 0-2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올 시즌 돌풍의 팀 1899 호펜하임 원정에서 이영표는 벤치 멤버에 이름을 올렸다. 포지션 경쟁자인 마르셀 슈멜처와 안토니오 루카비나에게 선발 자리를 내준 이영표는 팀의 1-4 패배를 지켜봐야만 했다. 휴식을 취한 이영표는 헤르타 베를린과의 DFB-포칼컵에 선발 출전하며 다시금 재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상승세는 슈투트가르트 6라운드에서도 이어졌다. 슈멜처와 함께 우측면 수비수로 선발 출전한 이영표는 후반 73분 정확한 크로스로 알렉산더 프라이의 헤딩골을 어시스트하며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분위기를 탄 이영표의 질주는 이후 거침없이 진행됐다. 선발 출전은 당연한 몫이었고 그에 따른 활약도 뛰어났다. 우디네세(UEFA컵 2차전)-하노버96-베르더 브레멘-헤르타 베를린-FC퀼른-VfL보쿰전까지 이어진 팀의 무패행진에 적잖은 기여를 하며 팀의 순위 상승에 힘을 보탰다.

독일 현지 언론은 도르트문트의 주전 수비수로 입지를 굳힌 이영표에 대해 "도르트문트에서 볼 점유가 가장 높은 선수다. 일대일 수비에 강하고 공격에도 적극 가담한다."고 높이 평가했다.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자 구단에서도 연장 계약을 제시하고 나선 상태다. 비록 11월 8일 열린 함부르크SV 원정에서 1-2로 패하며 무패행진은 마감했지만 이영표의 입지에는 변함이 없었다. 곧바로 열린 프랑크푸르트전에서 탄탄한 수비와 적극적인 오버래핑을 선보인 이영표는 팀의 4-0 완승을 견인한데 이어 칼스루허 원정에서도 기복 없는 플레이로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그 사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최종예선에 출전하며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에 가입한 이영표는 최근 열린 볼프스부르크, 빌레펠트전에도 연속 선발 풀타임 출전하며 완벽히 주전 자리를 굳힌 상태다. 향후 포지션 경쟁자 데데의 복귀가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나 그러기엔 이영표에 대한 위르겐 클롭 감독의 신임이 너무도 두텁다.


[사진=박주영 ⓒAS모나코 구단 공식 홈페이지, 이영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구단 공식 홈페이지]



안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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