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12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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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이기고자 하는 의지가 돋보인 준PO

기사입력 2008.10.12 11:16 / 기사수정 2008.10.12 11:16

김도광 기자

[엑스포츠뉴스=김도광 기자] 포스트시즌은 페넌트 레이스와 달라야 한다.

126경기를 치르는 정규 시즌에서는 한 경기에 패하더라도 다음 경기를 기약할 수 있지만 매 경기가 결승과 같은 포스트시즌은 그럴 수가 없다. 모든 경기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응집되어있던 집중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제껏 남겨놓은 것이 있었다면 포스트시즌에서는 아끼지 말고 쏟아내야 한다. 단지 한 경기에서 이기고 지는 문제가 아니라 승리를 향한 집념과 그에 대한 열망을 표출해야 한다는 말이다.

팬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정규리그 126경기에 이어 보너스로 한 경기를 더 보고자 야구장을 찾는 것이 아니다. 페넌트 레이스를 통해 쌓은 실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정규리그보다 훨씬 성숙해진 플레이가 보고 싶기에 경기장을 찾는 것이다. 기꺼이 환호를 보내줄 수도 있고 마음껏 박수를 쳐줄 수도 있다.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언제나 아름답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롯데와 삼성이 대구에서 펼쳤던 준플레이오프 3차전은 명승부로 기억할 만하다.

두 팀이 보여준 경기내용은 한국시리즈가 부럽지 않을 정도였다. 그야말로 서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준 한판이었다고 할 수 있다. 물고 물리는 접전이 펼쳐졌고 역전에 역전이 이어졌던 혼전이 전개되었다. 2연패로 벼랑 끝에 몰린 롯데도 혼신의 힘을 다했고 2연승으로 1승만 남겨두었던 삼성도 최선을 다했다. 팬이 원하는 경기를 보여준 것이다.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5전 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가 막을 내렸다는 점이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였다. 대부분 롯데의 우세를 점쳤고 4차전까지 이어지리라는 의견이었다.

그러나 롯데는 야구를 즐겼을지는 몰라도 포스트시즌을 대비하지는 못했다. 첫날부터 너무 일찍 무너졌고 일어서지 못했다. 송승준과 손민한, 장원준으로 이어졌던 팀 내 최다승(12승) 투수들을 차례로 내세웠지만 삼성의 호기를 당해내지 못했다. 2차전과 3차전을 통해서 가능성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너무 늦었다. 준플레이오프는 3차전을 마지막으로 끝이 났기 때문이다. 1차전만 제외하고 보면 롯데가 못한 것이 아니라 삼성이 더 잘한 경기였다.

삼성은 첫날부터 집중력을 발휘했고 대단한 폭발력을 보여주었다. 시즌 내내 쌓아두었던 무엇인가가 한꺼번에 터졌던 것이다. 역대 최하 전력이라는 비난은 물론이고 굴욕적인 기록도 이어졌다. 시즌을 포기하고 내년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고 선동열 감독의 능력에 대한 회의도 고개를 들었다. 그런 삼성이 일을 냈다.

상대전적은 물론이고 팀타율과 방어율 등 대부분의 기록에서 뒤져있었지만 매 경기 집중력을 발휘했기에 뜻밖의 결실을 이루어낸 것이다. 삼성 선수들은 포스트시즌에서의 각자의 역할을 잘 알고 있었다. 이것을 경험의 차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집념의 차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삼성이 이기고자 하는 의지가 더 강했던 것이다.

이제 준플레이오프는 끝났다. 돌아오는 목요일부터는 두산과 삼성의 플레이오프가 시작될 것이다. 롯데와 삼성의 경기가 그랬듯이 이번에도 집중력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다. 두산은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삼성이 2년 만에 정상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인가.

곰과 사자의 신명나는 한판이 벌써 기대되는 이유다.



김도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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