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12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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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나 '보안관'②] '기장 로다주' 이성민이 그리는 정의로운 아재

기사입력 2017.05.03 11:15 / 기사수정 2017.05.03 11:07

박소현 기자

[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보안관'에는 어쩌면 우리가 바라는 아재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조금 막무가내거나 투박하더라도 정의로운 '동네 아재' 말이다. 

최근 인터뷰를 위해 만난 이성민은 "소소하고 건강하게 웃음을 주는 영화"라고 '보안관'을 규정했다. 단순히 코미디만을 표방하고 촬영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물론 웃음을 유발하는 포인트들은 분명히 있다.

그는 "관객들을 웃긴다는 것은 진짜 예측 못하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가 예상했던 웃음 포인트와는 다소 다른 곳에서 웃음이 터져나오는 것을 보고 그는 신기하기도 하고 안도하기도 했다. 관객들이 박장대소 하지 않더라도 몇 차례 웃음을 터뜨린 것으로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웃기고, 재밌는 만화책을 볼 때 웃는 것처럼 관객들이 편하게 '보안관'을 지켜봐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성민은 "'보안관'에는 건강한 중년의 희망이 있다. '아빠는 아직 살아있다'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구릿빛 피부에 의리와 정, 정의를 쫓는 부산 아재들이 모티브가 된 '보안관'을 통해 중년에 힘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것.

실제 중년인 이성민에게도 '보안관'은 위로가 됐다. 딸이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팬인 것을 보고, 스스로를 기장의 '로다주'라고 생각하고 임했다. 

극에서 이성민이 맡은 대호는 외지에서 온 사업가 종진(조진웅)을 사사건건 의심한다. 동네 주민에게 입 안의 혀처럼 굴며 다가가는 종진 덕분에 대호는 오히려 점점 소외당한다. 과잉 수사로 면직되었을지언정 정의롭게 살아온 대호 곁엔 몇 사람 남지 않는다. 


이성민은 "영화 속 기장 주민들의 모습에서 우리를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는 그렇게 살아온 사람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현 대통령이 구속되는 사건을 보면서 느낀 배신감, 진실 이런 것은 주민들이 극 중 인물의 본모습을 봤을 때의 모습과 비슷하지 않을까"라고 자신이 생각하는 함의도 털어놨다. 

물론 사회 풍자를 위한 영화는 아니다. 어디까지나 오락영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성민은 "영화 속 대사가 와닿는 게 있었다"며 묘하게 극 중 악역의 태도에게서 현재를 보았다고 설명했다. 국민들이 거기에 현혹된 것 같았다는 것. 영화 속에서 흑백을 논하는 대사에 대해서도 이성민은 "까만색을 한 놈인데 흰 색인것처럼 한다고해서 속아 넘어가면 안된다. 작금의 사태가 벌어져 세상에 드러났지만 '속지말자'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척'하는 사람들에게 속아왔던 지금을 묘하게 떠올리게 하는 구석이 있다는 것이다. 

이성민의 말대로 '보안관'은 겉으로는 유쾌하고 건강한 영화지만 곱씹으면 묘하게 무엇인가가 느껴진다. 장미대선을 앞둔 지금 '보안관'은 그래서 더욱 의미있는 듯 하다. 3일 개봉.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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