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143분 동안 정직하게 달려간다. 그리고 그 안에서 경쾌한 리듬감을 잃지 않는다. 2016년 극장가 대미를 장식할 영화 '마스터'(감독 조의석)가 21일 개봉해 관객들을 찾는다.
배우 이병헌, 강동원, 김우빈, 엄지원, 진경, 오달수 등 화려한 출연진이 전하는 연기 시너지가 스크린을 채운다. 너무 무겁지도, 또 가볍지도 않게 다가가는 선과 악의 명확한 구도는 스토리에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원네트워크의 회장 진현필(이병헌 분)은 조 단위의 사기 사건을 벌이는 희대의 사기범. 경찰청 지능범죄수사팀장 김재명(강동원)은 진현필과 그 배후세력들을 쫓는다. 타고난 브레인인 원네트워크 전산실장 박장군(김우빈)은 진현필과 김재명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쓴다.
진현필은 "평생 고생해도 흙수저 인생인 인간들, 달콤한 꿈이라도 꾸게 해주고 싶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뼛속까지 뻔뻔한 사기꾼의 면모를 보여준다. 여기에 영국 수상 처칠의 일화를 들려주며 자신이 하는 일이 어떤 사사로운 이유나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김재명이 만드는 대립구도가 큰 축이다. 여기에 속내를 알 수 없는 박장군의 감정을 따라가는 것까지, 인물들의 관계를 살펴보는 흥미가 있다.
100억 원이 투입된 대작답게 '마스터'는 등장인물 외에도 화려한 볼거리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극 후반부의 주요 무대가 되는 필리핀이 그 중심으로, 액션과 카체이싱, 총격신 등 남다른 스케일의 액션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한국 영화 최초로 필리핀 존스 브릿지를 전면 통제해 촬영한 하이라이트 추격신은 영화의 백미다.
액션의 리얼함에 이어 '마스터'를 보면서 현실과 맞닿아있는 지점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다. 감독과 배우들은 "힘든 현실이지만, 관객들에게 조금이나마 휴식을 주고 카타르시스를 드리려고 한 지점이 있다"고 일제히 입을 모으기도 했다. 이미 영화 같은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 대중이기에, '마스터'가 보여주고자 하는 결말에 있어 보는 이들이 느낄 감정은 다소 갈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43분 러닝타임의 마지막은 김우빈과 이병헌의 쿠키영상으로 장식된다. 범죄오락액션이라는 장르적 재미에 충실한 보너스 같은 마무리까지, 연말 기대작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기에 무리가 없다.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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