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남자배구 OK저축은행이 삼성화재에 이어 현대캐피탈까지 제압했다. V리그를 대표하는 두 명가를 잡아낸 OK저축은행이 챔피언결정전 2연패를 달성했다.
김세진 감독이 이끄는 OK저축은행은 24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16시즌 V리그 챔프전 4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1(25-23, 25-15, 19-25, 25-23)로 제압했다. 1,2차전 승리로 챔프전 정상에 눈 앞에 뒀던 OK저축은행은 3차전을 내줬지만, 4차전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홈코트에서 우승 축포를 터트렸다.
창단 3년 만에 V리그를 평정한 OK저축은행이다. 2013년 V리그에 처음 발을 들여놓았을 때는 6위에 그치며 한계를 절감했다. 송명근과 송희채, 이민규와 같은 장래가 밝은 대학선수들을 다수 데려오는 데 성공했지만 하나로 꿰지 못했다. 더구나 김세진 감독도 지도자 초년생의 고충을 겪으면서 첫 시즌은 초보티를 확실히 낸 OK저축은행이다.
패기의 장점은 멋모르고 달려들 수 있는 힘이다. 한 차례 경험이 생기자 패기는 무서워졌다. 지난 시즌 세계적인 명성의 센터 시몬을 영입하면서 부족한 한 부분을 채운 OK저축은행은 상승세를 타면서 V리그 7연패로 천하를 호령하던 삼성화재 시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무모해 보였다. 지난 시즌까지 삼성화재는 엄살을 부리면서도 여전히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정상을 놓치지 않던 하나의 제국이었다. 패기로 활활 타오른 OK저축은행의 상승세도 어렵지 않겠냐는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을 180도 벗어났다. OK저축은행은 고작 3경기 만에 삼성화재를 무너뜨리며 기적의 우승을 달성했다. 3연승을 하는 동안 삼성화재에 내준 세트는 고작 1세트였을 만큼 완벽한 우승이었다. 챔프가 되고 김세진 감독은 "이제 시작"이라고 OK저축은행의 시대를 펼쳐나갔 것을 예고했다.
김 감독의 예언은 사실이 됐다. 시즌 개막 직전까지 시몬의 몸상태가 좋지 않아 대체 외국인 선수를 알아볼 만큼 좋지 않은 상황에 내몰리기도 한 OK저축은행이지만 시몬이 투혼을 발휘해 경기를 소화하면서 초반부터 승수를 올린 접근법이 성공했다. 비록 후반부에 현대캐피탈에 흐름을 내주며 정규리그 우승에 실패했지만 포스트시즌에 유독 강한 면모를 앞세워 올 시즌도 챔프전 트로피를 품으면서 자신들의 시대가 열렸음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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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