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야구팀] 2015시즌 ‘흥행 돌풍’으로 대표되는 곳은 바로 대전이다. 1만3000석 규모의 한화생명이글스파크는 8월까지 총 15차례 매진을 기록했다. 제2구장인 청주까지 합하면 16차례다. 관중석 규모가 크진 않지만, 관중점유율은 70%에 이른다. ‘마약야구’, ‘마리한화’라는 별칭까지 얻으며 올 시즌 흥행을 책임진 구단 다운 기록이다. 평균관중은 9129명을 기록했다. 경기력 외에 구단의 노력도 흥행 돌풍에 큰 몫을 했다. 한화는 2012년부터 매년 점진적으로 홈 구장을 리모델링해서 종전의 노후한 구장을 팬 친화적인 경기장으로 바꿨다.
올해 흥행에서 또 주목할 만한 팀은 신생팀 kt다. 비록 성적은 최하위에 불과하지만, 지난 8월27일 역대 신생팀 홈관중 신기록(52만8750명)을 찍었다. kt는 과거 현대가 사용했던 수원구장을 310억 여 원을 들여 리모델링했다. 라커룸과 더그아웃을 메이저리그 수준으로 고쳐놨고, 각종 편의시설을 추가했다. 구장 먹거리는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를 최소화하고 지역 업체들 위주로 편성하는 등 연고지 밀착에도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또 다른 통신사 모기업팀 SK도 세심한 마케팅으로 유명하다. SK는 올 시즌 경기장 외의 관중 편의까지 고려한 마케팅으로 박수를 받았다. 바로 주차 시스템 재편이다. 보통 주말의 경우 야구장을 찾은 관중이 4000대 가까이 차를 주차시키는데, 이 차들이 경기 후 한꺼번에 빠져나가면 출차에만 1시간 이상이 걸려 관중 입장에선 대단히 불편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SK 구단 직원과 전문 업체, 지역 경찰까지 협조해 수천 대의 차량이 분산해서 빠져나가도록 동선을 조정했다. 현재 SK 홈경기를 본 관중이 차를 몰고 경기장을 완전히 빠져나가는 데는 과거에 비해 시간이 절반 가량(30~35분)으로 줄어들었다.
KIA의 경우 종전 무등구장에서 2014년부터 현재의 광주KIA챔피언스필드를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구장을 이용한 마케팅에서 가장 어려움을 호소하는 팀은 잠실을 홈으로 공유하는 두산과 LG다. 잠실구장의 경우 홈팀의 광고권이 없고, 구장 광고권을 서울시가 갖고 있다. 서울시는 2014년부터 3년간의 잠실구장 광고권을 낙찰된 광고업체에 줬다. 두산과 LG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광고권 없이 잠실구장 사용료만 서울시에 연간 25억5000만원을 내면서 구장 운영을 위수탁받는 계약을 했다.
잠실구장의 시설 개보수는 서울시의 예산으로 이뤄지지만, 서울시가 주체가 되다 보니 전면적인 리모델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실무자들의 이야기다. 예를 들어 좌석을 교체할 때도 네이비석, 탁자석, 그린석 등으로 매년 단계적 개보수가 이뤄진다. 구단이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구장을 개보수할 때는 모두 기부채납 형식으로 진행된다. 한마디로, 구단이 자신들의 돈을 들여 구장을 고칠 수는 있지만, 그 결과물은 모두 서울시 소유가 된다는 뜻이다.
잠실 외의 구단은 모두 광고권을 보유하고 있다. SK의 경우 지자체와 ‘포괄적 위수탁’ 계약을 했고, SK가 광고 혹은 편의시설 임대로 이윤을 내면 일정 비율로 지자체와 나누는 것으로 합의했다. 넥센은 일정 비용을 내고 목동구장의 광고권과 매점운영권을 가져갔다. kt는 수원시로부터 구장을 무상임대 받았다.
구단으로선 직접 선수를 팔아서 얻는 수익 외엔 경기장을 활용해서 마케팅을 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야구장은 프로야구의 중요한 요소다. SK 문학사업팀 맹민호 매니저는 "현재 프로야구가 산업적 측면에서 성장 정체 시기다"라며 "야구 산업뿐만 아니라 그 외에서 신규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까지 고안돼야 한다"고 말했다.
baseball@xportsnews.com /그래픽 ⓒ 박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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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프로야구, 야구장①] 기록으로 비교해 본 9개 구장
[2015년 프로야구, 야구장②] 아듀, 목동구장-대구구장
이은경 기자 ky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