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희찬 기자]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는 막내 구단 kt가 새롭게 합류하면서 꿈에 그리던 사상 첫 10구단 체제로의 시작을 알리며 많은 팬들의 관심과 기대 속에 화려한 막을 올렸다.
이후 3개월 정도 지난 지금, KBO 리그는 1위 삼성부터 5위 한화까지 5.5게임차에 불과할 만큼 접전을 펼치며 치열한 순위싸움 중이다. 극적인 명승부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역사의 순간들 또한 탄생했다.
그 중에서도 전반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KBO 리그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연 이승엽의 400홈런을 꼽을 수 있다. 이승엽은 6월 3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롯데 선발 구승민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기는 120m 짜리 홈런을 터뜨리며 KBO 리그 첫 400홈런과 함께 11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동시에 달성했다. KBO 리그 홈런 역사의 산 증인인 이승엽은 그 후 5개의 홈런을 더 추가해 현재 통산 405홈런으로 통산 홈런 수를 계속해서 늘려나가고 있다. 통산 3,400루타 또한 2번째로 달성하면서 팀 선배이자 '기록의 사나이' 양준혁의 통산 최다 루타(3879루타)에도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
이승엽이 이끌어 온 삼성 또한 팀 기록의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 삼성은 지난 5월 21일 잠실 두산전에서 구자욱이 만들어낸 홈런으로 최초의 팀 통산 4000홈런 고지에 올라섰고 그 밖에도 통산 3만7000안타, 5만7000루타, 1만9000타점 등을 모두 최초로 달성하며 전통의 강팀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올 시즌에는 이승엽을 비롯한 노장 선수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포수에서 지명타자로 변신, 화려한 선수생활의 2막을 보내고 있는 홍성흔은 6월 14일 잠실 NC전에서 역대 5번째이자 우타자 최초로 2000안타를 달성했고, 리그를 대표하는 또 다른 우타자인 NC 이호준은 6월 18일 수원 kt전에서 39세 4개월 10일의 최고령 기록으로 8번째 300홈런을 달성하는 등 전성기에 버금가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NC의 타선을 이호준이 이끌었다면 마운드는 손민한이 지켜냈다. 올 시즌 선발투수로 복귀한 손민한은 6월 24일 마산 KIA전에서 40세 5개월 22일의 최고령 기록으로 13번째 120승을 달성하며 2008년 이후 7년 만에 시즌 10승을 노리고 있다. 노장 투수의 활약은 불펜에서도 이어졌다. 지난해 삼성의 수호신으로 돌아온 임창용은 3월 31일 수원 kt전에서 역대 4번째로 200세이브 고지를 정복하였으며 5월 25일 광주 KIA전에서는 15번째로 600경기에 출장하는 등 올 해도 변함없이 삼성의 뒷문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승엽의 뒤를 잇는 차세대 거포 넥센 박병호는 전반기 마지막 경기가 열린 7월 16일 포항 삼성전에서 시즌 30번째 홈런을 터뜨리며 2012년 이후 4년 연속 30홈런을 기록했다. 이승엽, 우즈(두산)에 이은 역대 3번째 기록이다. 더욱 특이한 점은 박병호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전반기에 30홈런을 달성했다는 것이다. 역대 그 어떤 거포들도 이룬 적이 없는 최초의 기록이다. KBO 리그에서 전에 없던 진기록이 전반기 마지막 날을 장식했다.
임창용과 함께 삼성의 불펜을 두텁게 지키고 있는 안지만은 중간투수로서 홀드 기록의 신기원을 열고 있다. 지난해 류택현(LG)의 최다홀드 기록을 경신했던 안지만은 6월 2일 포항 롯데전에서 최초로 150홀드를 달성하였으며, 올 시즌 14번째 등판 경기였던 4월 30일 대구 LG 전에서 최소경기 10홀드 신기록, 시즌 34번째 등판경기였던 7월 5일 대구 LG전에서 최소경기 20홀드 신기록을 연이어 세우며 홀드 기록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가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은 올 해 더욱 돋보였다. NC 테임즈는 4월 9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했다. 첫 타석에서 당겨쳐서 우전 2루타, 두 번째 타석에서는 밀어쳐서 좌중간 2루타를 치며 타격감을 조율한 테임즈는 세번째 타석에서 우월홈런, 네번재 타석에서 우전안타를 기록한데 이어 마침내 마지막 타석에서 우익선상의 3루타를 만들어내며 역대 17번째, 외국인 선수로는 두 번째 사이클링히트를 만들어냈다.
테임즈가 사이클링히트를 친 그 날 잠실구장에서는 두산 마야가 노히트노런을 달성하는 진기록도 나왔다. 지난해 NC 찰리에 이어 2년 연속 노히트노런이 기록되었다. 9이닝 동안 단 3개의 볼넷 만을 허용하고 KBO 리그 최고의 화력을 자랑하는 넥센의 강타선을 잠재운 마야는 KBO 리그 역대 12번째, 외국인 선수로는 두 번째 노히트노런의 주인공이 되었다. 이로써 두 외국인 선수는 KBO 리그에서 동일 날짜에 사이클링히트와 노히트노런을 동시 달성한 최초의 선수들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이 밖에도 올 시즌 4년 만에 KBO 리그에 복귀하여 한화의 돌풍을 이끌고 있는 김성근 감독은 6월 28일 문학 SK전에서 역대 2번째로 감독 통산 2,400경기에 출장하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으며, KIA 이범호는 올 시즌 2개의 만루홈런을 더해 통산 12개로 은퇴한 심정수(삼성)와 함께 KBO 리그 최고의 만루 사나이가 되었다. 형제가 함께 KBO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LG 나성용과 NC 나성범은 6월 2일 마산 경기에서 만나 동시에 홈런을 달성하며 형제간에 물러설 수 없는 승부를 벌였다. 한 경기 형제 동시 홈런은 역대 2번째이며, 서로 상대팀으로 만나 홈런을 쳐낸 경우는 최초이다.
이처럼 형제마저 물러설 수 없게 만드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2015 KBO 리그는 매 경기 접전이 벌어지면서 끝내기 기록 또한 여느 해보다 풍성하게 나왔다. 목동구장에서 펼쳐진 개막전에서 넥센 서건창이 역대 3번째 개막전 끝내기 홈런으로 승부를 결정지은 후 현재까지 KBO 리그에서는 39번의 끝내기 승부가 나왔다.
그 중에서도 KIA 이홍구는 4월 23일 광주 롯데전에서 역대 17번째 끝내기 밀어내기 몸에 맞는 공을 얻어내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무더운 여름 타오르는 태양만큼이나 치열한 승부가 지속되었던 KBO 리그는 잠시 4일간의 휴식에 들어간다. 전반기 메르스 여파로 주춤했던 관중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419경기에서 총 433만6189명의 관중이 KBO 리그를 찾아왔다. 남은 후반기에서 사상 첫 800만 관중을 돌파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또 다른 관심사인 가운데 각 팀과 선수들은 전열을 재정비해 최종 종착지를 향한 또 다른 승부를 준비할 것이다. KBO 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10구단 체제의 첫 시즌, 마지막에 웃을 수 있는 팀은 어디일지, 그 과정에서 만들어질 새로운 기록의 주인공들은 누가될지 2015 KBO 리그의 후반기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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