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영진 기자] '정치를 연애처럼, 연애를 정치처럼' SBS 새 수목드라마 '내 연애의 모든 것(이하 내연모)'의 슬로건이다. 그런데 이 드라마 참 똑똑하게 시작을 알렸다.
4일 오후 첫 방송된 '내연모'(극본 권기영, 연출 손정현)에서는 정치도'연애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지만 '어려운 정치'와 '쉬운 연애'에 대해 똑똑하게 다뤘다.
보수정당 대한국당의 김수영(신하균 분)은 토론회에서 한 방청객에게 받은 정치 이데올로기에 대한 질문에 "좌파냐고요? 우파냐고요? 왔다갔다파입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대답할 가치조차 없는 질문이라고 했지만 굳이 이렇게 대답했다.
특히 김수영은 "흑백논리와 이분법에 사로잡혀서, 하루가 멀다 하고 지들이 옳다 하고 싸워댑니다. 이런 정치인을 뽑아놓은 건 멍청한 국민들입니다" 라고 자신의 캐릭터를 알렸다. 어느 당의 소속이라는 것을 강조하기보다 다른 곳에 초점을 맞췄다. 김수영의 캐릭터를 한 문장으로 보여준 똑똑한 대사이기도 했다.
보수정당의 김수영과 진보정당인 녹색정의당의 노민영(이민정)은 철저하게 대립구도를 이룬다. 정당에 대해 "똥물이나 구정물이나"라고 말하며 의원직 사퇴를 앞둔 김수영과 "행복은 수치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변화의 주체는 바로 여러분(국민)이다"라며 정치의 혁신을 꿈꾸는 노민영의 생각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물론 이런 노민영의 말에 김수영은 "오그라든다"며 코웃음을 치기도 했다.
대한국당과 녹색정의당은 언론법 법안의 국회통과를 두고 갈등이 일어났다. 대한국당이 녹색정의당 몰래 245호 회의실로 집결을 약속했지만 이는 곧 들키고 말았다. 결국 김수영이 혼자 회의실에 나타났고 이를 접한 녹생정의당 관계자들은 각종 도구를 들고 회의실 앞으로 향했다. 소화기를 들고 나타난 노민영은 갑자기 열린 문에 김수영의 머리를 소화기로 치고 말았다. 정치의 혁신을 꿈꾸던 국회의원이 본의 아니게 폭력을 행사한 것이다.
이 사이에 언론법은 국회를 통과했다. 노민영은 김수영의 머리를 소화기로 친 것에 대해 불가피한 폭력이었다고 애써 자신을 위로했다. 그러나 조카 보리(전민서)가 학교에서 폭력을 행사하고 온 것을 보고 회의감에 빠졌다. 노민영은 김수영에게 화해를 구하기 위해 병원을 찾아갔지만 언론에서 다뤄진 것과 다르게 너무나 멀쩡한 김수영의 모습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이어 둘에게는 작은 실랑이가 벌어졌고, 결국 셔츠 단추가 다 뜯어진 김수영의 가슴팍에 노민영이 입을 맞추며 끝을 맞이했다.
'정치'와 '연애'가 만난다는 독특한 소재와 뻔뻔한 역할을 매끄럽게 소화하는 신하균,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강한 여성상의 이민정이 만났다. 정치와 연애에 그치지 않고 그 정치를 바라보는 정치인의 가족, 정치인을 따라다니며 기삿거리를 찾아다니는 기자 안희선(한채아 분), 조카가 정치인인 것이 못마땅한 노민영의 이모 나영숙(김혜옥 분), 그리고 노민영에게 감정적으로 영향을 주는 조카 송보리도 있다.
로맨틱 코미디를 바탕으로 정치라는 소재를 접목시킨 드라마가 '똑똑한' 전개를 이어갔다. '내연모'는 여당도 야당도 국민도 아닌 시선으로 시작했다. 논란의 불씨를 애초부터 없앤 똑똑한 시작이었다. 그래서 이 똑똑한 시작 속에 두 주인공의 연애 이야기 역시 더욱 흥미진진해질 것이라는 기대도 하게 됐다. 사상도, 생각도, 태도도 모두 대립을 이루는 김수영과 노민영의 변화가 첫 시작 만큼 똑똑하게 이어질 수 있을까. 앞으로 지켜볼 만한 '내연모'였다.
김영진 기자 muri@xportsnews.com
[사진 = 내 연애의 모든 것 ⓒ SBS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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