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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참가 vs 보이콧’…日 야구 어떻게 돼나

기사입력 2012.06.26 10:40 / 기사수정 2012.06.26 10:40

서영원 기자


[엑스포츠뉴스=서영원 기자] 온 국민에게 감동을 선사했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2013 WBC는 참가국 확대, 예선라운드 도입으로 지난 2번의 대회보다 규모가 커질 전망이다.

현재 WBC를 주관하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예선과 본선 라운드 일정을 기획 중이며 조만간 세부사항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속한 아시아는 11월 대만, 필리핀 등이 포함된 예선을 거쳐 내년 3월 일본 도쿄돔서 본선 라운드를 진행할 예정이다. 본선 라운드에는 한국, 일본, 중국의 진출이 확정된 상태다.

본선라운드를 거친 2팀은 미국에서 열리는 결선 라운드에 진출하게 된다. WBC는 전 대회와 달리 승점제, 승부치기, 9이닝당 실점률을 적용해 동률 상황을 방지할 예정이다.

WBC의 대회 개요는 세부화되고 있지만 걸리는 부분이 있다. 바로 일본이다. 일본은 본선라운드 개최지지만 대회 참가를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현재 일본은 프로야구 선수회가 WBC의 수익 분배금 문제로 보이콧을 선언한 상태다. 일본프로야구기구(NPB)는 ‘잠정적 참가’라는 이름을 내걸고 대표팀 구성 및 운영 계획을 짜고 있다.

선수회와 NPB 간에 몇 번의 대화가 오갔지만 큰 소득은 없었다. 현재 WBC 참가 논란을 둔 일본 야구의 상황을 살펴봤다.

 NPB “참가에 큰 문제가 없을 것”

지금 선수회와 WBC 사이에 끼어있는 NPB의 입장은 난처하다. NPB는 WBC와는 대회 참가를 전제로 협력사항을 점검하고 있다. 선수회와는 참가를 종용하는 쪽으로 대화의 창구를 열어나가고 있다. WBC에서 수익분배금이 적다면 대표팀 자체 스폰서로 선수들의 수익을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NPB는 ‘포커페이스’로 WBC를 대비 중이지만 내막은 다르다. NPB는 “프로선수는 WBC 출전이 의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NPB는 최근 일본프로선수 계약 조항을 예로 들어 선수회를 압박하고 있다.

일본프로선수 계약에는 다음과 같은 조항이 있다. “선수는 구단 교육, 비공식 경기, 올스타 경기, NPB가 인정한 대표팀이 참가하는 경기에 출전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NPB가 인정하는 대표팀은 두 가지다. 올림픽야구와 WBC다. 올림픽팀은 전일본야구협회 주관이다. NPB는 올림픽팀을 2004 아테네올림픽부터 공식 인정했다. WBC는 순수 NPB 주도로 이뤄진 대표팀이다. 두 대표팀의 성격이 다르지만 NPB가 인정하는 대표팀 범주에 포함된다.

NPB는 직접적인 압박은 하지 않지만 언론을 통해 선수회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일본의 스포츠 잡지 ‘스포츠 그래픽’은 “WBC가 열리는 3월은 엄연한 계약기간이다. 이에 불응한다면 징계 가능성도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계약 불이행으로 손해배상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이전 대회에선 차출 거부사태가 있었다. 하지만 12개 구단의 손해를 공정하고 최소화 시켜야한다는 뜻에 계약 위반까지 내세우진 않았다. NPB는 선수회와 대화의 창을 열고 있다. 하지만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다면 ‘에이스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선수회, 젊은선수 vs 노장선수

선수회는 표면적으론 보이콧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선수회의 의견도 하나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바로 젊은 선수와 노장들의 의견 차다.

일본 유명 칼럼리스트 야스시 와시다는 “선수간 의견차가 있는지 몰랐다”다고 운을 뗀 뒤, 자신이 들은 이야기를 언급했다. “가능하다면 국기를 달고 메이저리그 구장에 서고 싶다더라. 선수회 의견도 하나가 아니다”라며 선수회간 의견 차를 짐작케 했다.

노장들의 의견은 어떨까. 선수 회장인 아라이 다카히로(한신 타이거즈)는 “불합리한 조건, 일본의 야구 발전, 야구의 국제대회 활성화를 위해선 나설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젊은 선수는 더 큰 무대를 위해, 노장 선수는 책임의식으로 WBC를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노장들의 주장이 점차 약해지고 있다. 선수회는 각 구단 대표 회장들이 참석한다. 이들 중 내년 WBC 참가가 예상되는 선수는 드물다. 일본은 마에다 켄타(히로시마 도요카프), 다나카 마사히로(라쿠텐 골든이글스) 등 어린 선수들로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노장 선수들의 입김이 줄어 들 수밖에 없다. 정작 참가와 거리가 먼 선수들이 성을 내는 것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젊은 선수와 노장간 직접적인 마찰은 없다. 하지만 언론을 통해 선수회 의견도 하나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일본의 WBC 참가 문제는 '참가 vs 보이콧' 대결 뿐만 아니라 그 외적인 다양한 갈등도 존재하고 있다. 

[사진 = 일본 돔구장 ⓒ 엑스포츠뉴스DB]


서영원 기자 schneider19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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