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부터 2017년까지 두산 베어스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가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과 KT 위즈와의 팀 간 16차전에 앞서 시구자로 나섰다. 니퍼트는 이날 게임 종료 후 KBO리그에서 뛰었던 외국인 선수로는 최초로 은퇴식을 진행한다. 사진 고아라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니느님' 더스틴 니퍼트의 은퇴식을 함께하기 위한 팬들의 열정은 뜨거웠다. 니퍼트는 선수 시절 자신이 가장 빛났던 장소 잠실야구장에서 7년 만에 만원 관중의 함성을 등에 업고 마운드에 오른다.
두산 구단은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팀 간 16차전에서 니퍼트의 은퇴식을 진행한다.
니퍼트는 경기 시작 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13년 전 미국을 떠나 한국(두산)에 왔던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두산 유니폼을 입고 은퇴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니퍼트는 긴 설명이 필요 없는 KBO리그의 역사다. 지난 2011년 두산 베어스와 계약하며 한국 야구에 도전한 것을 시작으로 2018 시즌까지 8년간 214경기에서 102승 51패 1홀드, 평균자책점 3.59를 기록했다. 역대 최장수 외국인 선수인 동시에 유일한 100승-1000탈삼진까지 달성했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두산 베어스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가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과 KT 위즈와의 팀 간 16차전에 앞서 시구자로 나섰다. 니퍼트는 이날 게임 종료 후 KBO리그에서 뛰었던 외국인 선수로는 최초로 은퇴식을 진행한다. 사진 고아라 기자
니퍼트는 2015 시즌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두산을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려놨다. 2016 시즌에는 22승 3패,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하며 팀의 통합우승을 견인했다. 정규시즌 최우수 선수(MVP),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거머쥐면서 커리어 최고의 순간을 만들었다.
니퍼트는 뛰어난 기량뿐 아니라 언제나 팀을 먼저 생각하는 워크 에식, 사회공헌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들이 더해져 팬들로부터 니퍼트와 하느님을 합친 '니느님'이라는 영광스러운 별명을 얻기도 했다.
니퍼트는 2018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 후 '빅드림 유소년 야구단'을 운영하며 육성에 힘쓰고 있다. 이 밖에도 JTBC 야구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 등 다양한 방송에서도 활약 중이다.
두산은 니퍼트를 위해 성대한 은퇴식을 준비했다. KBO리그에서 뛰었던 외국인 선수가 은퇴식을 치르는 건 1998년 제도 도입 이후 니퍼트가 처음이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두산 베어스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가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과 KT 위즈와의 팀 간 16차전에 앞서 시구자로 나섰다. 니퍼트는 이날 게임 종료 후 KBO리그에서 뛰었던 외국인 선수로는 최초로 은퇴식을 진행한다. 사진 고아라 기자
두산은 은퇴식 테마를 'REMEMBER THE ACE'로 정했다. 니퍼트가 팬들에게 영원한 에이스로 기억될 것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니퍼트는 경기에 앞서 팬 사인회를 진행하고 시구에도 나선다. 1회초 두산의 수비가 끝난 뒤에는 자신의 상징과도 같은 '공수교대 시 선수단 하이파이브'를 재현한다. 또한 경기 종료 후 니퍼트의 편지 낭독 세리머니 등도 이어질 예정이다.
니퍼트의 은퇴식을 함께하기 위한 팬들의 열정은 상상 이상이었다. 두산은 사전공모를 통해 사전 팬 사인회에서 니퍼트와 만날 수 있는 팬 70명을 선정했다. 다른 선수의 은퇴식 때보다 20~30명 더 많은 인원이 참석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응모 인원이 예상보다 더 많이 몰렸다.
입장권도 일찌감치 동이 났다. 경기 개시 1시간 17분 전인 오후 3시 43분 잠실야구장 2만 3750석이 남김없이 팔렸다. 두산의 2024 시즌 24번째 매진이다.
한편 두산은 KBO가 지난 2021년부터 시행 중인 은퇴 선수의 은퇴식을 위한 특별 엔트리 제도에 따라 이날 하루 다시 두산 선수로 옛 동료들과 함께 더그아웃에서 호흡한다.
관심이 쏠리는 건 니퍼트의 등판 여부다. 니퍼트는 두산 유니폼을 입고 잠실 마운드에서 공을 뿌리는 걸 원하고 있다. 은퇴한 지 6년이 흘렀지만 충분히 한 타자를 상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친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두산 베어스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가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과 KT 위즈와의 팀 간 16차전에 앞서 시구자로 나섰다. 니퍼트는 이날 게임 종료 후 KBO리그에서 뛰었던 외국인 선수로는 최초로 은퇴식을 진행한다. 사진 고아라 기자
니퍼트는 '최강야구'에 출연해 아마추어 선수들과 대결에서 여전히 150km 초반대 강속구를 뿌려 화제를 모았다. 최근에는 현역 시절과 비슷한 루틴을 가지고 컨디션을 유지 중이기 때문에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는 몸 상태는 갖춰져 있는 상태다.
니퍼트는 "올해 내 나이가 만으로 43살이다. 현역 시절 전성기 때와 비교하면 육체적으로는 당연히 선수로 던지던 시절에 비해 부족하다"라면서도 "실력과 힘을 떨어졌지만 타자를 상대하는 스마트한 부분은 살아 있다. 영리하게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또 "등판 준비를 특별하게 하지는 않았다. '최강야구'에 출연하면서 게임도 나가고 있고 선수 때와 똑같은 루틴으로 불펜 피칭을 하고 몸 관리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니퍼트의 등판 여부는 두산이 어떻게 게임을 풀어가느냐에 달려 있다. 두산은 현재 시즌 65승 66패 2무로 4위 KT(67승 65패 2무)에 1.5경기 차 뒤진 5위를 달리고 있다. 4위 탈환을 위해 1승이 절실한 상황이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두산이 큰 점수 차로 리드하고 있는 상태에서 니퍼트가 마운드에 오르는 것이다. 두산은 일단 5회초까지 KT에게 2-1로 앞서가고 있다.
사진=잠실, 고아라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