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 = 김영민기자] 미국에는 사이영상. 그렇다면 한국에는 최동원상? 선동열상?
최근 한 시대를 풍미한 대투수 최동원이 운명을 달리하면서 한시즌 최고의 투수에게 최동원상을 주자는 야구팬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와같은 주장 가운데서 최동원보다 객관적인 데이터에서 앞서는 선동열이 있기에 심각하게 고려해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선동열과 최동원은 그야말로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스타였다. 최근의 류현진, 김광현 그리고 2000년대 초반 정민태, 배영수의 라이벌구도가 있었지만 선동열, 최동원 두 투수에 비하면 그 임팩트는 초라해 보이기 까지 한다.
선동열은 그야말로 기록이면 기록 커리어면 커리어 모두가 놀랍기만 한 선수이다. 85년 해태에 입단한 선동열은 선수로서 6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고 정규시즌 MVP 3회 골든글러브 6회, 9년연속 올스타전 선발투수로 출장하는 대단한 커리어를 남겼다. 또한 8번의 방어율왕 4번의 다승왕 5번의 탈삼진왕 2번의 구원왕을 따내며 그가 따낸 개인 타이틀은 손가락으로 세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그는 통산 11시즌동안 1.2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146승 40패 132세이브를 기록했다. 삼성의 한 외국인 투수는 선동열의 현역시절 기록을 보고 도저히 믿을 수 없다면서 경의를 표하기도 했을 정도이다. 또한 선동열은 포스트시즌에서는 8승 3패 4세이브 2.24의 방어율을 기록했다.
선동열보다는 5년 위인 최동원 역시 80년대 최고의 투수였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엄청난 성적을 거두며 83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한 최동원은 8시즌동안 빠른 직구와 폭포수같은 커브 그리고 다양한 구종으로 타자들을 요리하면서 80년대를 주름잡았다. 특히 84년에는 27승 13패를 기록하고 또한 한국시리즈에서는 7경기중 5경기에 출전하면서 4승을 거두며 엄청난 양과 질의 투구를 보여주면서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최동원은 프로통산 8시즌을 뛰면서 103승 74패 26세이브 2.46의 방어율을 기록했다. 또한 그의 포스트 시즌 기록은 84년 한해동안 기록한 4승 1패 1.80의 방어율이다.
두 선수의 상대전적은 1승 1무 1패이다. 그 중 1무승부를 기록한 1987년 5월 16일 사직에서 벌어진 해태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는 그야말로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최고의 투수전이었다. 이날 최동원은 209개 선동열은 232개를 던지면서 두 투수는 다섯시간동안 한치의 양보없는 명경기를 펼쳤다.
두 투수의 우열논쟁은 또한 한국프로야구사에서 풀리지 않는 문제중 하나이다. 5살 많은 최동원과 선동열의 비교자체가 어려움이 있고 또한 최동원이 아마시절 많은 혹사를 당한점 또한 프로에 와서도 계속되는 연투에 시달린점 또한 선동열이 마무리로 뛴 것 등이 두 투수의 비교를 방해한다. 하지만 우열논쟁은 언제까지나 논쟁으로 계속될 것이다. 이렇다할 정확한 잣대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서 선동열상, 최동원상을 두고 네티즌의 논쟁이 벌어졌다. 최동원이 세상을 떠난 직후라 양측의 논쟁은 그저 점잖게 벌어졌지만 두 투수는 한국프로야구에서 모두 기억해야할 기념해야할 대 투수이다. 이에 일부 네티즌은 정규리그 최고투수에게는 선동열상 포스트시즌 최고의 투수에게는 최동원상을 주는 것이 어떠냐는 절충안 까지 내놓고 있다.
어쨋든 큰별이 우리의 곁을 떠났다. 그가 있어서 한국 프로야구가 발전했고 많은 이들은 그에게서 용기와 추억을 얻었다. 어떠한 방법이건 그를 기념하고 기억해야 한다는 것 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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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故최동원 감독 빈소 선동열 전 삼성감독 ⓒ 엑스포츠뉴스 DB]
김영민 기자 sexydubu0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