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올 시즌 SSG 랜더스 시즌 초반부터 젊은 선수들을 중용하며 성공적인 리모델링을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중이다. 필승조로 거듭난 우완투수 조병현도 그중 한 명이다.
2021년 2차 3라운드 28순위로 SSG에 입단한 조병현은 데뷔 첫 해 3경기 6⅔이닝 평균자책점 8.10으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상무(국군체육부대) 입대 이후 퓨처스리그 경기를 소화하면서 실전 감각을 유지했고, 시즌 개막 전부터 불펜의 한 축을 맡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팀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었던 조병현은 시즌 초반부터 순항을 이어갔다.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자신의 장점인 구위를 앞세워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였으며, 서진용, 노경은과 함께 경기 후반을 책임졌다. 그 결과 46경기 44⅔이닝 3승 3패 10홀드 평균자책점 3.63으로 전반기를 마감하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올스타 휴식기를 맞았다.
24일 오후 부산 동래구 사직야구장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8회말 SSG 조병현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짧은 휴식을 뒤로하고 다시 마운드에 선 조병현은 데뷔 첫 세이브까지 달성했다. 조병현은 지난 11일 문학 SSG전에 구원 등판, ⅔이닝 무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수확했다. 9회초 마무리투수 문승원이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SSG 벤치는 5-4로 앞선 1사 1·2루에서 조병현을 호출했다. 조병현은 박승욱의 삼진과 이정훈의 중견수 뜬공으로 경기를 매듭지었다.
12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조병현은 "세이브라고 특별하게 짜릿하거나 그런 건 없었고, 경기를 막아서 좋았다. 7회초부터 가볍게 스트레칭을 했고, 9회초에는 주자가 나갈 때마다 코치님께서 몸을 풀라고 하셨다. 주자의 유무와 관계없이 그 이닝을 무조건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베이스가 하나 비어있던 상태였기 때문에 어렵게 승부해도 될 것 같아서 스트라이크 존의 보더 라인 쪽으로 투구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본인의 전반기를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는 "100점 만점에 85~90점을 주고 싶다. 첫 1군 풀타임 시즌이기도 하고 부상 없이 전반기를 끝내지 않았나. 제구가 좋지 않았던 경기도 있고, 홈런을 주거나 실점을 기록한 경기도 있지만, 도망 다니지 않았던 부분에 후하게 점수를 줬다"며 "남은 10~15점의 경우 더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 한 번씩 제구가 안 될 때도 있고, 주자를 남겨둔 상태에서 교체된 적도 있기 때문에 그런 경기를 조금씩 줄여가고 싶다"고 설명했다.
18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6회초 SSG 조병현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조병현은 15일 현재 장현식(KIA)과 더불어 리그 최다 등판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팀이 14일 KIA전까지 90경기를 소화한 걸 감안하면, 2경기에 한 번 정도 등판한 셈이었다. 하지만 조병현은 지금의 성적에 안주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는 "타이트한 경기도 있었고, 여유로울 때 등판한 적도 있었다. 그냥 최대한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팀 승리에 도움이 되는 게 내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조금 아쉬운 게 있다면 홈경기 성적이다. 조병현은 올 시즌 홈에서 24경기 24이닝 2승 3패 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6.38로 부진했지만, 원정에서는 25경기 22⅔이닝 1승 8홀드 평균자책점 1.99로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줬다.
조병현은 "(홈구장인) 인천SSG랜더스필드가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라는 건 맞다. 기록을 보더라도 원정 성적이 훨씬 좋더라"면서도 "어차피 똑같이 타자가 잘 친다고 생각하고 자신 있게 들어가는 것 같다. 그러다 보면 삼진도 잡게 되고, 결과도 좋아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25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 6회초 1사 1,2루 SSG 조병현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조병현은 13일 KIA전에서 6회말 1사 만루 소크라테스 브리토에게 만루포를 내주면서 아픔을 맛봤다.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허용한 만루홈런이었다. 그래도 사령탑은 조병현을 감쌌다. 이튿날 이숭용 SSG 감독은 "앞으로 (젊은 선수들이) 15년 정도 야구를 할 것 같은데, 잘 던질 때도, 못 던질 때도 있지만, 그렇게 하면서 한 단계 성장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경기 수가 50경기 이상 남은 만큼 조병현은 계속 팀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 "(홀드를 추가할) 기회가 있었는데, 5월 31일 고척 키움전 이후 홀드가 하나도 없더라. 일단 홀드를 더 쌓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삼진도 올리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가을야구 무대를 밟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기도 했다. 그는 "분위기가 뭔가 다르다고 하니까 (포스트시즌에서 등판하면) 엄청 기대되기도 하고 긴장될 것 같기도 하다"며 앞으로의 활약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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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