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월드컵경기장, 김환 기자) 수원 삼성의 새 부주장이 된 김주찬은 2004년생, 이제 막 스무살이 된 선수다. 김주찬은 이제 '소년가장'이라는 약간은 앳된 별명을 벗고 수원의 부주장으로서 책임감을 다하려고 한다.
김주찬은 지난달 3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안산 그리너스와의 '하나은행 K리그2 2024' 20라운드에 선발 출전해 75분여를 소화하며 팀의 1-1 무승부에 기여했다.
이날 전진우, 뮬리치와 함께 공격진을 꾸린 김주찬은 수원의 오른쪽 측면에서 일대일 돌파 능력을 앞세워 상대 수비를 흔드는 임무를 맡았다.
앞서 성남FC전에서 한 개의 어시스트를, 전남 드래곤즈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리며 2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쌓았던 김주찬은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올리는 데에는 실패했으나 활발한 움직임으로 수원 측면에 활력을 더했다.
변성환 감독 체제에서 꾸준히 선발로 기용되고 있는 김주찬은 타이트한 6월 일정 속에서도 3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했다. 지난 22일 성남전에 이어 25일 전남전 풀타임, 그리고 안산전에서 75분을 뛰었다. 시즌 초반 부상을 잊은 듯한 강철 체력을 보여주고 있는 김주찬이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김주찬은 "몸이 지친 감이 있었는데,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셨다. 주신 기회와 시간 안에서 최대한 열심히 뛰고 나온 것 같다"라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두 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언급하자 김주찬은 "(감각이) 올라오다가도 안 올라오는 게 있다. 애매하다"면서 "결국 내가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더 노력하고, 찬스가 왔을 때 얼마나 더 신중하게 그 기회를 살리는지가 관건이다"라고 말했다.
변성환 감독의 지도를 받으면서 달라진 게 무엇인지 묻자 김주찬은 "감독님께서 예의를 엄청 중요시 하신다. 선수들도 감독님이나 코칭 스태프 분들께 항상 깍듯하게 인사하고, 선후배 관계에서도 깍듯하게 하려고 한다. 이런 사소한 문화들이 팀의 큰 문화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서 감독님께서 예의를 중요시 하시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변성환 감독이 수임에 부임한 이후 김주찬에게 생긴 변화 중 하나는 부주장 선임이다. 김주찬은 지난달 양형모, 이종성, 조윤성과 함께 수원의 새 부주장이 됐다. 2004년생이라는 김주찬의 나이와 김주찬이 팀 내 막내급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꽤나 파격적인 결정이 아닐 수 없었다.
김주찬은 본인이 부주장이 된 이유에 대해 "감독님께서 어린 선수들 중에서 내가 리더십이 있는 편이라고 생각하신 것 같다. 감독님께서 나를 믿어주신 것 같아서 나도 감독님이 믿어주신 만큼 큰 보답을 해야겠다고 생각 중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위로 형들이 많은데 불편하지는 않은지 묻자 김주찬은 웃으며 "오히려 형들에게 조금 더 다가갈 수 있는 혜택을 받은 것 같다. 형들에게 뭐라고 하지는 않는다. 부주장이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았다. 형들이 팀에 말하고 싶은 게 있으면 나를 통해 말하신다"라고 답했다.
부주장직은 김주찬에게 책임감은 물론 자부심까지 더해줬다. 김주찬은 "원래도 이 팀의 일원이라는 점에 자부심을 갖고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경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감독님께서 부주장직을 주시면서 자부심도 생긴 것 같다. 부주장이라는 직책이 얼마나 무거운지 나도 잘 알고 있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안산전에서 데뷔골을 터트린 2007년생 박승수에 대한 이야기도 꺼냈다. 17세 윙어인 박승수는 최근 경기에서 꾸준히 수원의 교체 자원으로 출전하더니, 안산전에서 자신의 K리그 데뷔골을 뽑아내며 가치를 증명했다. 이 골로 박승수는 K리그 통산 최연소 데뷔골(17세 3개월 21일)의 주인공이 됐다.
패기 넘치는 과감한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휘젓는 박승수의 모습에서 지난해 김주찬이 떠오르기도 한다. 지난해 수원 최고의 영건이었던 김주찬은 '소년가장'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고군분투했다.
김주찬은 "(박)승수가 훨씬 낫죠"라며 "승수는 더 클 수 있는 선수고, 나보다 실력이 더 좋다. 나도 승수에게 많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승수에게 좋은 에너지를 줄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한다"라며 박승수를 칭찬했다.
또 "경쟁자라는 점을 느낄 때도 많다. 훈련에서도 정말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고, '나도 저런 부분을 배워야겠다'라는 생각도 많이 한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수원월드컵경기장, 김환 기자/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