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바르셀로나에서 경질된 사비 에르난데스가 AC 밀란(이탈리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한국 대표팀의 제의를 모두 거절하고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스페인 카데나세르는 27일(한국시간) "사비는 이미 밀란과 맨유로부터 제안을 받았음에도 안식년을 가질 계획이다. 사비는 한국 대표팀 자리도 제안을 받았으나 다시 벤치에 복귀하기 전에 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라며 사비가 당분간 축구계에서 물러날 거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사비는 이제 자신의 미래를 놓고 다양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일단 당분간은 휴식을 취할 것이다. 사비는 클럽과 국가대표팀 모두에게서 연락을 받았다. 밀란과 맨유, 한국 대표팀의 제안이 있었지만 사비의 생각은 안식년을 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르셀로나는 이날 스페인 세비야에 위치한 라몬 산체스 피스후안에서 열린 2023-24시즌 라리가 최종전 세비야 원정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페르민 로페스의 연속골로 2-1 승리했다.
이 경기는 사비가 바르셀로나 감독으로 치르는 마지막 경기였다. 지난 24일 바르셀로나는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비는 바르셀로나 1군 감독을 계속 이어가지 않는다. 시우타트 에스포르티바 호안 감페르에서 열린 회의에서 호안 라포르타 회장은 사비에게 2024-25시즌을 맡기지 않을 것이라고 알렸다"라고 사비 경질 소식을 발표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태생인 사비는 바르셀로나 유스에서 성장해 1999년부터 2015년까지 약 16년 동안 바르셀로나에서 활약한 구단 최고의 레전드다.
2015년 카타르 알사드로 이적한 후 2019년 알사드에서 감독으로 변신한 사비는 지난 2021년 위기에 빠졌던 바르셀로나 사령탑으로 선임돼 6년 만에 복귀했다.
당시 구단 레전드 수비수 출신이었던 로날드 쿠만 감독 체제에서 성적 부진을 겪었던 바르셀로나는 사비가 부임한 후 정상 궤도에 올랐고, 지난 시즌에는 레알 마드리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을 제치고 라리가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가장 중요했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2시즌 연속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처참한 성적을 냈고, 이번 시즌에는 리그에서도 부진을 거듭하며 왕좌를 라이벌 레알에게 빼앗겼다.
결국 사비는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 1월 자진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반전이 일어났다. 사비 감독이 사퇴 의사를 표명한 이후 바르셀로나의 성적이 크게 좋아진 것이다. 바르셀로나 보드진도 사비 감독을 설득하기로 결정, 결국 긴 대화 끝에 사퇴 결정을 번복하고 다시 지휘봉을 잡기로 했다.
그런데 돌연 바르셀로나가 사비 감독 경질로 재차 입장을 바꿨다. 사비가 기자회견에서 구단에 대해 좋지 않은 발언을 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스페인 RAC1에 따르면 사비는 지난 15일 알메리아 원정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다음 시즌 라리가에서는 레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유럽 빅클럽들과 경쟁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고, 이는 라포르타 회장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매체는 "사비의 발언은 유임 결정 당시 라포르타 회장에게 말했던 승리주의적 이야기와 아무런 관련이 없었고, 구단이 중요한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사비는 이에 대한 이득이 없었다고 말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사비는 다시 사퇴 의사를 번복하고 바르셀로나를 이끌기로 결정한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경질되고 말았다.
세비야전까지 238경기를 지휘해 156승 36무 46패를 기록했고, 라리가와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우승을 달성했다. 바르셀로나에서 3년간 모든 힘을 쏟아부은 사비는 이제 모든 제안을 거절하고 당분간 휴식에 들어갈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