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토트넘 홋스퍼를 떠난 선수들의 우승 소식이 연이어 들리고 있다. 한때 손흥민과 절친 사이였던 수비수 케빈 비머도 자신의 첫 1부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비머가 뛰고 있는 슬로반 브라티슬라바 지난 19일(한국시간) 슬로바키아 수페르리가 챔피언십 그룹 10라운드 경기에서 루좀베로크를 5-1로 꺾고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비머는 스리백의 왼쪽 센터백으로 출전해 풀타임 활약하며 팀의 승리를 책임졌다.
비머는 이 우승으로 자신의 1부 리그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는 과거 독일 쾰른에서 뛰던 시절 2부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적은 있으나 2부 리그였고 1부 리그에서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는 슬로바키아 리그에 합류한 첫 시즌에 우승을 차지하는 영광을 누렸다. 그는 이번 시즌 리그 26경기를 포함해 40경기에 출전하며 수비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했고 팀의 단단한 수비를 이끌며 우승에 이바지했다.
토트넘에서 손흥민과 함께 뛰며 한국 팬들에게도 이름을 알린 비머는 순탄치 않은 시간을 보내왔다.
그는 손흥민과 함께 2015-16시즌 토트넘으로 왔으나 제대로 뛰지 못했다. 첫 시즌에는 21경기로 나름 쏠쏠한 활약을 보였으나 두 번째 시즌에는 10경기 출전에 불과했다. 손흥민과 절친으로 화제를 모았으나 그와 함께 뛴 시간은 두 시즌밖에 되지 않았다.
토트넘 이후에도 여러 팀을 옮겨 다니며 비머는 정착하지 못했다. 토트넘에서 친정팀인 잉글랜드 EFL 챔피언십(2부리그)의 스토크 시티로 향했고 그곳에서도 한 시즌이 전부였다. 이후 독일 2부 리그, 벨기에, 오스트리아 리그를 전전했고 이번 시즌 슬로바키아로 무대를 옮겨 첫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토트넘을 떠나 트로피를 들어 올린 선수는 비머가 처음이 아니다. 비머 이전에도 토트넘을 떠난 많은 선수가 우승 경험을 쌓았다.
토손흥민과 한때 주전 경쟁을 펼친 에릭 라멜라는 2021년 토트넘을 떠나 스페인 세비야로 합류했고 지난 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트로피를 따냈다.
임대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2020년 10월 토트넘에서 스페인 비야 레알로 임대를 떠난 후안 포이스는 첫 시즌에 UEFA 유로파리그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우승 경험을 쌓았다. 토트넘의 골칫덩어리인 탕귀 은돔벨레도 지난 시즌 이탈리아 나폴리로 임대돼 리그 정상에 올랐다. 이번 시즌 임대로 떠난 튀르키예의 갈라타사라이도 1경기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우승이 유력하다.
하지만 인연을 맺지 못한 선수도 있다. 우승을 위해 프리미어리그 최다 득점 기록도 포기한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은 이번 시즌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으나 무관에 그쳤다. 뮌헨은 2011-12시즌 이후 12년 만에 무관으로 시즌을 마무리하며 케인은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토트넘도 우승을 못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토트넘은 19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한 차례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고 컵대회 우승도 가장 최근이 2007-08시즌 리그컵 우승일 정도로 트로피와 연을 맺지 못했다. 토트넘 주장인 손흥민도 프리 시즌 아우디컵을 제외하고 우승을 하지 못했다.
사진=케빈 비머 SNS, 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