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KT 송영진 감독과 전창진 감독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앞으로도 좋은 감독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전창진 감독이 이끄는 부산 KCC 이지스는 5일 수원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수원 KT 소닉붐과의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88-70으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2010-2011시즌 이후 13년 만이자 통산 여섯 번째 플레이오프 우승을 달성했다.
KCC 허웅과 KT 허훈의 '형제대결'만큼 관심을 모은 것이 전창진 감독과 송영진 감독의 '사제대결'이었다. 두 감독은 10여년 전 감독과 선수로 한솥밥을 먹은 적이 있다. 전창진 감독은 KT가 부산을 연고로 했던 2009-2010시즌부터 2014-2015시즌까지 KT 지휘봉을 잡았고, 이 시기에 송영진 감독이 선수로 뛰었다.
5일 오후 수원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 수원 KT와 부산 KCC의 경기, KT 송영진 감독이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수원, 박지영 기자
송영진 감독은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선수 시절 감독님과 좋은 추억이 있다. 베테랑 감독님과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게 돼 영광스럽다"고 예우하면서도 "승부는 승부다. 꼭 감독님을 넘어 챔피언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전창진 감독도 "내가 먼저 챔프전에서 만나자고 했는데 정말 이렇게 됐다"면서 "송 감독은 감독으로서는 벤치 매너도 좋고, 냉철하게 경기 운영을 잘하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전 감독은 "승부의 세계에서 사제나 후배는 없다. 양보할 마음도 없다. 끝나고 나서 소주잔을 기울이는 게 더 낭만 있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5일 오후 수원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 수원 KT와 부산 KCC의 경기, KCC 전창진 감독이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수원, 박지영 기자
그리고 1차전에서 KCC가 KT를 90-73으로 잡은 뒤, KT가 2차전에서 KCC를 101-97로 제압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KCC가 3차전, 4차전을 모두 잡으며 KT를 벼랑 끝으로 몰았다.
시리즈 전적 1승3패에서 5차전을 앞둔 송영진 감독은 전창진 감독에 대한 질문에 "1차전 때 (능력이) 확 와닿았다"면서 "내가 여러 방면으로 준비가 미흡했던 것도 있고, 다르게 나와서 당황했던 것도 있었다. 배울 게 있지 않았나 한다"고 돌아봤다.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KT 송영진 감독과 KCC 전창진 감독이 인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결국 챔피언결정전은 KCC의 우승으로 끝났다. 전창진 감독은 우승 후 "송 감독에게도 얘기하고 싶은 게 있다. 초년병으로는 선수들 부상이 많았는데도 챔프전까지 끌고 온 것에 대해 높게 평가한다"면서 "내가 보기엔 가능성이 높은 감독이 아닌가 한다. 이 패배가 송 감독에게 많은 공부가 된 챔프전이 아니었을까 생각을 한다"고 얘기했다.
전 감독은 "나름대로 오랜 세월 감독을 하면서 이런저런 경험을 했는데, 정말 많은 공부가 됐을 거라고 생각한다. 실망하지 않고, 다음 시즌에도 도전하는 송 감독이 됐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좋은 감독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다"고 애정 어린 메시지를 전했다.
5일 오후 수원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 수원 KT와 부산 KCC의 경기, KCC가 88-70의 스코어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4-1로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종료 후 KCC 선수단이 전창진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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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