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박영현이 구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잠실, 최원영 기자) "'와~' 했죠."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지난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 도중 비디오판독 후 판정 번복에 따른 주자 재배치에 관해 질의했다가 퇴장당했다. 이후 TV로 경기를 지켜보다 이 선수의 투구에 깜짝 놀랐다. 마무리투수 박영현이다.
박영현은 7-7로 맞선 9회말 등판했다. 김현수를 포수 파울플라이, 오스틴 딘을 3루 땅볼, 문보경을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공 8개로 이닝을 삭제했다. 8-7로 앞선 10회말엔 오지환을 중견수 뜬공, 박동원과 문성주를 각각 헛스윙 삼진으로 요리했다. 두 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2이닝 무실점을 뽐냈다.
6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만난 이강철 감독은 "어제(5일) 박영현은 작년 좋았을 때의 공을 던지더라. 퇴장당하고 TV로 보다가 '와' 하고 놀랐다"며 "오랜만에 공이 좋은 듯했다. 정말 다행이다. (중간계투진의 컨디션이 별로인데) '그래 너라도 올라와라' 싶었다"고 미소 지었다.
이 감독은 "2이닝 쓸 수 있겠다 싶었는데 마침 9회를 짧게 끝냈다. 만약 영현이가 아니었다면 (10회에 올릴) 투수가 없었다"며 "특히 마지막에 박동원, 문성주를 삼진 잡은 공은 대단하더라. 제 페이스를 찾은 듯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프로 2년 차였던 박영현은 필승조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총 68경기 75⅓이닝서 3승3패 32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2.75를 자랑했다. 만 20세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리그 홀드왕에 올랐다. 시즌 종료 후 기존 마무리 김재윤이 삼성 라이온즈로 자유계약(FA) 이적하자 박영현이 새로운 뒷문 지킴이로 거듭났다.
KT 위즈 이강철 감독이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올 시즌 초반 박영현은 흔들렸다. 3월 3경기 3⅔이닝서 1승1패 평균자책점 14.73을 떠안았다. 지난달 23일 삼성과의 정규시즌 개막전서 1⅓이닝 4실점, 28일 두산 베어스전서 1⅔이닝 1실점, 31일 한화 이글스전서 ⅔이닝 1실점으로 부진했다. 4월 들어 경기력을 회복 중이다. 지난 2일 KIA 타이거즈전서 ⅔이닝 2탈삼진 무실점을 빚은 데 이어 5일 LG전서 위력을 떨쳤다.
이 감독은 "제춘모 투수코치와 붙어 열심히 노력했고, 경기력을 많이 찾아왔다. 지난해 많이 던진 영향도 없지 않아 있겠지만, 실전 감각이 올라오지 않은 여파도 있는 듯하다"며 "작년엔 중간계투진에서 깨져도 다음날 나가 만회했다. 올해는 마무리가 됐고, 등판할 상황이 자주 만들어지지 않아 출전 경기 수가 적었다. 점차 좋아질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날 KT는 배정대(중견수)-천성호(2루수)-멜 로하스 주니어(좌익수)-강백호(지명타자)-문상철(1루수)-황재균(3루수)-조용호(우익수)-김준태(포수)-김상수(유격수)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선발투수는 웨스 벤자민이다.
엔트리 변화도 있다. 내야수 박경수를 말소하고 투수 김민을 등록했다. 선발 에이스 고영표가 오른쪽 팔꿈치 굴곡근 미세손상으로 잠시 전력에서 이탈해 대안이 필요했다. 이 감독은 원상현, 김민, 이선우를 활용해 4, 5선발을 채울 계획이다. 조이현은 중간계투진에 남는다.
KT 위즈 박영현이 구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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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