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전드 게리 네빌이 클럽들이 심판 판정에 공식적으로 항의하는 횟수가 늘어나자 리버풀과 아스널을 지적했다.
영국 매체 '미러'는 지난 22일(한국시간) "게리 네빌은 리버풀과 아스널이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의 부끄러운 행동에 대한 선례를 만들었다고 비난했다"라고 보도했다.
네빌이 두 프리미어리그 명문 클럽을 비난한 이유는 노팅엄 포레스트가 영국프로축구심판기구(PGMOL)에 보낸 항의 서한에서 비롯됐다.
노팅엄은 지난 21일 브렌트퍼드와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에서 난타전 끝에 2-3으로 패했다. 이때 지난해 5월 이후 베팅 규정 위반으로 8개월 출전 정지를 받은 후 복귀전을 치른 아이반 토니가 프리킥을 차는 장면이 큰 논란을 일으켰다.
전반 18분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 기회를 얻은 브렌트퍼드는 토니를 키커로 내세웠다. 주심은 토니가 공을 차야 할 위치를 정해놓고 배니싱 스프레이를 뿌린 뒤 박스 안에서 선수들의 위치를 조정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이때 토니는 주심의 시선이 다른 곳에 있는 틈을 타 공의 위치를 자신이 차려고 하는 위치로 옮겼고, 배니싱 스프레이 거품도 직접 손으로 떠 공 앞으로 옮겼다.
사소한 행동으로 볼 수 있지만, 이는 논란이 되기에 충분한 행동이다. 배니싱 스프레이는 애초에 주심이 정한 킥 지점에서 선수가 공의 위치를 이동시키는 걸 방지하기 위해 도입한 도구다. 토니가 했던 행동처럼 직접 스프레이 거품과 공의 위치를 바꾼다면 사실상 배니싱 스프레이를 도입한 이유가 무의미해진다.
주심 몰래 공의 위치를 옮긴 토니는 프리킥으로 득점을 터트렸고,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노팅엄은 해당 장면을 잡아내지 못한 비디오판독(VAR)을 지적하며 PGMOL에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영국 '디 애슬레틱'은 "노팅엄은 프리미어리그 측에 항의하고, 영국프로축구심판기구(PGMOL)장인 하워드 웹에게 토니의 득점과 관련된 설명을 요구했다"라며 "구단은 선수가 프리킥을 차기 위해 공의 위치를 옮기고 임의로 선을 그리는 행동이 허용되는지에 대해 공식적인 답변을 요구한 상태다. 만약 아니라는 답이 나온다면 노팅엄은 이를 '심각한 실수'로 분류해 비디오 판독(VAR)이 개입하지 않은 이유를 묻고 싶어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노팅엄이 경기 결과에 큰 영향을 끼친 상황에 대해 공식적으로 항의한 후 맨유와 프리미어리그 레전드 게리 네빌은 불편한 심점을 감추지 못했다.
매체에 따르면, 네빌은 지난 22일 SNS을 통해 "클럽들이 PGMOL에 편지를 쓰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리버풀과 아스널이 이를 시작하면서 말도 안 되는 선례를 만들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심판들은 지금도 더 잘 해야 한다는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라며 "심판들을 향상시키기 위해 그들과 함께하는 건 클럽의 이익에 부합한다"라며 "이런 공객적인 자세는 불필요하다. 그들에게 메일을 보내 해명을 얻을 수 있지만 편지를 보냈다고 발표할 필요는 없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행동은 결정을 바꾸지도 못할 거고,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거다. 그냥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올시즌 리버풀과 아스널은 VAR이 있음에도 잘못됐거나 납득하기 어려운 판정으로 인해 승점을 잃어버리면서 PGMOL에 공식적으로 항의한 적이 있다.
리버풀은 지난해 10월 토트넘 홋스퍼와의 리그 7라운드 때 선제골이 '소통 오류'로 취소되는 황당한 사건을 겪었다. 당시 콜롬비아 윙어 루이스 디아스가 전반 33분 선제골을 터트렸으나 부심이 깃발을 들었다. 이후 VAR은 오프사이드가 아니라는 걸 확인했지만 주심과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소통 오류가 발생해 원심이 그대로 인정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선제골이 취소된 후 리버풀이 1-2로 패했기에 팬들은 격한 분노를 드러냈다.
아스널 역시 지난해 11월 리그 11라운드 뉴캐슬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앤서니 고든한테 결승골을 허용하며 0-1로 패한 후 PGMOL한테 항의했다. 고든의 득점이 터진 후 이전 크로스 상황에서 공이 골라인을 넘었는지 여부를 VAR이 4분 동안 확인했지만 라인 아웃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각도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득점을 인정하면서 아스널을 분노케 했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