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프리미어리그 선두 리버풀이 FA컵 첫 경기부터 아스널을 만났지만 승리를 거두며 32강 진출에 성공했다.
리버풀은 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2023-24시즌 FA컵 3라운드(64강) 원정 경기에서 후반전에 터진 상대의 자책골과 루이스 디아스의 추가골에 힘입어 2-0 승리를 거뒀다.
1871년에 창설돼 15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FA컵에서 리버풀은 대회 첫 경기부터 아스널을 만났다. 올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20라운드가 지난 현재 리버풀은 승점 45(13승6무1패)로 선두를 달리고 있었고, 승점 40(12승4무4패)인 아스널은 4위에 위치했다.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두 명문 구단이 FA컵 64강에서 격돌한 가운데 리버풀이 후반전에 2골을 뽑아내며 다음 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반면에 FA컵 초반에 탈락해 일찍 짐을 싼 아스널은 최근 공식전 3연패 수렁에 빠졌다.
원정팀 리버풀은 4-3-3을 내세웠다. 알리송 베케르가 골키퍼 장갑을 끼고, 조 고메스, 자렐 콴사, 이브라힘 코나테,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가 백4를 구성했다. 중원은 커티스 존스, 알렉시스 맥앨리스터, 하비 앨리엇이 맡았고, 최전방 3톱 라인에 루이스 디아스, 다르윈 누녜스, 코디 학포가 이름을 올렸다.
홈팀 아스널도 4-3-3으로 맞섰다. 아론 램스데일이 골문을 지켰고, 야쿠프 키비오르, 가브엘 마갈량이스, 윌리엄 살리바, 벤 화이트가 백4를 형성했다. 중원에서 데클란 라이스, 조르지뉴, 마르틴 외데고르가 호흡을 맞췄고, 최전방에서 리스 넬슨, 카이 하베르츠, 부카요 사카가 리버풀 골문을 노렸다.
보통 컵대회 초반엔 로테이션을 가동하지만 양 팀 모두 상대가 상대인 만큼 가용할 수 있는 주전 선수들로 베스트 라인업을 구성했다.
양 팀 모두 선수 2명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아프리카축구연맹(CAF) 네이션스컵으로 인해 잠시 클럽을 떠났다. 리버풀은 엔도 와타루(일본)와 모하메드 살라(이집트)가 팀을 떠났고, 아스널도 모하메드 엘네니(이집트)와 도미야스 다케히로(일본)가 국가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국가대표팀 차출에 이어 부상자도 발생했다. 경기를 앞두고 아스널 공격수 가브리엘 제수스는 무릎 부상으로 인해 리버풀전을 결장했다. 리버풀도 월드 클래스 센터백 버질 판데이크를 명단에서 제외해 팬들의 불안감을 키웠으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바이러스에 걸려 결장한 것이라며 팬들을 안도시켰다.
판데이크가 빠졌지만 리버풀은 아르헨티나 미드필더 알렉시스 맥앨리스터가 선발로 복귀했다. 지난달 7일 리그 15라운드 셰필드 유나이티드전 때 축구화에 밟혀 피부가 크게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던 맥앨리스터는 부상에서 돌아오면서 약 한 달 만에 선발로 경기에 나섰다.
아스널은 전반 3분 만에 선제골을 터트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후방에서 램스데일 골키퍼의 롱패스가 전방에 있던 넬슨한테 전달됐다. 페널티 박스 안으로 들어온 넬슨은 알리송 골키퍼까지 제치며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으나 슈팅이 골대 옆그물을 때리며 득점을 올리는데 실패했다.
좋은 기회를 놓쳤던 아스널은 골대 불운에도 시달렸다. 전반 11분 강한 전방 압박으로 볼 탈취에 성공한 뒤 박스 안에서 세컨볼이 주장 외데고르 앞으로 흘렀다. 외데고르는 곧바로 왼발 슈팅을 가져가 봤지만 골대 상단을 때리면서 다시 한번 앞서갈 기회를 놓쳤다.
아스널의 공세는 계속됐다. 전반 38분 수비수 화이트가 높은 위치까지 올라가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알리송 골키퍼가 위로 쳐내면서 선방에 성공했다. 전반 44분엔 하베르츠가 박스 안에서 좋은 득점 기회를 맞이했지만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리버풀도 선제골 기회가 골대에 막혔다. 전반 45분 월드 클래스 라이트백 아놀드가 직접 박스 안까지 들어가 슈팅을 시도했는데, 이 슈팅이 골대를 때리고 나오면서 리버풀 팬들이 탄식하게끔 만들었다.
결국 양 팀 모두 전반 45분 동안 득점을 만들지 못하면서 전반전을 0-0으로 마쳤다.
후반 4분 아스널 공격수 사카가 좋은 기회를 맞이했지만 고메스 수비에 막혔다. 후방에서 날아온 롱패스를 사카는 박스 안까지 들어왔지만 고메스가 침착하게 사카를 몸으로 밀어내면서 사카가 제대로 슈팅하지 못하게끔 만들었다.
후반 13분 사카는 다시 한번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놓쳤다. 아스널 세트피스 공격 상황에서 박스 안에 있던 사카한테 정확한 크로스가 날아갔다. 이때 사카한테 달라붙은 수비수가 없었지만 사카의 왼발 슈팅이 골대 위로 날아가면서 유효슈팅이 되지 못했다.
후반 24분 리버풀은 완벽한 역습으로 좋은 기회를 만들었지만 부정확한 패스를 기회를 무산시켰다. 역습을 진행하던 누녜스가 중앙에 있던 루이스한테 패스했으나, 슈팅이 루이스 뒤쪽으로 향하면서 슈팅 기회가 무산됐다.
후반 32분엔 디아스가 박스 안에서 날린 왼발 슈팅을 램스데일이 멋진 선방으로 막아내면서 스코어 0-0을 유지했다. 이후 이어진 리버풀 코너킥 상황에서 교체로 들어온 디오구 조타의 헤더 슈팅이 골대를 때렸다.
팽팽한 경기가 계속 이어진 가운데 후반 35분 드디어 리버풀이 선제골을 터트리면서 리드를 잡았다. 프리킥 상황에서 아놀드의 킥이 아스널 수비수 키비오르 머리에 맞고 그대로 골대 안으로 들어가면서 리버풀이 앞서가기 시작했다.
아스널은 동점골을 만들기 위해 분투했으나 리버풀이 후반 추가시간 쐐기골을 넣으면서 승리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섰다. 역습 상황에서 조타의 패스를 받은 디아스가 골키퍼 머리 위를 노리는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스코어 2-0을 만들었다.
결국 경기는 2-0으로 마무리되면서 리버풀이 아스널 원정에서 승리를 거두며 FA컵 32강 진출에 성공했다. 반면에 아스널은 최근 공식 경기에서 4경기 연속 무승(1무3패)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3연패 수렁에 빠지면서 시즌 후반기 초반부터 위기를 맞이했다.
경기가 끝나고 리버풀을 이끄는 위르겐 클롭 감독은 기쁜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영국 공영방송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매우 어려운 추첨이었기에 정말 자랑스럽다"라며 승리를 거둔 선수들을 칭찬했다.
이어 "후반전에 변화를 많이 주지는 않았지만 선수들이 이를 수용하면서 해낼 수 있었다"라며 "우리가 이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고 자랑스럽다. 아스널은 의심할 여지가 없이 승리할 수 있었지만 우리가 경기를 끝내면서 선수들의 성격을 대변했다"라고 덧붙였다.
반면에 아스널 사령탑 미켈 아르테타 감독은 결과에 대해 아쉬운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경기력도 좋았고 기회도 많았다. 우린 경기에서 이기기만 하면 됐지만 패했다"라며 "경기에서 승리하려면 기회를 살려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난 우리보다 유럽 최고의 클럽보다 더 잘하고 그렇게나 많은 기회를 만드는 팀을 본 적이 없지만 현실은 충분하지 않다"라며 "난 여전히 그들에게 100% 뒤쳐져 있다. 우린 앞으로 계속 같은 방식으로 플레이하면서 더 효율적이어야 한다"라며 개선점을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리버풀, 아스널 SNS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