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지고, 또 던진다는 쿠에바스…이강철 감독 "선수들 헌신, 너무 고맙고 미안하죠" [KS2]

(엑스포츠뉴스 잠실, 최원영 기자) 선수들의 헌신이 돋보인다. 사령탑은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했다.

KT 위즈는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2차전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를 펼친다.

지난 7일 열린 대망의 1차전에선 3-2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선발투수 고영표가 나흘 휴식 후 등판해 6이닝 2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했다. 손동현이 2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박영현이 타구에 정강이를 맞았음에도 1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올렸다.

이날 선발 라인업은 김상수(유격수)-황재균(3루수)-앤서니 알포드(좌익수)-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배정대(중견수)-문상철(지명타자)-신본기(2루수)-조용호(우익수)로 구성했다. 신본기가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다.

선발투수는 윌리엄 쿠에바스다. 쿠에바스는 지난달 30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 등판했다. 3이닝 7실점 4자책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사흘 휴식 후 지난 3일 4차전에 출격했다. 6이닝 무실점으로 11-2 완승을 견인했다. 나흘간 숨을 고른 뒤 이날 출격한다.

이 감독은 "쿠에바스는 플레이오프 4차전 투구 후 (한국시리즈에) 올라갈 것이라 생각하고 훈련을 정말 열심히 했다. LG를 대비했다. 너무 고맙고 또 미안하다"고 힘줘 말했다.



다음은 이강철 감독과의 일문일답.

▲라인업에 변화가 있다.

신본기만 들어왔다. 원래 우리 2루는 항상 돌아가며 나온다. 박경수가 계속 나오긴 힘들기 때문이다. 신본기는 한국시리즈에 좋은 기억이 있다.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룬) 2021년엔 홈런도 쳤다. 현재 타격감도 괜찮다고 한다. 수비는 두 번째로 좋다고 본다. 그동안 선발로 내지 못한 이유는 김상수가 경기에서 빠질 경우 유격수를 볼 사람이 (신)본기밖에 없어서였다. 김상수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고 한다. 최악의 경우 황재균이 유격수로 가면 된다.

▲김상수가 1차전 1회초 출루하자마자 바로 도루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 초구 (도루는) 생각 안 할 것 같아서 그냥 틈새를 노렸다.

▲김민혁은 대타로 나올 때마다 잘한다.

한 번 못 치고 다 출루했다. 안타 치거나 볼넷으로 나갔다. 참 좋다. (햄스트링 부상 없이) 경기에 출전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웃음). 이렇게 잘해주려 그런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

▲1차전서 타구에 정강이 맞은 박영현은 괜찮나.

멍이 많이 들었다. 시퍼렇게 들었다. 그래도 던질 수 있다고 한다. 캐치볼 했는데 던질 수는 있다고 해서 준비는 할 것 같다.

▲손동현도 1차전서 22구를 던졌다.

애들은 던지고 싶어서 안달났다고 한다. 전혀 피곤하지 않고 너무 재밌다고 그러더라. 잘 되니 그럴 때다. (손동현과) 이야기해보니 안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투수 한 명이 제대로 성장하고 있구나 싶다. 기본적으로 가진 실력에 멘털까지 장착했다. 앞으로 좋은 선수가 될 것 같다. 정규시즌 때는 크게 빠지는 공이 두세 개씩 나왔는데 지금은 쓸데없는 공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 투구 수도 줄었다. 플레이오프 1차전만 1이닝 시험 삼아 던지고 이후 계속 승부처에 나왔는데 2이닝을 던져도 투구 수 20개 안팎으로 끝난다. 믿음이 간다.

자신감이라고 봐야 한다. 불안하면 볼부터 던지고 시작하는데 지금은 거의 스트라이크로 출발한다. 멘털이 확실히 강해진 듯하다. 내년, 내후년 등 앞으로 더 잘할 것 같다. 포스트시즌을 떠나 좋은 선수가 잘 올라온 것 같아 기쁘다. 박영현은 두말할 것도 없다. 이상동도 올해 좋은 공을 많이 던졌다. 젊은, 좋은 투수들이 많이 나왔다. 장기적으로 이 선수들이 중간계투진에서 10년 이상 충분히 잘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1차전에선 상대의 '뛰는 야구'를 잘 제압한 것 같다.

우리 전략 중 하나다. 선수들과 코치들이 잘 준비한 것 같다. 정규시즌 때 워낙 많이 지고, 많이 당했기 때문에 잘 파악한 듯하다.

▲1차전 1회부터 마운드 위 고영표에게 직접 올라갔다.

실책이 나와서 그랬다. '아깝다. 그런데 어떡하냐 넘어가야지. 최소 실점으로 막아보자'고 했다. 한 타이밍 끊고 가려고 한 것이다. 과거 마운드에 나갈까 말까 고민하다 한 이닝에 투수가 5실점하는 것을 봤다. 그게 지금까지 머릿속에 남아 가능한 빨리 움직이는 편이다. 무엇인가 이상하면 빨리 흐름을 끊어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어젠 큰 경기라 아무리 고영표라 해도 한 번 끊어주는 게 나을 듯했다.

▲쿠에바스에게 따로 이야기한 게 있다고 했다.

손목 높이다. 손목이 떨어지면 커터, 체인지업이 옆으로 흐른다. 타자들에게 자주 커트당한다. 어제(7일) 손목만 조금 세워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야 커터, 체인지업이 종으로 떨어진다. 오늘(8일) 아침에는 아무 말 안 했다. 등판 당일엔 웬만하면 안 건드는 게 좋지 않나. 경기 중 잘 안 되면 마운드에 올라가겠다.

▲쿠에바스는 3일턴 후 4일턴으로 나오게 됐다.

한국시리즈에 들어오며 선발 로테이션을 짤 때 선수 3명(쿠에바스, 웨스 벤자민, 고영표)을 모아서 대화를 나눴다. 1차전에 다른 투수를 넣으면 모두 5일턴이 되지만 그러면 벤자민이 한 경기밖에 나갈 수 없었다. 선수들이 모두 4일턴을 수용했다. 다들 그렇게 예상하고 몸을 만들었다고 하더라.

쿠에바스는 플레이오프 4차전 투구 후 (한국시리즈에) 올라갈 것이라 생각하고 훈련을 정말 열심히 했다. LG를 대비했다. 기본적으로 쿠에바스와 벤자민은 참 성실하다. 솔직히 헌신 아닌가. 너무 고맙고 또 미안하다. 벤자민의 경우 언제든 던지라면 던질 수 있다고 말한다. 참 고맙다. 선수들을 잘 뽑은 것 같다.

▲쿠에바스는 오늘 투구 수 조절하나.

다음 경기를 준비하기보다는, 가능하면 선수가 힘들다고 하기 전까진 끌고 가려 한다. 어제도 5회 끝나고 고영표가 힘들다고 하면 교체해주라고 했다. (고)영표가 한 타자, 한 타자씩 보면서 체크해달라고 하더라. 2아웃을 잡고 난 뒤 다른 투수가 올라오는 것보다는 영표가 막아주는 게 좋을 것 같아 끝까지 뒀다. 선수들이 열심히 해주니 나도 배려해야 한다. 아무리 승패가 중요해도 선수들을 생각해야 한다.

▲타격감이 좋지 않은 알포드, 박병호는 계속 살아나길 기다리는 중인가.

잘할 거다. 이 선수들까지 잘해주면 시리즈가 너무 빨리 끝날 것 같으니 서서히, 한 명씩 올라오면 좋을 것 같다. 중요할 때 분명히 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대체자원도 없다.


사진=잠실, 김한준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