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다. LG 트윈스 핵심 불펜 요원 중 한 명인 정우영이 올 시즌 개막 이후 처음으로 2군행 통보를 받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4일 1군 엔트리 등록 및 말소 현황을 발표했다. 등록된 선수 없이 2군으로 내려간 선수만 총 9명으로, 정우영도 말소 명단에 포함돼 있었다. 사유는 부상이 아닌 재정비 차원이다.
2019년 1군에 데뷔한 정우영은 지난해까지 매년 50경기 및 50이닝 이상을 소화하면서 필승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고, 2022시즌에는 35개의 홀드를 달성하며 데뷔 후 처음으로 타이틀홀더가 되기도 했다.
그랬던 정우영이 올 시즌 초반부터 흔들리기 시작했고, 그 흐름이 6월까지 이어졌다. 7월 8경기 8이닝 3승 평균자책점 1.13으로 반등에 성공하는 듯했던 정우영은 다시 이달 들어 부진에 허덕였다. 8월 성적은 5경기 3이닝 1승 평균자책점 12.00.
올 시즌 LG는 정우영뿐만 아니라 고우석, 이정용까지 기존 필승조 자원이 한꺼번에 부진에 시달리면서 고민에 빠질 뻔했다.
그러나 함덕주, 박명근, 유영찬, 백승현까지 네 명의 투수가 새롭게 필승조를 구성하며 팀의 부담을 덜어줬다. 덕분에 팀이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까지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었고, 염경엽 LG 감독 역시 매번 이들에 대한 고마움을 언급할 정도로 네 투수의 존재감이 컸다.
여기에 최근 이정용이 5선발 경쟁에서 생존하면서 선발 기회를 얻고 있고, 함께 경쟁을 벌인 이지강이 롱릴리프로 이동하면서 상황이 더 여유로워졌다. 관리를 위해 1군에서 말소된 박명근은 12일 SSG 랜더스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 등판해 본격적인 실전 모드에 돌입한다. 빠르면 15일, 늦어도 17일에 1군으로 콜업될 예정이다.
자연스럽게 LG 입장에서는 '교통정리'가 필요했다. 염경엽 감독은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즌 15차전에 앞서 "이지강이 롱릴리프로 가기 때문에 누군가는 한 명 빠져야 하는데, 고민 중이다"며 "(빠지는 선수가) 정우영이 될 수도 있다"고 정우영의 말소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사령탑이 정우영의 이름을 언급한 지 하루가 지났고, LG는 곧바로 정우영을 2군으로 내려보냈다. 그만큼 팀이 탄탄한 전력을 갖추기도 했고, 그 어떤 선수도 '자리'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홀드왕 경력을 가진 선수도 예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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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