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예상보다 콜업 시점이 빨라졌지만, LG 트윈스 외야수 최승민(27)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덕분에 '잠실더비'의 신스틸러로 등극했다.
LG는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9차전에서 7-6으로 승리를 거두고 3연승을 질주했다. 시즌 성적은 52승1무33패(0.612).
위닝시리즈를 확보한 LG는 이틀간 16득점을 뽑았다. 첫 날 홈런포를 터트린 오스틴 딘과 문보경, 이튿날 결승타를 친 오지환이 경기의 주인공이었지만, 팬들의 이목을 끈 선수는 따로 있었다. 바로 최승민이었다.
최승민은 28일 두산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지난 18일 NC 다이노스에서 1:1 트레이드로 팀을 옮긴 지 정확히 열흘 만으로, 외야수 문성주의 뒤꿈치 상태가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해 콜업 시점을 조정했다는 게 염경엽 LG 감독의 설명이었다.
다만 염 감독은 콜업 당일 "대주자로도, 대수비로도 활용할 것이다. 원래 퓨처스리그에서 10경기 정도 하고 부르려고 했다"며 "뛰는 걸로 봐선 스피드는 있는 것 같은데, 스타트는 아직인 것 같다. 1군 경기에 나서면서 적응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최승민은 팀이 7-2로 앞선 8회말에 대수비로 교체 출전했다. 승부의 추가 어느 정도 기울어진 만큼 선수와 팀 모두에게 부담스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싶었던 최승민은 9회초 1사 1·2루에서 김정우를 상대로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이적 첫 타석에서 안타와 타점을 뽑았다.
이튿날에는 나름 중책을 맡았다. 6-6으로 팽팽하게 맞선 10회초 선두타자 김현수가 2루타로 출루하자 염경엽 감독이 김현수 대신 대주자 최승민을 2루에 내보냈다. 퓨처스리그에서 통산 130개를 기록할 정도로 빠른 발을 자랑한 최승민은 오스틴의 2루수 뜬공 때 태그업을 시도, 재빠르게 3루로 달렸다. 오른쪽 파울 라인 근처까지 뛰어간 이유찬이 공을 잡은 뒤 재빨리 송구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주저하지 않고 스타트를 끊은 최승민의 결단력이 돋보였다.
LG는 최승민의 주루 플레이 덕분에 상대를 더 압박했고, 후속타자 오지환의 2루타 때 3루주자 최승민이 홈을 밟으면서 팀이 7-6 리드를 되찾았다. 결국 경기는 그대로 LG의 1점 차 승리로 마무리됐다. 경기 후 염경엽 감독도 "10회초에 김현수가 찬스를 만들어주고 최승민이 공격적인 베이스 러닝으로 득점을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최승민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미 LG는 신민재에게 많은 기회를 부여하면서 시즌 초반부터 쏠쏠한 재미를 봤다. 최승민 덕분에 경기 중반 이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옵션이 하나 더 늘어난 가운데, 후반기에 이어 포스트시즌까지 최승민이 활약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사진=LG 트윈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