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역도의 신화' 장미란, 문체부 2차관 깜짝 발탁…체육인으론 3번째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하계올림픽 역도 종목에서 금·은·동메달을 각각 하나씩 거머쥔 장미란 현 용인대 교수가 체육인으로는 3번째로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 임명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단행한 차관급 인사에서 장 교수를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으로 깜짝 발탁했다. 최근 문체부 2차관 교체설이 유력하게 나돌기는 했으나 올림픽에서 메달을 3개나 딴 스타플레이어 장 차관의 임명을 예상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앞서 2013년 '한국 사격의 전설' 박종길, 2019년 '아시아의 인어' 최윤희 등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 출신 행정가들이 문체부 2차관을 거쳐갔으나 올림픽 메달리스트는 장 차관이 처음이다.



장 신임 차관은 2005∼2009년 세계역도선수권 4연패(2005·2006·2007·2009년)를 이뤘고, 올림픽에서는 금메달(2008년 베이징), 은메달(2004년 아테네), 동메달(2012년 런던)을 하나씩 손에 넣은 한국 역도사 최고의 선수다.

다른 선수보다 다소 늦은 중학교 3학년 때 역도에 입문한 장 차관은 바벨을 들자마자 전국 무대를 휩쓸었고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합계 302.5kg을 들어 은메달을 획득, 한국 역도의 기둥으로 단숨에 자리매김했다.

이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선 합계 326kg의 당시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한국 여자 역도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장 차관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도 출전, 용상 3차시기를 실패하며 당시엔 입상이 무산됐음에도 무릎을 꿇고 기도했고 밝은 미소를 보여 한국은 물론 세계 역도팬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하지만 이후 동메달을 땄던 흐리프시메 쿠르슈다(아르메니아)의 소변 샘플에서 금지약물성분이 검출돼 2016년 메달을 박탈당하면서 장 차관은 동메달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2005년 고려대에 입학한 장 차관은 현역 시절에도 손을 놓지 않았던 학업에 더욱 매진, 2013년 1윌 현역 은퇴 뒤엔 차근차근 학위를 쌓아갔다. 성신여대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 용인대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2016년 용인대 교수로 임용됐으며, 2017년에 미국 오하이오주 켄트주립대에서 유학 생활을 했고 2021년 용인대로 복직했다. 



장 차관은 은퇴 전인 2012년에 장미란재단을 설립해 꾸준히 체육 꿈나무들을 지원하는 것으로 많은 체육인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공부하는 체육인' 장 차관이 윤석열 정부에 입성함에 따라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를 따내며 종합 5위에 오른 뒤 추락했던 한국 엘리트 스포츠의 부활도 꿈꿔볼 수 있게 됐다.


사진=대통령실,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