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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츠오피니언] 조광래호의 왼쪽 풀백의 화두는 '수비형 풀백'

기사입력 2011.06.03 13:55 / 기사수정 2011.06.03 13:59

엑츠기자단 기자

 


[엑스포츠뉴스]

간혹 거울을 보며 내 어깨는 수평이 아닌 거 같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실제로, 보통사람들 중 양쪽 어깨가 수평으로 곧바로 되어 있는 경우는 많지 않고 대부분 양쪽 어깨 중 한 곳이 조금 높거나 낮다고 합니다. 그래서 똑바로 서 있을 때도, 정말 곧바로 서 있기 힘든 것도 이 때문이죠.

이렇듯, 우리 몸의 균형을 맞추기 힘든 것처럼, 축구에서도 균형이란 맞추기 힘듭니다.

그러한 균형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공격과 수비의 중간을 지향하는 것이고, 매 순간 공수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최근, 조광래 감독은 3일(세르비아전)과 7일(가나전)에 있을 평가전에 대비해 대표팀을 소집하고서, 또 한번 왼쪽 풀백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습니다. 이는 지난 아시안컵 이후, 부동의 왼쪽 풀백 이영표 선수가 은퇴하면서 벌어진 공백을 메우고, 최상의 수비라인의 조합을 찾기 위한 과정이라 할 수 있죠.

 

▲ 이영표 은퇴이후, 왼쪽 풀백기용의 고심에 빠져 있는 조광래호

좌우 풀백을 선별하는 작업에서 중요한 것은 수비라인 상에서의 공수밸런스입니다.



좌우 중 한쪽이 다소 공격적인 풀백이 맡는 다면 반대편 풀백은 대체로 수비지향적인 쪽으로 선수를 기용하는 편이죠. 레얄 마드리드의 경우, 왼쪽 풀백, 마르셀루가 상당히 공격적인 성향을 보여주는 풀백이며 그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반면, 반대편인 오른쪽의 세르히오 라모스 나 아르벨로아는 대체로 수비지향적이며 오버래핑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하는 부분입니다. 

■ 이영표 은퇴이후, 수비적인 왼쪽풀백을 찾고 있는 조광래 감독 

현재 한국대표팀도 마찬가지의 경우로 이와 같은 부분을 수행하기 위해 현재 수비지향적인 왼쪽 풀백을 찾고 있습니다. 왼쪽에 비해 오른쪽은 이미 공격적인 성향을 지닌 차두리 선수가 거의 확실시 되어가는 가운데, 공격적인 오른쪽보단 다소 수비적인 역할을 더욱 담당해줄 수 있는 왼쪽 풀백을 찾고 있는 것이죠.

이러한 과정에서, 홍철, 윤석영, 김영권, 뱍주호 등이 K리그에서의 활약 혹은 대표팀에 소집되어 조광래 감독의 '시험'을 받았지만, 현재로선 김영권 선수가 왼쪽 풀백으로 중용되고 있죠. 물론, 이것은 임시방편적인 성격이 강하지만 말이죠.

▲왼쪽 풀백으로 실험한 바 있는 윤석영과 박주호

그럼, 왜, 단순 풀백이 아닌 수비를 잘할 수 있는 수비형 풀백을 조광래 감독은 원할까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는데요, 조광래 감독의 의중은 이렇습니다.

왼쪽 풀백이 수비역할을 주로 담당하게 된다면 오른쪽 풀백인 차두리 선수가 오버래핑해서 공격가담시, 수비라인은 왼쪽 풀백까지 합쳐, 쓰리백을 형성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후방 수비라인의 역습차단가능성이 더욱 커지면서, 요즘 대표팀에 입혀지고 있는 점유율 축구를 하는 데 있어, 볼이 뒤로 빠질 시, 아무래도 두 명보단 세 명이 후방에서 지원해주는 것이 볼 소유권을 유지시키는 데 더욱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공격전개시에도 왼쪽 풀백이 좀 더 수비적인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차두리 선수의 수비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고, 이는 차두리 선수의 공격가담횟수의 증가, 미드필더에 가까운 역할부여가능 등의 효과가 발생케 되죠.

또한, 이러한 차두리의 오버래핑이 잦아지면, 오른쪽 윙어인 이청용 선수의 중앙으로의 침투도 좀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부가적인 효과를 노릴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들을 고려하고, 전술적인 유동성 등을 고려해, 조광래 감독은 수비적인 왼쪽 풀백을 찾고 있으나,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홍철, 윤석영, 박주호 등은 분명 공격가담 시의 능력은 좋은 편이나, 수비능력에서 다소 약점이 있다고 조광래 감독이 판단하고서 센터백인 김영권의 풀백기용으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수비형 왼쪽 풀백, 그에 대한 전술적인 고찰

하지만, 여기서 이영표의 경우, 공격가담이 약간 적기는 했습니다만, 그래도 공격가담시 특유의 헛다리짚기와 얼리크로스  (early cross) 로 공격진에 힘을 불어넣어 주던 왼쪽 풀백이었는데, 만약 왼쪽 풀백이 공격가담을 자제한다면 왼쪽 공격력이 빈약해지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물론, 완전히 공격가담을 하지 않는 것을 조광래 감독이 원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센터백을 풀백으로, 그러니까 수비에 능숙한 선수를 풀백으로 기용했을 때, 오버래핑에 대한 일종의 감, 공격본능은 분명 떨어질 수 있고 이것이 공격진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의심이 분명 생깁니다.

이러한 의문에 대해선, 지난 아시안컵에서의 대표팀의 세부전술을 잘 살펴보면 이러한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이용래 선수의 역할이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차두리 공격가담시, 수비라인 모습 (왼쪽), 이용래의 왼쪽 윙어 공격지원 모습 (오른쪽)

 아시안컵에서 우리대표팀은 4-2-3-1 포메이션을 사용했고 여기서 2에 해당되는 수비형 미드필더 더블 블란치로 이용래와 기성용을 기용했죠.

여기서 이용래 선수는 주로 왼쪽 사이드공격에 지원을 해주면서 왼쪽 미드필더 박지성 선수가 중앙으로 이동하면 그 빈 공간을 찾아 들어가면서 크로스 혹은 중거리슛을 노렸고, 박지성 선수가 전진할 때, 이용래 선수가 주변에 가담해주고, 원톱 지동원 선수가 왼쪽으로 이동하면서 3명 간의 짧은 공간에서의 패싱플레이를 이어가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습니다.

이는 이용래 선수가 풀백이 공격에 가담했을 때 수행해야 할 윙어지원 역할을 왼쪽 풀백 대신, 수행할 수 있다는 전술적 가능성을 제시해주고 있는 부분이죠. 또한, 지난 온두라스 전에서 김정우와 원톱 박주영이 측면으로 이동했을 때, 세부적인 전술수행을 측면 김보경 선수와 잘 이뤄가는 모습을 보였기에 왼쪽 풀백에 대한 다소 변형된 형태로 조광래 감독이 선수기용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줬습니다.

■ 조광래 호의 왼쪽 풀백, 누가 차지할까?

이번 조광래호에 부름을 받은 선수들 중, 왼쪽 풀백으로 뛸 수 있는 선수는 김영권, 박원재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윤석영, 홍철은 이번에 올림픽대표로 차출되어, 이번 국가대표팀 소집명단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현재, 첫 훈련날, 본래대로 김영권을 왼쪽 풀백으로 세웠다고 보도됐고, 오는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 부임초기 실험했던 변형 쓰리백을 다시 시험할 것으로 보이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는 현 상황입니다.

결국, 조광래 감독이 생각하는 왼쪽 풀백의 첫 임무는 수비이며, 이것은 이전의 전진형 스토퍼를 놓는 변형 쓰리백과는 또 다른 4백을 기반으로 한 변형 쓰리백의 플랜B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본래의 의도는 쓰리백이다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이러한 약간은 '특별한' 대표팀의 왼쪽 풀백을 과연 누가 자리할 수 있을지, 다가오는 두 평가전을 통해 가려보는 것도 좋은 관전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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