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세계적인 수비수도 프로포즈는 참 어렵다.
아스널 소속 올렉산드르 진첸코가 아내에게 했던 프로포즈를 후회한다고 털어놨다.
우크라이나 출신 레프트백인 진첸코는 러시아 리그 우파에서 프로에 데뷔, 2016년 잉글랜드 맨체스터 시티 유니폼을 입으면서 이름을 알렸다.
이적 첫 시즌 워크퍼밋 문제로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번으로 임대를 떠났고, 2017/18시즌 맨시티 복귀 후 점차 입지를 늘려가기 시작했다. 이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14경기를 뛴 진첸코는 2018/19시즌 리그에서만 14경기를 소화하며 리그 우승을 도왔다.
이후 2021/22시즌까지 레프트백 로테이션 멤버로 활약한 진첸코는 맨시티에서 리그 4회, FA컵 1회, 리그컵 4회 등 많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번 시즌에는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위해 맨시티를 떠나 아스널에 입단했다. 이적 후 줄곧 주전 수비수로 활약하고 있으며, 중앙 미드필더까지 뛸 수 있는 멀티 플레이 능력을 살려 다재다능한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이런 진첸코에게도 프로포즈는 힘든 일이었다. 3일(한국시간) 영국 토크스포츠에 따르면 진첸코는 "여러분은 내가 했던 프로포즈를 절대 따라하지 마라. 지금 생각하면 참 후회된다"고 고백했다.
진첸코는 "3년 전 내가 아내에게 했던 프로포즈는 역사상 최악의 프로포즈였다. 너무 부끄럽다"면서 "국가대표팀 경기가 있는 날이었다. 포르투갈과의 경기였는데 그 때 프로포즈를 하려고 했다. 아내가 방송인이었기 때문에 완벽한 타이밍이었다"고 그 때 기억을 떠올렸다.
하지만 한 가지 잊은 것이 있었다. 진첸코는 "계획은 완벽했다. 아내 상사에게 전화해서 날 인터뷰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인터뷰 자리에서 프로포즈하고 싶었다. 경기도 2-1로 이겼고, 내 가방 안에는 반지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먼저 아내 부모님에게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전화가 아니라 직접 허락을 구해야 했다. 허락을 받기 전에는 프로포즈를 할 수 없었고, 하고 싶지도 않았다"면서 장인, 장모의 허락을 받는 걸 깜빡했다고 밝혔다.
진첸코는 "다음날 새벽 4시에 아내 집 앞에서 사각 팬티를 입고 프로포즈 했다. 난 우크라이나의 브래드 피트였고, 몸도 좋았기 때문에 아내가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날 일을 떠올리면 여전히 움찔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진첸코의 프로포즈는 속옷 바람으로 끝나지 않았다. 진첸코는 이후 키이우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다시 한 번 정식으로 프로포즈 했고, 결혼에 성공했다. 2021년에는 딸까지 얻었다.
사진=PA Wire, EPA/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