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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를로 이적, 변화 피할 수 없는 AC 밀란

기사입력 2011.05.26 07:31 / 기사수정 2011.05.26 07:31

박문수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안드레아 피를로가 AC 밀란을 떠나 유벤투스로 둥지를 옮겼다. 이로써 피를로는 10년간 이어진 밀란에서의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밀란 역시 미드필드진 개편이 시급해진 상황이다.

피를로가 AC 밀란에 입성한 건 지난 2001년이었다. 당시 그는 인터 밀란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고 우여곡절 끝에 AC 밀란으로 이적했다. 클라렌세 세도르프 역시 인테르에서 밀란으로 이적해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이적 후 피를는 자신의 진가를 마음껏 발휘하며 세계 최고 미드필더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밀란 역시 피를로의 영입으로 말미암아 더욱 안정적인 미드필더진을 구성할 수 있었고 2번의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스쿠데토 획득(이탈리아 세리에 A 우승)에 성공했다.


[그림 = 안첼로티 체제의 밀란 미드필더: 피를로를 포백 위에 두면서 가투소가 수비적 역할을 분담. 상황에 따라 세도르프가 내려와 공을 배급하는 형태를 보임 ⓒ 필자가 쓴 AC 밀란, 10년간 이어온 '중원의 해체' 中 발췌]

애초 피를로의 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였다. 하지만 밀란에서 그는 '레지스타'였다. 레지스타란 포백라인 바로 위에서 공격을 지휘하는 역할을 부여 받은 특이한 포지션의 선수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에 의해 만들어진 레지스타의 개념은 포백을 보호하면서 뒤에서부터 공격의 물꼬를 터는 것을 뜻한다.


이외에도 세도르프와 젠나로 가투소가 피를로를 보좌하면서 밀란은 중앙 지향적이고 점유율을 높이면서 공격의 흐름을 잡을 수 있는 중원을 구성할 수 있었다. 공격형 미드필더를 아래로 내린 안첼로티의 실험 정신이 빛을 발한 대목이었다.

피를로와 밀란의 동거는 2010/11시즌을 기점으로 변화했다. 새롭게 팀에 합류한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의 밀란은 후방에서 공을 배급하는 것보다는 하프 라인 위에 있는 선수들에 의한 공격 전개를 선호했다. 이러한 이유로 피를로의 역할이 감소했고, 그의 자리에는 좀 더 수비적인 마크 판 봄멀이 자리 잡았다. 피를로 자신도 이전과 비교해 상대 선수들의 압박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고 레지스타의 포지션이 아닌 중앙 미드필더로 좀 더 전진배치됐다. 

밀란의 피를로 의존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실례로 지난 2009/10시즌 챔스 16강 밀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피를로는 박지성에 완전히 막혔다. 피를로의 후방 지원을 토대로 공격을 전개하던 밀란으로서는 가장 위협적이고 익숙한 공격 루트를 잃었고 0-4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피를로의 봉쇄로 말미암아 공 배급 자체가 되지 않았다. 

한편 이번 피를로의 이적은 밀란 세대교체의 신호탄과 다름없다. 피를로에 의존했던 중원 구성에 변화가 생기면서 미드필더진이 달라졌고 젊은 선수들로 대체함으로써 더욱 활동적인 중원을 구성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시즌 리그 우승으로 신임을 얻은 알레그리 감독의 성향 역시 고려돼야 한다. 알레그리는 포백 위 정중앙에 있는 미드필더가 좀 더 수비적이고 활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줄 것을 주문했다.

또한 알레그리 감독은 오른쪽 중앙 미드필더에는 가투소(혹은 마티우 플라미니)로 대표되는 전투적인 선수를 배치해, 투박하지만 활발한 중원을 구성하고자 했다. 반면 반대쪽 미드필더는 공격에 물꼬를 터는 데 능숙한 선수를 배치했다. 즉 피를로 중심의 밀란이 후방에서부터 공을 배급하며 공격적인 모습을 통해 점유율을 높이는 것과 대조적으로 알레그리의 밀란은 미드필드 지역에서 수비적인 선수들을 좀 더 투입하고 약간 앞으로 나와 공격을 전개하도록 주문한 것이다.

이제 피를로는 밀란의 현재가 아닌 과거가 됐다. 선수 자신 역시 밀란에서의 생활을 아름다웠던 추억으로 떠올리며 유벤투스의 명예회복에 전념할 뜻을 밝혔다. 밀란은 피를로의 이적에 따른 적절한 대체자를 찾아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제 막 여름 이적시장이 기지개를 편 만큼 밀란이 피를로의 대체자로 어느 선수를 영입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유벤투스로 이적한 피를로 ⓒ 유벤투스 공식 홈페이지]



박문수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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