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상암동(서울), 김지수 기자)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이 유쾌한 농담으로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강 감독은 20일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선수들이 정규리그에서 좋은 팀워크를 보여줬고 좋은 성적을 거둔 덕분에 지금 이 자리에 있다"며 "포스트시즌에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열심히 해보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강 감독이 이끄는 현대건설은 정규리그에서 24승 12패, 승점 70점으로 2위에 오르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개막 15연승을 내달리며 순조롭게 챔피언 결정전에 직행할 것으로 보였지만 새해 흥국생명에 선두 자리를 뺏긴 뒤 2위로 시즌을 마쳤다.
강 감독은 부임 첫해였던 지난 시즌에도 현대건설의 독주 체제를 구축하고도 정규리그 막바지 여자부 코로나19 확진자 속출 여파로 시즌이 조기 종료되면서 포스트시즌을 치르지 못한 아픔이 있다. 2년 연속 잘하고도 마냥 웃을 수 없는 결과를 받아들인 상태다.
강 감독 역시 "우리가 초반에 너무 잘했기 때문에 챔피언 결정전에 먼저 진출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지만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2위라는 값진 성과를 냈고 포스트시즌에 올라와서 뿌듯한 마음이다"라고 강조했다.
오는 23일부터 3위 한국도로공사와 치르는 3전 2승제의 플레이오프에 임하는 각오도 밝혔다.
일단 양효진, 황민경 등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들이 중심을 잡아주기를 바라고 있다.
강 감독은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생각보다 몇 선수 없다. 그래도 양효진이 정말 잘해줄 거라고 믿고 어린 선수들도 언니들을 따라서 좋은 게임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며 "우리는 아무래도 팀에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은 외국인 선수 몬티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미디어데이 본 행사 중에는 평소 진중한 모습과는 다른 입담도 과시했다.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할 경우 상대해야 할 흥국생명 에이스 '배구 여제' 김연경 대처법을 묻는 질문에는 "조심스럽다. 김연경 성격이 아무래도 활달하고 욱하는 게 있다. 열을 받게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해 행사장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반면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이 "김연경은 워낙 실력이 출중해 신경전도 통하지 않는다. 우리는 다른 선수를 막겠다"고 답했다.
강 감독은 김종민 감독의 재치 있는 '탈압박'에 당황한 듯 "연경아 미안하다"라고 웃으며 수습했다.
사진=상암동(서울), 박지영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