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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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7일, 양창섭의 시계가 다시 돌아간다

기사입력 2022.04.14 05:03

윤승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대구, 윤승재 기자) “신인인데 이런 공을 던질 수 있구나, 단 한 경기였지만 그 때 인상이 아직도 남아있다.”

2018년 4월 11일, 두산 내야수였던 오재일이 양창섭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상대한 날이다. 오재일은 당시 신인 투수였던 양창섭과 세 차례 맞붙어 두 번의 헛스윙 삼진과 한 번의 뜬공으로 물러났다.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그는 동료들과 함께 양창섭의 공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신인인데 이런 공을 던지다니.” 오재일 뿐만 아니라 김재환, 박건우 등 기라성 같은 선수들도 이구동성으로 양창섭의 공을 칭찬하기 바빴다. 비록 딱 한 차례 성사된 맞대결이었지만, 4년이 지난 지금까지 생생하게 기억할 정도로 양창섭의 공은 강렬했다.

7승 6패 평균자책점 5.05. 2018년 혜성처럼 등장한 신인 양창섭의 성적표다. 리그를 압도할 정도의 엄청난 성적은 아니었지만, 당시 양창섭은 시즌 17경기에 선발로 나서는 꾸준한 활약에 신인답지 않은 경기 운영 능력으로 가능성을 인정받으며 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투수 자원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그 뒤로 양창섭의 시계는 멈췄다. 2019시즌 캠프 도중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귀국한 양창섭은 결국 3월 팔꿈치 내측 인대 접합 및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으며 시즌 아웃됐다. 그리고 이어진 기나긴 재활 터널. 생각보다 그의 회복은 늦어졌고 2020년 막판에야 돌아왔지만 2021년 허리 부상으로 다시 이탈하며 아쉬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5년차인 2022년은 달랐다. 그동안 차근차근 투구 수와 이닝 수를 늘리며 선발 준비를 해왔던 양창섭은 새 시즌 5선발의 강력후보로 부상하며 부활의 날갯짓을 켰다. 여기에 강력한 경쟁자였던 장필준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기회가 찾아왔다. 그렇게 4년 만에 다시 오른 선발 마운드. 양창섭은 6일 잠실 두산전 6이닝 무실점으로 1300일만에 선발승을 거둔 데 이어, 지난 13일 대구 한화전에서도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면서 1307일 만의 홈 선발승을 거두는 기쁨을 맛봤다. 2연승에 2경기 평균자책점 0.75. 두 경기 연속 호투를 펼치며 4년 전 기대했던 모습으로 건강하게 돌아왔다. 


우여곡절 끝에 돌아온 그이기에, 양창섭은 수치상의 성적보단 꾸준함을 더 다짐했다. 13일 경기 후 양창섭은 "지금 페이스 잘 유지해서 건강한 모습으로 시즌 끝까지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라면서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4년 만에 양창섭의 시계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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