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삼성동, 김현세 기자) KT 위즈 강백호가 최다 득표, 최고 득표율로 황금 장갑을 끼웠다.
강백호는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1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1루수 부문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KT의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끈 강백호는 "올해 정말 행복했다. 첫 우승이라는 값진 경험도 해 봤고, 많은 동료로부터 정말 많이 배웠다"며 "1루수 골든글러브를 받도록 포지션을 바꿔 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 1루수 레전드인 이승엽 선배님께 시상해 주셔서 영광이다. 선배님께서 7번 받으셨는데, 나는 10회 정도 받도록 노력하겠다"며 웃었다.
유효표 304표 가운데 278표를 받은 강백호는 득표율 91.4%를 기록하며 올해 골든글러브 수상자 중 최다 득표와 최고 득표율을 동시에 차지했다.
두산 베어스 아리엘 미란다는 정규시즌 최우수 선수(MVP)와 최동원상에 이어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휩쓸었다. 유효표 304표 중 231표(76%)를 받았다.
지난 2018년부터 4년 연속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배출한 두산은 지난 1988년부터 4년 연속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인 선동열 전 감독을 배출한 해태 타이거즈와 이 부문 최다 타이를 이뤘다.
고국에 가 있는 미란다 대신 대리 수상한 최우진 통역은 "오늘 아침에 통화했는데, 골든글러브를 받으면 어떤 말을 하고 싶냐고 물었다. 'KBO에서 뛸 수 있게 기회를 준 두산과 감독님, 전력분석을 비롯해 프런트에게 고맙다. 내년에도 뛸 기회를 주면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미란다에 앞서 이날 시상식은 고영표의 페어플레이상 수상으로 시작했다. 고영표는 "프로야구선수로서 그라운드에서 책임감 있게 뛰려 한 걸 좋게 봐 주신 것 같다"며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팬 분들께 좋은 모습 보이겠다"고 말했다.
골든포토상에는 박경수와 유한준이 공동 수상했다.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목발을 짚은 박경수와 세리머니를 함께한 유한준은 "두 선수가 함께 받는 건 최초라고 들었다"며 "이 사진은 내가 아닌 우리 팀 KT 선수들이 이룬 거다"라고 이야기했다.
포수 부문에서는 삼성 라이온즈의 6년 만의 가을야구를 이끈 강민호가 황금 장갑을 끼웠다. 강민호는 "내가 KBO리그의 포수 가운데 나이가 가장 많다. 이 상을 받은 건 (양)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양의지라는 최고의 포수가 있었기에 안주하지 않을 수 있었다. 고맙다"고 말했다.
삼성은 강민호의 수상으로 역대 한 팀 최다 골든글러브 배출 기록과 타이인 68회를 채웠다. 삼성에 앞서 해태가 이 부문 최다 배출 팀이었다. 삼성은 강민호에 이어 구자욱이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이 부문 역대 1위에 올랐다.
올 시즌 3할-30홈런-100타점을 달성하며 지명타자 부문에서 황금 장갑을 끼운 양의지는 "앞에서 민호 형이 좋은 말을 많이 해 줬는데, 나는 어릴 때부터 민호 형을 좇으려 했다. 늘 힘들 때 내 고민을 들어 준 민호 형, 그리고 나를 키워 주신 김태형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이어 "내년에는 다시 포수로 돌아가 이 상을 수상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생애 첫 황금 장갑을 끼운 2루수 부문 수상자인 한화 이글스 정은원은 "빠른 시간 안에 좋은 선수로 클 수 있게 도와 주신 구단 관계자 분들과 동료들에게 고맙다"며 "앞으로도 더욱 노력해서 골든글러브를 더 많이 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올 시즌 35홈런으로 이 부문 1위에 오른 최정은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양의지와 함께 7회 수상으로 역대 최다 수상자로 거듭난 최정은 "정용진 구단주님과 프런트, 김원형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올 시즌 46도루로 도루왕을 차지하며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김혜성은 "올해 많이 아쉽고 부족했다"면서도 "항상 뛰는 타이밍이나 여러 조언을 해 주시는 코치님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의 영광은 이정후, 홍창기, 구자욱에게 돌아갔다. 이정후는 이날 시상을 맡은 아버지 이종범 코치로부터 황금 장갑을 받았다.
홍창기는 "첫 풀타임 시즌에 좋은 결과를 내도록 도와 준 구단 분들과 동료에게 고맙다"며 "부모님께서 '즐기고 오라'고 해 주셨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구자욱은 "20년 전 야구가 좋아 시작한 어린 소년이 오늘에서야 이 상을 받게 됐다"며 "정말 뭉클하다. 오늘은 내가 야구하면서 가장 행복한 밤이 되지 않을까. 목표한 걸 천천히, 하나씩 잘 이루는 선수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1 KBO 골든글러브 수상자
투수: 아리엘 미란다(두산)
포수: 강민호(삼성)
지명타자: 양의지(NC)
1루수: 강백호(KT, 최다 득표·최고 득표율)
2루수: 정은원(한화)
3루수: 최정(SSG)
유격수: 김혜성(키움)
외야수: 이정후(키움), 홍창기(LG), 구자욱(삼성)
사진=삼성동, 박지영 기자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