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윤승재 기자) 두산 베어스가 뼈아픈 무승부를 기록했다.
두산은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두산은 더블헤더 시작 전부터 악재를 맞았다. 주전 포수 박세혁과 장승현이 무릎 통증으로 출전이 불투명해지면서 어려운 싸움이 예고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주전 선수들이 그대로 출전하고 1차전 선발도 대체선발이 아닌 로테이션을 돌던 곽빈인 것은 위안요소였다. 여기에 상대 KIA가 1차전에 주전을 대거 뺀 라인업을 가동하면서 분위기는 두산 쪽으로 다소 기우는 듯했다.
하지만 두산은 초반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선발 곽빈이 난조를 보이면서 2⅔이닝 만에 조기 강판된 것. 곽빈은 이날 2⅔이닝 동안 71구를 던져 5피안타 2볼넷 2삼진 2실점을 기록했는데, 볼 개수가 투구수 절반에 가까운 35개에 다다라는 등 난조를 보이며 조기강판됐다.
2회초엔 1루수 페르난데스의 결정적인 실책까지 겹쳤다. 0-1로 끌려가던 2회 1사 1,3루 위기상황, 곽빈이 박민을 상대로 1루 앞 땅볼을 유도했고, 1루수 페르난데스가 이를 잘 잡으며 무난하게 아웃카운트로 올릴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페르난데스가 아웃도 실점도 둘 다 못 잡아내면서 분위기가 기울었다.
당시 페르난데스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두 가지였다. 홈으로 송구해 3루주자의 쇄도를 막거나, 실점을 감수하고 1루를 밟아 아웃카운트를 올리는 방안 두 가지가 있었다. 베이스를 밟을 타이밍도, 홈으로 송구할 타이밍도 충분했다. 하지만 이때 페르난데스가 주춤했고, 뒤늦게 홈으로 송구했으나 3루주자도 타자주자도 모두 막지 못했다. 결국 두산은 아웃카운트 없이 실점만 허용하며 고개를 숙였다.
다행히 곽빈은 이후 삼진과 뜬공으로 추가실점 없이 2회를 마무리하며 숨을 돌렸다. 그러나 1점차와 2점차, 그리고 피할 수 있었던 실점 위기를 넘기지 못한 분위기 차이는 컸다. 곽빈은 3회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고, 선두타자 볼넷과 1사 후 볼넷, 2사 후 안타를 차례로 맞으며 만루 위기를 허용했고, 결국 윤명준에게 마운드를 넘기며 조기 강판됐다.
믿었던 곽빈이 무너지면서 두산은 강제 불펜데이를 가동했다. 윤명준-이승진-권휘-이영하-홍건희-김강률 등 6명의 선수를 차례로 투입했고, 이중 마무리 투수 이영하는 중간에 나와 2이닝을 소화해야 했다. 다행히 7회 터진 박건우의 동점타로 3-3 무승부를 기록하긴 했지만, 더블헤더 2차전 선발이 ‘대체선발’ 현도훈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두산의 예상치 못한 1차전 불펜 소모는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주전 모두를 선발 투입하고도 3시간 46분에 달하는 혈투까지 펼치면서 2차전 어려운 승부를 앞두게 됐다. 한편, 두산과 KIA의 더블헤더 2차전은 오후 6시 16분에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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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