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김현세 기자) 지금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에게는 투수가 제일 고민이다. 후반기에는 선발진의 투구 페이스가 전반적으로 저조하고, 필승조는 시즌 초 구상과 크게 달라져 있다.
두산의 필승조 가운데 올 시즌 1군 엔트리에서 빠진 적 없는 선수는 홍건희뿐. 마무리 투수 김강률이 부상을 털고 돌아 왔지만,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이탈한 박치국을 차치하더라도 기존 셋업맨인 이승진의 부재는 김 감독으로서 못내 아쉽다. 올 시즌 부상자 명단에도 한 차례 올랐던 이승진은 1군 엔트리 말소가 세 차례였다.
김 감독은 시즌 전부터 이승진을 필승조의 핵심 선수로 분류했다. 김강률과 마무리 투수 자리를 놓고도 고민했던 후보다. 셋업맨으로 출발한 이승진은 지난 4, 5월 21경기 구원 등판해 1승 1패 13홀드, 평균자책점 1.42 이닝당출루허용률(WHIP) 0.99로 응답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가 복귀한 뒤에는 김강률의 빈자리를 지키며 데뷔 첫 세이브에 이어 연속 경기 세이브도 거뒀지만 이후 일시적인 부침을 겪었다.
현재 홍건희, 김강률 위주로 구성한 필승조에는 윤명준, 김명신이 가세했지만, 김 감독은 이승진이 심리적인 부담을 덜고 복귀한다면 마운드 운용에도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한다. 앞서 김 감독은 이승진이 구속의 변화에 지나치게 민감한 것 같다며 부담을 덜기를 바랐는데, 이번에는 투구 횟수를 보다 많이 가져가게 하며 페이스를 끌어올리도록 주문했다.
김 감독은 "승진이는 좋은 공을 갖고 있는 투수다. 그런데 생각이 많으니 시합이 됐겠나. 전광판 보고 구속 확인하면서 생각도 많아진다. 지금 퓨처스에서도 구속이 원하는 만큼은 안 나오는지 휴식을 준 것 같은데, 코치진에게 '그냥 더 던지게 하라'고 했다. 승진이가 기술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어 내려간 게 아니기 때문이다. 실전에서 세이브도 한두 번 해 가며 자신감을 쌓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씩씩하게 던져야 한다. 농담이 아니라 이건 진담이다. 승진이도 자꾸 부딪혀 봐야 한다. 마음만 정리한다고 되겠나. 여기는 실전이다. 몸으로 부딪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승진은 지난 27일 한화 이글스 퓨처스와 경기에서는 최고 144km/h 직구를 앞세운 1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홀드를 올렸다. 구속 등락 폭이 있지만, 부딪혀 얻은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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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