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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 챔피언, 루키, 인크레더블 팀" [포디움 스토리]

기사입력 2021.07.27 05:40 / 기사수정 2021.07.27 04:45

김현세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현세 기자) 'The legend. The champion. The rookie.' 세계양궁협회는 2020 도쿄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에서 뛰어난 팀워크로 금메달을 목에 건 오진혁(40, 현대제철)과 김우진(29, 청주시청), 김제덕(17, 경북일고)을 각각 전설, 챔피언, 루키로 불렀다. 협회는 또 "세 가지 세대, 세 가지 성격, 하나의 놀라운 팀(Three generations, three personalities, one incredible team)"이라고 하나로 뭉친 세 선수를 표현했다.

오진혁, 김우진, 김제덕으로 구성한 한국 양궁 남자 대표팀은 26일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준결승에서 슛오프 끝에 일본을 간발의 차로 꺾고 결승전에서 대만을 상대로 세트 스코어 6-0(59-55 60-58 56-55) 완승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지난 2016 리우올림픽에 이어 올림픽 단체전 2연패를 달성한 남자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혼성전과 여자 단체전에 이은 3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중 김제덕은 지난 24일 열린 혼성전에서 안산(20, 광주여대)와 함께 대회 첫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2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양궁 여자단체전에 이은 남자단체전 금메달 획득을 축하합니다"라며 "남자단체전 금메달은 지난 리우올림픽에 이은 2연패여서 더욱 뜻깊습니다. 오진혁, 김우진, 김제덕 세 선수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냅니다"라며 축전을 보냈다.

적지 않은 나이 차로 구성한 이번 남자 양궁 대표팀에는 여러 이야기들이 있다. '맏형' 오진혁은 1999년 충남체고 3학년 시절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프랑스 세계선수권대회에 이어 2000 시드니올림픽 선발전에서도 고배를 마시며 방황에도 빠지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끝내 전설로 발돋움했다.

오랜 방황 끝에 지난 2012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남자 양궁 사상 첫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을 선사한 오진혁은 2016 리우올림픽 선발전에서 탈락한 뒤 어깨 회전근 힘줄이 끊어지는 큰 부상을 겪고도 이번 대회에서 투혼을 발휘했다. 문 대통령은 "오진혁 선수는 양궁대표팀의 '맏형'이라는 부담감과 어깨 통증을 이겨내고 값진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라고 했다.


김우진은 이번 대회에서 오진혁과 함께 단체전에서 중심이 돼 줬다. 특히 대만과 결승전에서는 10점을 연달아 쏘며 승기를 지키는 데 크게 일조했다. 대만 역시 결승전에 오른 만큼 기량이 빼어났는데, 1세트에서는 잠시 휘청였지만 2세트부터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했음에도 승기를 잡지 못한 건 꾸준히 10점을 겨냥한 김우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문 대통령은 "'양궁 하면 떠오르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한 김우진 선수의 소망은 이뤄질 것입니다"라고 축전을 보냈다.

두 형의 뒤에는 이번 대회에서 특유의 파이팅을 불어넣는 김제덕이 지원 사격을 했다. 김제덕은 승부처마다 10점을 꽂으며 숨통을 틔웠다. 또 자신의 차례가 아님에도 기합을 불어넣으며 동료의 선전을 바라기도 했다. 세계양궁협회는 공식 SNS에 "10점 영웅 김제덕은 엄청 신이 났다"고 써 올렸다.

지난 혼성전에서 역대 한국 남자 양궁에서 최연소 메달리스트로 거듭난 김제덕은 자신을 가르친 황효진 경북일고 코치로부터도 장난도 많이 치는 아이라는 이야기를 듣지만, 막상 활을 잡으면 과녁을 뚫어지듯 바라보는 집중력을 발휘한다. 황 코치는 2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나라를 대표해 출전했고 그에 대한 책임감도 생긴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많이 노력하고 있다는 게 너무 기특하다"고 말했다.

남은 건 개인전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남녀를 통틀어 전 종목을 석권하고 있는 한국 양궁은 27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개인전에서도 활약을 이어가리라 기대받고 있다. 김제덕은 안산과 함께 양궁 사상 처음으로 3관왕 도전에 나선다. 세계양궁협회가 각각 전설, 챔피언, 루키로 표현한 3인방은 개인전에서도 금빛 과녁을 겨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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