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끌려가던 경기를 바꾼 건 박건하 감독의 대처였다.
수원 삼성은 12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15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3-2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에 제주 주민규에게 멀티 골을 내줬지만, 후반에 김건희와 제리치, 헨리의 연속골이 터지면서 홈에서 승점 3점을 챙겼다.
이날 박건하 감독은 9일 열린 전북 전 이후 사흘 만에 홈 경기를 치르는 탓에 맹활약하던 정상빈을 빼고 제리치의 짝으로 고승범을 올렸다. 고승범의 자리에는 부상에서 복귀한 김민우가 선발로 출장했다. 하지만 고승범의 전방 배치는 실패였다.
제리치 혼자 공중볼 경합에 나섰지만, 제주가 두 명의 중앙 수비수가 동시에 경합에 참여하면서 제리치가 경합에서 밀렸다. 여기에 선수들의 전반적인 활동량도 미진했다. 박 감독은 "전북 전 승리의 기운이 전반에 독이 됐다. 선수들이 해이해졌고 집중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수원은 주민규에게 전반 17분에게 빠르게 선제골을 허용했고 공격으로 나서려고 해도 제주의 강한 압박에 크게 고전했다. 설상가상 전반 추가시간 역습을 허용해 주민규에게 멀티 골을 허용하며 0-2로 끌려갔다.
박 감독은 하프타임에 크게 변화를 줬다. 우선 선수 교체로 분위기를 바꿨다. 미드필더 강현묵과 수비수 장호익을 빼고 공격수 김건희와 수비수 헨리를 투입했다. 고승범이 강현묵의 자리로 내려왔고 헨리는 장호익의 자리를 그대로 메웠다.
또 다른 변화는 박 감독 본인의 변화였다. 박 감독은 "하프타임에 처음으로 선수들에게 강하게 이야기했다. 우리가 지금까지 해왔던 것들이 되지 않았다. 서로 독려하고 힘을 내면서 해야 하는데 전반에 몇몇 선수들이 짜증 섞인 모습을 보였다. 나는 기본을 잘 지키자고 이야기했고 포기하지 말고 홈 팬들을 위해서 뛰어보자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 변화들은 결과로 이어졌다. 후반 5분 제리치의 헤더 패스를 받은 김건희가 침착한 볼 컨트롤 이후 환상적인 발리슛으로 추격 골을 터뜨렸고 후반 12분엔 이기제가 돌파로 얻어낸 페널티킥을 제리치가 두 차례 시도 끝에 성공해 동점을 만들었다. 수원 선수들은 기세를 올렸고 후반 김영욱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하면서 수원에게 더욱 유리해졌다. 수원은 후반 40분 이기제의 프리킥을 헨리가 헤더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역전에 성공해 짜릿한 승점 3점을 챙겼다. 이날 승리는 수원의 올 시즌 리그 첫 역전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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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