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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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X '솔카' 송수형 "'쵸비'와 맞대결 기대…잃을 것 없기에 공격적으로 할 것" [인터뷰]

기사입력 2020.12.13 11:00

이덕행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덕행 기자] DRX '솔카' 송수형이 다음 시즌을 향한 각오를 드러냈다.

2020년 김대호 감독이 새롭게 들어선 DRX는 '도란' 최현준, '표식' 홍창현, '쵸비' 정지훈, '데프트' 김혁규, '케리아' 류민석의 활약으로 롤드컵 8강이라는 성적을 달성했다. 

DRX의 성적만큼 팬들도 많이 늘었지만 팬들의 관심에는 조금 빗겨나간 선수가 있었다. '솔카' 송수형이 그 주인공이다. 당시 '쿼드'라는 닉네임을 사용했던 송수형은 서브 미드라이너로 등록됐지만 스프링 개막전을 제외하고는 출전하지 못했다. 롤드컵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시즌이 끝나고 DRX는 4명의 선수를 떠나보냈다. DRX는 탑 라이너 두 명의 선수를 영입하고 미드와 바텀 듀오를 내부에서 수혈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DRX의 주전 미드라이너로 송수형이 기회를 얻게됐다. 

2018년 팀(당시 킹존)에 입단, 오랜 기다림 끝에 2021시즌을 풀타임 주전으로 뛰게 된 송수형은 "'쵸비'와 함께하며 배운 것이 많았다"면서도 "한화생명과의 맞대결이 기대된다. 나는 잃을 것이 없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나설 것 같다"고 전했다.

다음은 송수형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킹존에 연습생으로 들어와서 지금은 DRX에서 활동하고 있는 '솔카' 송수형이다.

▲ 지난 시즌까지 '쿼드'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다 이번 시즌 닉네임을 바꿨다. 

아마추어 때 사용하던 닉네임이 '솔카'였다. 프로를 몰래 혼자 도전하기 위해 '쿼드'라는 닉네임을 활용했었다. 지금 와서 보니 마음속에서 '솔카'를 버릴 수 없더라. '쿼드'가 이쁘긴 하지만 그래도 아마추어 때 부터 썼던 '솔카'를 쓰기로 결정했다. 

▲ '솔카'가 특별한 뜻을 가진 것은 아니라고 들었다.

맞다. 아무런 뜻은 없다. 초등학생 때 '버블파이터'를 했는데 아무렇게나 이름을 치다가 솔카라는 닉네임을 만들게 됐다.

▲ 롤드컵 귀국 이후에는 어떻게 지냈나.

자가격리 때는 방송할 때는 방송하고 집에서 게임만 했다. 사실 집에서 게임밖에 안했던 것 같다. 그 이후에 숙소에 왔는데 숙소에서도 게임만 했다.

▲ '롤' 말고도 다른 게임은 안 했나.

최근에 '블랙 서바이벌'을 많이들 하길래 이틀 정도 했다가 그만뒀다. 광고를 볼 때는 별로 재미가 없었는데 직접 해보니 재미있더라.


▲ 모든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2020년을 되돌아 본다면 어떤 시즌이었나.

스스로 발전해야 하는 시즌이었다. 저를 챙길 사람이 없었다. 저는 서브였고 팀은 주전 5명에게 집중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처음보다는 발전했지만 어려웠던 시즌이었다. 자기발전을 혼자 해야 한다는 마음을 먹는 게 힘들었다.

▲ 지난 시즌 초와 비교했을 때 가장 발전한 부분은 무엇인가.

프로게이머이기 때문에 인게임에서 큰 발전을 한 것 같다. 또 주변에 똑똑한 사람이 많아 인간적으로 똑똑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아직 부족하다.

▲ 그래도 지난 시즌 데뷔에 성공했다. 당시 기분이 어땠나.

나도 LCK를 뛰어본다는 생각에 마냥 좋았다.

▲ 다만 개막전 이후로 출전이 없었다. 아쉽거나 힘들지 않았나.

힘든 건 없었고 어려웠다. 제가 스크림에서 잘했으면 뛰었을 텐데 못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 경쟁자가 '쵸비' 정지훈 선수였다. 쉽게 넘을 수 있는 상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경쟁을 포기할 상황도 아니었다.

당연히 (경쟁자가) 지훈이라는 게 크긴 하지만, 지훈이 뒤에 있으면 얻을 게 많이 있다고 생각했다. 사실 스프링 시즌이나 서머 초반까지는 열심히 하면서 기회가 올 것 같았다. 스크림은 주전 5명이 들어가니 솔로랭크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로 했다. 

솔로랭크에서 높이 올라가긴 했지만 1등도 하지 못했고 마냥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준 건 아니었다. 그래서 서머 후반부에서는 허탈한 마음과 함께 어느 정도 주전에 대한 욕심을 내려놨다.

▲ 시즌 종료 후 롤드컵에도 동행했다. 출전은 하지 못했지만 배운 점이 많았을 것 같다.

롤드컵을 가는 것 자체가 프로 선수에게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롤드컵을 따라가서 돌아가는 체계나 연습 과정 등을 보면서 게임 내외적으로 많은 것을 배웠다.

▲ 롤드컵이 끝나고 스토브리그가 들어서며 많은 생각이 들었을 것 같다.

솔직히 지훈이가 남았으면 어려운 걸 아니까 다른 방향으로도 생각했을 것 같다. 그런데 이번 스토브리그는 주전 선수들이 나갔기 때문에 결정이 힘들지는 않았다. 그냥 '게임 열심히 하고 있으면 어떻게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게임만 했다.


▲ 새로운 선수의 영입과 내부 콜업 등으로 선수단이 꾸려졌다. 첫 인상은 어땠나.

사실 제가 선수를 가릴 입장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일단은 경기에 뛰는 게 목적이었기 때문에 잘해보자는 생각 밖에 없었다. 다 믿을 만한 팀원들이고 저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현재 팀적으로는 어떻게 움직이고 있나.

팀이 결성되고 나서는 계속 연습만 했다. 주말에 마지막 휴가를 받고 앞으로 계속 스크림만 할 것 같다.

▲ 내부에서 콜업된 바텀 듀오나 새롭게 영입된 탑라이너 들과의 친분은 어떤가.

바텀 듀오의 경우 제가 1군 로스터에는 있었지만 2군으로 활동했을 때 스크림도 같이했던 사이다. '디스트로이' 선수 같은 경우에는 원래 친분이 있었다. '킹겐' 선수는 그 전에 친분은 없었다. 다만 '데프트' 선수가 '킹겐' 선수를 놀리는 별명이 있어 게임에서 만나면 그 별명으로 놀리는 정도의 친분이 있었다.

▲ 새로운 스쿼드로 연습을 진행해본 결과 선수들과의 호흡은 어떤가. 

일단 창현이 형('표식')이 너무 잘한다. 성훈이 형('킹겐')도 잘한다. 사실 남을 잘 안 보고 저만 가혹하게 피드백하는 성격이다. 미드가 잘하면 순위가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렵지만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은 있다.

▲ 같이 지내본 선수들은 어떤가.

창현이 형은 말 안 해도 아실 것 같다. 성훈이 형이 '도란' 최현준처럼 말이 없는 스타일처럼 보였는데 의외로 할 말은 한다. 평소에도 말을 많이 걸어주고 게임 내에서도 '이런건 어때' 이런 식으로 말을 많이 한다. 바텀 듀오도 말수가 적은 데 할 말은 잘한다. 그나마 민우('베카')가 평소에 말을 많이 한다. 정민이 형('디스트로이')도 말수가 적지만 할 말은 한다. 

▲ 김대호 감독과의 관계는 어떤가. C언어는 잘 이해하는지 궁금하다.

이미 1년을 지내서 이제는 'C언어'가 아니라 당연한 말이 됐다. 이번 시즌에는 주전으로 뛰면서 스크림을 뛰기 때문에 더 접촉할 일도 많고 친해질 계기도 많아졌다.

▲ 김대호 감독이 DRX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가 '솔카' 선수의 잠재력이었다. 풀타임 주전으로 뛰게 되는 이번 시즌 이에 대한 평가가 따라올 수 밖에 없다. 

그런 말이 없었어도 스스로 잘하기 위해 열심히 했을 것 같다. 올해와 내년은 무조건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표식' 선수가 주장을 맡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김대호 감독이 '솔카' 선수에게 주장을 맡기겠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확정된 것인지 궁금하다. 또 게임 외적으로도 김대호 감독의 믿음이 상당한 것 같다.

주장이 확정된 건지는 잘 모르겠다. 감독님이 그렇게 말씀하셨으니까 아마 그럴 것이다. 아직은 인게임에 대한 믿음보다는 게임 외적인 믿음이 더 강한 것 같다. 게임 내적으로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많이 지기는 하지만 스크림 자체가 재미있다. 피드백이 너무 좋고 발전할 수 있다는 게 느껴지니까 재미있게 연습하고 있다.

▲ 좋은 성적을 위해 스스로 개선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미드는 라인전이 모든 것과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라인전을 가장 우선적으로 봐야한다고 생각한다.

▲ 그렇다면 가장 자신 있는 챔피언 3명을 뽑아보자면

당연히 아마추어 때부터 이름을 날렸던 카시오페아가 가장 자신있다. 솔직히 카시오페아는 모든 팀이 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DRX를 상대할 때 카시아 밴율 100%를 만드는 게 목표다. 그다음은 잘 모르겠다. 연막작전을 써야 할 것 같기도 하다.(웃음) 요즘 드는 생각에는 베이가가 좋을 것 같다는 느낌도 들고 애니비아도 괜찮을 것 같다.

▲ 새롭게 바뀐 리그 오브 레전드는 어떻게 체감되나.

자가격리 끝나고 게임을 많이 했다. 휴가 때도 할 게 없었고 저는 지금이 시작이라고 생각해서 프리시즌되고 솔랭을 많이 돌렸다. 적응도 빨리 되고 연구도 빨리 됐다. 템트리만 연구하면 될 것 같다.


▲ 다음 시즌은 풀타임으로 뛰는 첫 시즌이다. 상대해보고 싶은 선수가 있나.

당연히 '쵸비'다. 저는 세상에서 '쵸비'가 미드를 제일 잘한다고 생각한다. 제일 강한 상대고 친하고 같은 팀이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비교가 많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쵸비' 상대로 잃을 게 없기 때문에 더 무섭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대결해보고 싶은 팀도 '한화생명'인가

맞다. 정글에 '요한' 선수와도 굉장히 친하다. '요한'선수와 '쵸비' 선수가 같이 있다는 게 신기하다. T1에도 친한 선수가 많아 상대해보고 싶다. '케리아' 선수나 '테디'선수와도 친하고 '커즈' 문우찬 형도 있다. '칸나'님도 아직 '님'이라고 부르지만 대화를 많이 나눠본 편이다.

▲ 김대호 감독도 그렇고 선수 본인도 그렇고 '2021년은 맞으면서 배워야 한다'는 말을 했다. 그래도 이번 시즌 목표가 있다면.

스스로 성장하는 게 목표다. 제가 성장하면 순위도 따라오고 팀 파워도 따라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두루뭉술하게 말하면 제가 주전으로 롤드컵을 가는 게 목표다. 제가 팀원들에게 게임 내외적으로 믿음을 줬다는 뜻일 것이기 때문이다.

▲ 스스로 성장하고 싶다는 욕심이 굉장한 것 같다. 성장을 구체적으로 풀어낸다면 어떤 의미인가.

대회에서 승리를 할 때마다 성장한다고 느낄 것 같다. 예를 들어 스프링에서 10위를 했다가 서머에서 4~5위를 하면 당연히 성장한다고 느낄 것 같다.

▲ 곧 케스파컵이 개최된다. 어떻게 예상하나.

어렵지 않을까 싶다. 저랑 바텀 듀오는 대회가 처음이라고 봐야한다. 대회니까 다를 수도 있다는 점이 약간 두렵기도 하다. 스크림 성적도 아직은 좋은 편이 아니다. 많이 맞으면서 배우고 빠르게 성장해야 할 것 같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먼저 이 이야기를 꼭 하고 싶다. 제가 작년에 계약을 연장하고 올해도 계약을 연장했다. 올해는 주전으로 뛸 수 있다는 점도 컸지만 감독님의 영향도 엄청 컸다. 감독님이 아니었으면 아마 작년에 계약 연장을 안 했을 것 같다. 소위 말하는 '대깨맥'이라 계약을 2년 연장한 것 같다. 감독님이 믿을 만한 사람인 건 확실한 것 같다.

또 리그 내에서의 목표가 아닌 개인적인 목표를 세웠는데 모든 선수들 중에 가장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자는 것이다.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은 없지만 열심히 하겠다는 확신은 있다. 모든 선수 중 가장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겠다는 마음 가짐을 갖고 있다.

많은 팬분들이 걱정하고 계신 것을 알고 있다. 저 역시도 제가 걱정이 된다. 지금 당장 팬분들의 걱정을 안심시킬 수는 없다는 것도 안다. 다만 제가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이 저에게는 있다. 걱정하시는 만큼 기대도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 

엑스포츠뉴스 이덕행 기자 dh.lee@xportsnews.com 
 

이덕행 기자 dh.le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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