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김현세 기자] 두산 베어스 호세 미겔 페르난데스는 올 스프링캠프가 끝나고 "수비로써 팀을 돕고 싶다"는 마음이 가득했다. 지난해 팀 내 가장 많은 127경기에서 선발 지명타자로 뛰어 해당 이미지가 강했고 수비 공헌도를 높이겠다는 얘기였다.
스프링캠프 때는 오재원, 김재호와 같은 조에서 연습했다. 조성환 수비코치가 좌우 수비폭을 넓힐 수 있게 하는 조처였다. 사실 페르난데스가 타격 특화 선수라 김태형 감독, 조 코치 등 무리시키지 않겠다는 방침이었지만 그래도 "1루수로서 오재일 체력 안배를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내야 수비가 탄탄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뒤처져 보일지 모르나 두산은 그가 노력으로 실력 향상을 이뤘다고 봤다. 그리고 시즌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결과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두산은 내야수 부상이 잇따랐고 그중 오재일이 옆구리 통증으로 빠지면서 1루수가 필요했다. 페르난데스가 도울 때가 됐다.
페르난데스는 올 시즌 1루수로서 11경기 나와 79⅔이닝 동안 실책 없이 평균대비수비승리기여(WAA) 0.023을 기록했다. 지난해 1루수로서 15경기 수비 이닝 117이닝 동안 3실책 WAA -0.158으로 아쉬울 때와 분명 달랐다. 23일 인천 SK전 4회 말 정진기 타구가 여러 번 튀었지만 침착히 핸들링으로 처리하는 수비에서 그의 발전이 드러나기도 했다. 그는 송구, 타구 가리지 않고 편안히 포구했다.
"호세가 1루 수비도 잘 하고 있다. 핸들링이야 워낙 좋으니까. 순발력도 좋고 (수비 범위 면에서) 좌우폭 활용하는 것 역시 좋다. 1루수로서 문제 되는 것은 전혀 없다. 생각보다 너무 잘하고 있다."
김 감독은 주전 1루수가 없는데도 불안해하지 않았다. 부상이 완전히 가시지 않아 25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오재일 수비 소화가 가능할지 확신할 수 없어 결국 지명타자로 내 보냈지만, 믿는 구석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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