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현세 기자] "죄송스럽고…. 감사합니다."
지금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싸우고 있는 의료진이 많다. 8일 두산 베어스 홈 개막전 시구자 김혜주 대위는 여전히 마음이 편치 않다. "저 혼자 주목받는 것 같아 참 죄송스럽고 감사합니다."
김 대위는 국군춘천병원에서 근무하다 코로나19 확산이 심해지자 확진환자가 가장 많은 대구 경북 지역 파견을 자원했다. 그는 "대구 파견이 내 인생 터닝 포인트였다"며 "대구에서 28일 간 있었는데, 그래서 시구 유니폼 등번호도 28번으로 정했다"고 얘기했다.
그는 수많은 의료진 가운데 반창고를 붙이고 있는 사진이 찍혀 국민에게 알려지기도 했다. "밴드 붙인 곳은 이제 다 나았습니다." 김 대위는 "대한민국 의료진, 의료지원단을 대표해 시구자로 서게 돼 영광"이라며 "(반창고 사진으로) 지나가는 많은 분께서 알아 봐 주셨다. 응원 편지나 선물도 많이 받았다. 나 말고 모든 의료진이 고생하고 계시는데…. 대구 경북을 다녀 왔으니 의료진이 얼마나 마음고생이며 노력하고 계시는지 누구보다 잘 안다. 보기만 해도 가슴이 먹먹하다"고 말했다.
"2월부터 3월까지 파견 나가 있었습니다. 어느 순간 파견이 끝나고 보니 벚꽃이 만개해 있더라고요. 저 말고도 많은 의료진이 계절이 바뀌는 줄도 모르고 일했네요."
KBO리그는 의료진 덕으로 정상 개막을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그는 "예방 의식이 다소 흐려질 수 있다. 그래도 뒤에서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아 주시기를 바란다"며 "분명 종식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야구 팬 여러분께서 직관하실 날이 머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위는 또 "사실 시구는 처음이라 걱정도 됐다"며 "게다가 지난해 우승 팀 두산이라 긴장도 됐다. 충남 사는지라 한화 경기를 봐 왔는데, 두산을 응원하게 됐다. 정수빈 선수 팬이 됐다. 남편이 시구 연습을 도와 주기도 했다"며 슬며시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메르스 때나 코로나19 때나 예방 수칙은 동일하다.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지키기 어려울 수 있다. 그래도 그것만 잘 지켜 주시면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종식되는 날까지 모두 사회적 거리 두기를 잘 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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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